겨울이 다가오자 대구의 바다에는 북풍이 휘몰아쳤다. 임해 별장 단지, 낡은 건물에는 난로에 불을 피워져 있었다. “자, 자, 세자, 50년된 마오타이 주 한번 다시 열어봐!”“최근 몇 년 우리는 대하에서 양주, 와인을 좋아했지만 겨울이 왔으니 백주가 몸을 따뜻하게 해 줄 거야.”왕씨 저택은 모든 가구를 새 가구로 교체해 거실은 어수선했다. 직사각형의 식탁 양 끝에 각각 한 사람씩 앉아 있었다. 얼굴에 약간 붓기가 있는 김애선을 제외하고 맞은 편에는 모직 양복을 입은 젊은 남자가 있었다. 김애선은 전에 하현을 만났을 때의 불 같은 성격을 고쳐 지금은 상류사회에서 키워온 모든 세련된 자질을 발산하고 있었다. 개봉된 오래된 마오타이 외에도 테이블 위에는 미슐랭 셰프가 방금 준비한 다양하고 아름다운 음식이 있었다. “세자, 방금 비행기에서 내렸으니 따뜻한 것을 먹고 몸을 좀 녹여.”김애선은 말할 수 없는 감탄과 형언할 수 없이 흡족해 하는 눈빛으로 상대방을 쳐다보았다. 만약 몇 살 어렸으면 그녀는 이 남자와 결혼을 해야 할 것 같았다. “감사합니다. 왕 부인!”정용은 이때 사양하지 않고 백주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정성스럽게 맛있는 요리를 몇 입 먹은 후 웃으며 말했다. “술도 괜찮고 음식도 좋네요.”“연경에서 지내면서 만족스럽게 식사할 만한 곳을 찾지 못했었어요.”“부인께서 집처럼 편안한 느낌이 뭔지를 알게 해주셨네요.”세자로 불리는 남자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그의 얼굴은 아주 준수했고 나이는 기껏해야 27, 28살 정도로 남자로서 가장 매력적인 나이였다. 그의 옷차림은 단순했지만 잘 어울려 그가 여기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그의 기품과 고귀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누구나 그를 보면 부끄러워질 것이다. 이런 사람이 진정한 왕자이고 진정한 귀족이기 때문이다. “예의 차리실 필요 없어요. 우린 조만간 가족이 될 거예요. 아주머니는 진작부터 저를 친 아들로 대해주셨잖아요.”김애선은 장사할 때
정용은 빙긋 웃었다. “아주머니, 안심하세요.”“저와 주아의 감정은 이런 사소한 일 때문에 달라질 게 아무것도 없어요.”“저를 믿으세요. 주아는 아주머니의 딸일 뿐 아니라 제 약혼녀이기도 해요.”“정용의 약혼녀니 제가 당연히 아끼고 사랑해줘야죠.”말을 마치고 그는 가볍게 손을 한번 튕겼다. 순간 멀리서 빨간 치마를 입은 여자가 걸어 나오더니 살짝 허리를 굽혔다. “유지애, 그들에게 전화해.”“그들에게 주아를 데려오라고 전해.”빨간 치마를 입은 여자 유지애는 살짝 고개를 숙이고는 몇 걸음 뒤로 물러서며 냉담한 표정으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그러나 잠시 후 전혀 미동이 없었던 그녀의 얼굴에 의아한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녀는 재빨리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난 후 세 번, 네 번……연이여 열 번을 걸었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거나 통화 중이었다. 유지애는 마침내 침착함을 잃고 재빨리 앞으로 몇 걸음 걸어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자, 통화가 안됩니다.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맞은편의 김애선의 의심하는 눈빛에 정용은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위치를 파악해서 지원자들을 보내.” 유지애는 또 몇 번 더 전화를 걸었고 그녀는 눈에 경련이 일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자, 차와 핸드폰의 위치는 모두 표시가 뜨는데……”“대구 악마의 삼각지대라고 불리는 구역에서……”“그곳은 수심이 천 미터고, 파도가 거칠어요.”“우리가 보낸 사람은 아마 좋지 않은 일을 겪은 거 같아요……”“탁______”김애선은 손에 든 술잔을 탁자 위에 내리치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분명 그녀는 정용의 사람들 조차 하현의 손에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것이다! 정용이 누구인가?그는 대구 여섯 세자 중 한 사람이다! 대구에서 뿐 아니라 대하에서도 그는 힘과 발언권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인물을 어찌 보잘것없는 촌놈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뜻밖의 결과가 나와
유지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자, 세자의 흥을 깨뜨릴 뜻은 없습니다.”“다만 중요한 일이라 말하지 않으면 안될 거 같아서요!”정용은 차가운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말해 봐!”유지애는 황급히 그의 귀에 대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몇 마디 말이 끝나자 정용의 여유롭고 가벼운 표정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경악을 금치 못하는 얼굴로 변했다. “부인, 안심하세요. 날이 밝기 전에 제가 주아를 안전하게 돌아오게 하도록 하겠습니다.”정용은 감정을 추스르고 오히려 일어서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오늘 즐거웠어요. 그런데 제가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내일 다시 식사해요!”“그때 제가 한턱 내겠습니다!”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정용은 항상 품위를 유지했다.“그래. 일 봐.”김애선은 눈을 반짝이며 그를 억지로 잡아두지 않고 웃음을 머금고 입을 열었다. “주아 이 계집애가 철이 없어. 나이가 어린 걸 봐서 이해해줘.”김애선이 보기에 정용은 하현과 주아를 쫓아가라고 보낸 사람들이 죽은 것을 확인한 것 같았다. 정용은 지금 분노가 치밀어 올라 하현의 뼈를 부러뜨리려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그러자 그녀는 기분이 좋아졌다. 정용이 손을 쓴다면 하현 같은 사람 열 명이 있어도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용이 떠나자 김애선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올랐고 마침내 거침없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몇 분 후, 도요타 엘파는 벨라루스가 있는 곳을 향해 쏜살같이 달렸다. 정용의 얼굴에는 진작에 담담한 빛이 사라졌고 보기 어려운 검푸른 빛이 돌았다. 이번에 연경에서 급하게 돌아온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정호준이 연락을 끊었기 때문이다. 정용이 막 돌아오자 벨라루스의 매니저 방승훈이 소식을 전해 들었다.이때 막 어떤 사람이 정호준의 머리를 가지고 왔다. 이 소식은 정용을 극도로 화나게 만들었다. 정호준은 그의 최고 부하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호준이 그와 섬나라 사이의 관계를
현장에는 한 무리의 경비원 외에도 방승훈과 몇몇 일꾼들이 있었는데 정용을 보는 순간 이 들은 동시에 무릎을 꿇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자!”정용은 호통을 치며 말했다. “정호준은?”방승훈은 선물 상자를 하나 들고 건너 갔다.“좋네! 아주 좋아!”정용은 손을 뻗어 선물 상자 안의 머리를 보고는 안색이 극도로 안 좋아졌다. 정호준의 표정은 흉악했고 죽어서도 눈을 감을 수 없었다. “정호준, 걱정 마. 내가 반드시 배후의 검은 손을 찾아내 산산조각 내 복수할 테니까!”지금 이 순간 정용은 분노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서 분노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복수하는 것만이 전부였다. 지금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상자를 막 내려 놓으려고 했다.그런데 이 순간 그의 눈동자가 갑자기 번뜩였다. 그는 지금 정호준의 미간에 뭔가가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싹______”정용은 손을 뻗어 쪽지 하나를 빼냈다. 종이 쪽지에는 주홍색 글씨가 적혀있었다. “용문 사람들을 함부로 건드리려고 하는 자들이여!”“죽어라!”정용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잠시 후 웃음을 그쳤다. “용문!?”“나를 협박하는 거야!?”“나에게 경고를 주려고!?”“도대체 누가 감히 내가 용문 대구 지회장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게 방해 하는 지 봐야겠어!”“이 자리는 나 정용이 정한다!”……대구의 밤거리는 전설적인 교통 체증이 없었다. 하현은 새 람보르기니를 몰고 서두르지도 느긋하지도 않게 루나 씨네마 촬영장으로 갔다. 차가 반쯤 갔을 때 진주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하 도련님, 방금 소식을 들었습니다.”“정용이 저녁 무렵 연경에서 돌아왔습니다.”“제때에 정호준의 머리도 보냈습니다.”“정용은 도련님이 예상하신 대로 정호준의 미간에 박힌 메모를 발견했습니다!”“그는 현장에서 화가 나서 용문 대구 지회장의 자리를 빼앗겠다고 맹세했다고 합니다.”“아마 내일부터 전력을 다해 공세를 펼 겁니다.
“참, 하 도련님!”진주희는 또 다른 일을 떠올렸다. “오늘 밤 연해대로에서 도련님을 추격한 두 대의 차는 왕가 사람들이 아니에요.”“정용 사람들이에요.”“듣기로 그들이 바다에 빠지고 난 후 정용이 너무 화가 나서 양성호를 보내 도련님을 해결하려고 했다고 들었어요.”“지금은 출입을 조심하고 신중해서 해야 해요. 양성호라는 사람은 만만치가 않아요.”“양성호!?”하현은 흥이 넘쳤다. “그 사람이 누군데?”“듣기로 그는 일찍이 미국 삼각주 부대의 총기 마스터라 각종 총기 사용에 탁월하다고 해요!”“은퇴 후 정용이 높은 가격으로 모셔와 전문적으로 장애물들을 해결했다고 해요.”“어쨌든 양성호는 외교 면허가 있으니 일이 생긴다고 해도 정용과는 연루되지 않을 거예요.”“그 동안 양성호의 손에 부지기수로 사람들이 죽었어요.”하현은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 “양성호는 그의 본명이 아닌 거 같은데?”진주희가 말했다. “맞아요. 분명 암호명일 거예요. 근데 그의 본명이 뭔지는 아무도 몰라요.”“앞으로 제가 그의 행방을 주시고 있다가 소식이 있으면 바로 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하현이 고개를 살짝 숙이고 무슨 말을 하려는 찰나 갑자기 그의 눈꺼풀이 살짝 뛰었다. 시내를 빠져나가는 사이 어느새 중년 남자가 한 명 더 늘어있었다. 연미복에 중절모를 쓰고 있는 한 중년 남자가 있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고 황금빛 머리카락만 볼 수 있었다. 지금 그의 손에는 탄약이 채워진 사냥용 화기 두 대가 들려 있었다. 재미있다! 하현은 갑자기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말을 마치고 하현은 전화를 끊고 액셀을 밟았다. 순간 람보르기니는 굉음을 내며 앞을 향해 돌진했다. 양측의 거리는 원래 멀지 않았다. 차가 갑자기 속도를 내자 순식간에 더 가까웠다. 하지만 상대와 부딪히려고 할 때 연미복을 입은 남자가 화기를 흔들며 바퀴를 겨누고 한 방 쏘았다. “펑______”람보르기니의 왼쪽 앞 바퀴가 터지면서 차는
하현은 편안해 보였고 동시에 은근히 속으로 기뻐했다. 다행히 상대방은 자신이 루나 시네마에 도착하기 전에 손을 썼다. 그렇지 않았으면 설유아가 옆에 있어 자신은 움직일 수 없었을 것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설유아가 갑자기 한밤중에 촬영을 하는 것도 상대방이 계획해 놓은 것인가? 어쨌든 세상에 우연한 일은 없다. 하현은 양성호를 두려워하지는 않았지만 설유아의 안위를 걱정했다. 어쨌든 그는 방금 변백범과 사람들을 파견시켰다. “인마, 너 건방지다……”양성호는 싸늘한 기색이었다. “네가 내 형제들을 죽였다는 것을 인정을 한 이상 오늘 일은 처리하기가 좋겠는데?”“너 스스로 결단을 할래? 아니면 내가 네 손발을 다 부러뜨린 다음 네 살점을 한 조각 베어 버릴까?”“전자를 택하는 게 좋을 거야. 어차피 깔끔하게 죽는 게 낫잖아.”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가타부타 뭐라 하지 않고 말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나도 너에게 두 가지 선택권을 줄게.”“첫째, 무릎 꿇고 용서를 비는 거야.”“둘째, 죽는 거야.”지금 시간이 촉박해 하현은 양성호와 쓸데없는 말을 할 시간이 없었다. “보아하니, 너 정말 세상 물정을 모르는 구나.”양성호는 한숨을 내쉬며 푸른 눈동자에 살기가 떠올랐다. “네가 이렇게 날뛰다니, 내가 직접 너를 보내주지.”말을 마치고 양성호는 왼손을 휘둘렀고 탄약 벨트를 그의 어깨에 걸쳤다. 동시에 그는 발바닥을 디디고는 빠르게 하현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이 장면을 주시해서 보고 있었다. 양성호는 반쯤 돌진하다가 순간 멈칫 하더니 오른손을 세게 휘두르며 하현이 있는 쪽을 향해 한발을 쏘았다. “펑______”거대한 소리가 퍼졌고 총알은 마치 활 모양의 궤도를 그리는 듯 했다. “펑______펑펑______”양성호의 속도는 매우 빨랐다. 그는 오른손으로 또 한 발의 총알을 발사했고 그 후 탄약 벨트가 흔들리더니 두 개의 총알이 발사되었고 화기에 다시
하현은 이번에 계속 피하지 않았고 양성호는 몇 번이나 연발해서 쏘았다. “쾅쾅쾅______”총알이 날아오는 경로를 예상한 듯 자갈들이 날아와 더없이 정밀하게 총알과 부딪혔다. 순간 거대한 소리가 하늘 높이 울려 퍼졌고 이 총알들은 하현에게 떨어질 기회가 없이 벌써 폭발해버렸다. 이 장면은 양성호의 안색을 변하게 했다. 하현이 그의 공세를 예측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한 것이다. 이때 그가 오른손을 한번 휘두르자 손에 든 화기가 다시 방향을 돌려 튕겨 나왔다. “스르륵______”하현의 동작은 더 빨랐고 몇 개의 자갈이 튀어 나와 총알을 정확히 맞추었다. “쾅쾅쾅______”총알은 다시 터졌고 양성호의 총알은 거의 절반 정도 남았다. “우______”바로 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분명 누군가가 이곳의 상황을 발견하고 신고한 것이다. 양성호는 계속 손을 쓰지 않고 한 걸음씩 뒤로 물러서면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인마, 너 운이 참 좋다. 솜씨도 나쁘지 않고.”“하지만 아쉽게도 너는 세자에게 미움을 샀어.”“오늘의 모든 일들은 에피타이저에 불과해.”“내가 이런 장난감을 사용하는 것 보다 저격용 화기를 사용하는 것이 더 대단하다는 것을 곧 알게 될 거야.”“3일 안에 내가 네 머리를 떼내겠어.”“너는 목을 깨끗이 씻어 놓는 게 좋을 거야!”말이 떨어지자마자 양성호는 발길을 돌려 길가의 수풀 그늘 속으로 뛰어들었고 잠시 후 형체가 사라져 종적을 알 수 없었다. 하현도 따라가지 않고 주위를 둘러본 후 빠르게 떠났다. 걸으면서 그는 전화를 걸었다. “나를 루나 시네마로 데려다 줄 차 한 대 보내줘. 그쪽에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이야!”……같은 시각, 루나 시네마. 설유아는 구석에 서서 벌벌 떨고 있었다. 방금 그녀와 여자 넘버 원 이수연과 함께 연기할 때 설치되어 있던 막이 떨어졌는데 한 끗 차이로 그녀에게 떨어질 뻔했다. 여자 넘버 원 이
설유아는 창백한 미소를 지으며 다소 긴장된 얼굴로 현장을 바라보았다. 천명진 감독은 이수연 곁에 있었고, 몇몇 의료진들은 그녀의 상처를 치료하고 있었다. 이수연은 이미 완전히 혼수상태에 빠졌고 지금은 응급처치를 하고 있었다. 곧 그녀를 병원으로 보내야 했다. 이 장면은 설유아로 하여금 사후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 자신은 스타도 아닌데 만약 이렇게 부숴졌다면 아마 누구도 이렇게 도와주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수연아, 왜 그래? 무슨 일이야?”이때 양복을 입은 보기에 다소 배불뚝이처럼 보이는 남자가 젊고 예쁜 여인들을 데리고 와 초조한 얼굴로 이수연을 쳐다보았다. 안색은 더없이 안 좋았다. 천명진 감독과 사람들은 상황을 보고 급히 가서 동 사장님을 불렀다. “이 분은 이수연씨의 남편이에요. 듣자 하니 20살 연상의 부동산 회사 사장이래요. 근데 남편도 좋은 사람은 아니라 전에 많은 스타들과 열애설이 나돌았어요.”“근데 이수연도 참 대단해요. 뜻밖에도 높은 자리에 오르다니요.”“듣기로 그녀의 남편이 그를 엄청 귀여워한대요. 오늘 이런 일을 당했으니 아마 천 감독님은 재수가 없을 거예요!”한 무리의 자매들이 모두 작은 목소리로 가십을 하기 시작했다. 이수연도 그들처럼 단역일 뿐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녀는 예쁘게 생긴데다 헌신적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돈 많은 남편을 얻은 것이다. 다들 부러워했다. 비록 이 남자의 나이는 이수연의 아버지 뻘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사람이 부자라는 것이다! 이때 배불뚝이 남자는 어르신이 아들을 혼내듯 천명진 감독을 엄하게 꾸짖었다. 천명진은 도도한 자세로 이때 머리를 끄덕이며 무언가를 설명하며 계속 설유아 쪽을 쳐다 보았다. “유아야, 상황이 좋지 않아!”“천 감독은 여태껏 어떤 책임도 진 적이 없어. 내가 보기에 그가 너한테 책임을 전가하려는 거 같아!”“너 빨리 형사님한테 가서 메모 남기고 피해. 이수연 남편은 보통
”비슷한 물건들이 항성과 도성 경매장에서 대략 이천억에 팔렸어!”“나도 방금 형 씨 가문에서 이천억에 샀어.”“봐. 여기 가격표가 있잖아?!”하현은 비닐봉지를 열어 바닥에 파편을 쏟으며 영수증을 한 장 꺼냈다.“내 아내한테 결혼기념일 선물로 주려고 산 거였어!”“그런데 어떻게 되었는지 잘 봐!”“당신 차에 부딪혀 완전히 부서졌어!”“이천억의 가치가 있는 물건들인데 당신들이 이천만 원을 준다고 해서 이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해?”“지금 나 놀리는 거야?”“물론 당신들은 믿고 싶지 않겠지. 그렇다면 감정 요청을 해 봐! 그럼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어!”이천억?!김 씨 남매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가 이내 파랗게 질려 버렸다.두 경찰도 어안이 벙벙한 채 하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었다.하현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이 일을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가?하현은 확실히 정당하게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것이 도로교통법이었다.하현은 골동품 도자기 영수증도 가지고 있었다.완벽했다.간단히 말해서 이 사건의 모든 증거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하현이 사람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일부러 이런 일을 꾸민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긴 했지만 두 경찰은 반발할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방금까지 의기양양해하던 간소민은 순식간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얼굴이 굳어졌다.하현이 너무 터무니없는 말을 쏟아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천억이라니!김탁우가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액수였다!만약 김탁우가 죽는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돈을 내놓을 수 있겠는가?“저희는 사고의 책임 소지만 밟힐 수 있습니다. 그 후 어떻게 처리할지는 양측이 서로 협의해야 합니다!”“협의가 안 되면 법정에서 해결하시면 됩니다!”두 경찰은 골치 아픈 일에 엮일까 봐 얼른 책임 소지를 밝힌 책임 인정서만 발급하고 줄행랑을 쳤다.이것은 도저히 자신들이 건드릴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김탁
”김탁우. 미안하지만 이번 사고를 전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모든 책임은 당신한테 있습니다.”김탁우가 백일몽을 꾸고 있을 때 대머리 경찰이 현장을 자세히 살핀 후 침착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도로법에 따라 당신은 하현에게 모든 손해 배상을 해야 합니다.”김탁우의 득의양양한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분명 생각지도 못한 결과임에 틀림없었다.그는 하현이 경찰서 사람들과 내통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 경찰들은 순찰 중 무작위로 파견되었기 때문에 전혀 이해관계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가 쓸데없는 말을 내뱉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처지가 더욱 곤란해질 것이 뻔했다.순간 그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어갔다.별 볼 일 없는 사람 한 명 짓밟는 일이 이렇게 번거로울 줄은 몰랐다.“아니, 지금 뭐라고 하는 거예요?”“잘 들어요! 이 일은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에요! 우리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고요!”김나나는 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이 사람은 그저 무책임한 인간일 뿐이에요. 여기저기 사기나 치고 다니는 인간이라고요! 경찰이라면 이런 사람을 잡아가서 취조를 해야지 우리한테 책임을 전가하다니요?”“당신들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아니면 머리가 아주 나쁜 거예요?”김나나가 강경한 얼굴로 몰아붙이자 경찰은 침착한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횡단보도에선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것이 도로교통법입니다.”“불복한다면 소송을 하십시오.”“하지만 우리가 보기엔 전적으로 당신들 잘못입니다!”김나나는 이를 악물고 버럭 소리쳤다.“우리가 지나가는데 갑자기 나타났으니 당연히 이 사람 책임이죠!”경찰은 점잖고 예의 바르게 말했다.“우리가 CCTV를 확인했는데 사고 당시 차를 몰던 김탁우가 옆에 앉은 분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분명히 전방 주시 의무를 소홀히 했어요.”“그래서 당신들 잘못이라고 하는 겁니다. 이건 어딜 가도 바뀌지 않아요.”또 다른 경찰이 영상을 꺼내 김 씨 남매에게 보여 주었다.방
의기양양한 김탁우를 보며 하현은 냉담한 얼굴로 말했다.“이건 사기를 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이 나한테 손해 배상을 해야 하는 일이야.”김탁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손해 배상? 하현. 당신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김나나는 핸드폰을 꺼내들고 말했다.“아주 막무가내로 나오겠다 이거지?!”“좋아. 내가 지금 바로 경찰에 신고해서 처리하도록 하겠어!”“경찰들이 와서 어떻게 수습하는지 똑똑히 볼 거야!”“사기죄가 얼마나 무거운지 당해 봐야 알지!”말을 하면서 김나나는 흥분된 표정으로 전화를 걸었다.이 기회에 꼴사나운 데릴사위를 보내 버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관청에 신고하려면 얼른 해!”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횡단보도에서 사람을 쳤으면 책임을 져야지. 당신들이 나한테 모든 손해를 배상해야 해. 그것이 교통법규니까.”“이따가 경찰서 사람들이 오면 잘 가르쳐 주실 거라 믿어.”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을 했지만 강인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어서 그의 말을 듣는 김탁우의 눈 밑이 딱딱하게 굳어지고 호흡이 가빠왔다.마치 유람선에서 만난 그날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김탁우는 얼른 정신을 다잡았다.하현은 그저 여자한테 빌붙어 허세나 부리는 얼간이일 뿐이다.겉보기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 여자 덕에 먹고사는 한량이나 다름없는데 자신이 그를 두려워할 이유가 뭐 있겠는가?하현이 김탁우의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뜻밖에도 김탁우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보고 간소민은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하현, 망신살 뻗치는 일 좀 그만해!”“유람선에서 있었던 일도 아직 당신한테 되돌려 주지 못했어!”“오늘 우린 다른 일이 있어서 당신과 이런 말싸움하기도 귀찮아!”“우리가 정말로 당신을 상대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당신 절대 감당하지 못할 거야!”“그러니 그냥 썩 꺼져! 얼른!”“여기서 꺼지지 않으면 우린 정말로 경찰을 불러 처리할 수밖에 없어!”“그렇게
안타깝게도 지금 자신을 만났으니 이 일은 실패로 끝날 것이다.“아, 데릴사위? 당신이었어!”김나나도 분명 하현을 알아보았고 얼굴 가득 비아냥거림이 떠올랐다.“내가 방금 말했잖아? 요즘 사기치는 사람들은 정말 수법이 후지다니까!”“아유, 당신 같은 쓰레기가 뭘 알겠어. 우리도 다 이해해!”“하지만 잘 들어! 이런 후진 수법 우리한텐 안 통해!”“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 같은 무능력자가 우리를 상대로 사기를 치려고 했다는 거야! 후환이 두렵지도 않아?”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오늘 당신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려고 했는지 아닌지는 제쳐두고, 아니 설령 그렇다고 쳐도 당신들이 날 어떻게 할 건지 보고 싶군그래.”“뭐?”김나나는 흰자위를 가득 드러내며 씩씩거렸다.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하현을 씹어 버리고 싶었다.이때까지 입을 열지 않던 김탁우는 흥미로운 시선으로 하현을 바라보다가 심드렁하게 내뱉었다.“하현? 참 공교롭군! 이런 데서 만나다니!”“왜? 내가 당신 아내한테 손을 댄다는 걸 알고 많이 불쾌했어? 그래서 날 찾아와 귀찮게 하고 싶었던 거야?”“안타깝게도 설은아는 단지 당신의 전 부인일 뿐이야.”“그리고 난 최근에 설은아에게 많은 사업을 소개해 줬어. 그래서 그녀는 나에게 감사함을 전했을 뿐이야. 아주 헌신적으로 말이지.”“왜? 말리고 싶어?”“말릴 수 있겠어? 당신이?”“아니 이런 유치한 수법이 나한테 먹힐 거라고 생각했어?”“다음에 날 상대할 때는 좀 더 세련된 방법으로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는 게 좋겠어.”“그렇지 않다면 거액으로 보상해야 할 거야!”“오늘은 당신이 너무 쫄아서 새파랗게 질린 것 같으니 이번 한 번은 용서해 주지.”“그렇지 않으면 피를 팔아서라도 갚아야 할 거야.”말을 마치며 김탁우는 원망 섞인 눈빛에 경멸 가득한 미소를 녹여 하현을 바라보았다.사실 김탁우는 오늘 간소민을 설은아에게 소개하는 일에 바빠서 이런 쓰레기 같은 사람을 상대할 시간이 없
왕인걸이 핸드폰을 꺼내며 말했다.“하현, 이 개자식이 요즘 형수님과 아주 가깝게 지낸다고 들었는데 내가 가서 거세라도 할까?”고명원은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가서 그놈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묻어버리는 게 낫겠어!”“당신들은 제대로 해내지 못할 거야!”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안타깝지만 난 비열한 소인배들이 쓰는 파렴치하고 비겁한 방법은 쓰고 싶지 않아.”“그를 잡으려면 공명정대하게 해야 해.”“아무도 반발할 구실이나 이유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그러니 이 일은 내가 나서는 게 나아.”여기까지 말하고 하현은 형나운에게 전화를 걸어 담담하게 말했다.“형나운,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이 있어. 내 수중에 마침 이천억이 있으니 좀 부탁해...”“아, 그리고 영수증 발급하는 거 잊지 말고.”...오후 6시 정각.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집안 SL그룹 입구.이미 러시아워에 돌입한 시간이니만큼 고급차들의 왕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하현은 길가에 기대어 손에 삼색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얼핏 보면 거리의 넝마주이와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그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눈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바라보며 침묵에 빠졌다.약 10분 후, 하현의 시야에 마세라티 한 대가 나타났다.바람을 가르는 마세라티는 고급스러운 우아함의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바로 김탁우의 차였다.김탁우가 직접 차를 몰고 있었고 그의 여동생 김나나와 다소 낯익은 모습이 앉아 있었다.이때 김탁우가 마침 고개를 옆으로 돌려 조수석에 앉은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이미 눈에서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노란 신호등임에도 김탁우는 신경 쓰지 않고 거리낌 없이 가속 페달을 밟았다.바로 그때 하현이 천천히 횡단보도에 발을 올려놓았다.“퉁!”그 순간 미처 브레이크를 밟지 못한 마세라티 차랑이 하현을 바로 덮쳐 쓰러뜨렸다.다만 그는 몸에 힘을 빼고 있었기 때문에 바닥에 주저앉았을 뿐 조금도 다친 곳은 없었다.하지
”쉽게 말해 경제력이 엄청나다고 봐야죠.”“은둔가 형 씨 가문, 은둔가 나 씨 가문, 은둔가 왕 씨 가문은 모두 다양한 분야에서 강력한 권한과 세력을 가지고 있습니다.”“누구도 상대할 수 있는 아주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죠.”“은둔가 현 씨 가문과 은둔가 두 씨 가문은 금정의 수호신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그들이 있으면 아무리 강한 강호의 세력이라고 할지라도 금정에서 함부로 행패를 부리지 못합니다!”“하지만 진정한 세력가를 말하자면 역시 은둔가 주 씨 가문입니다!”“주 씨 가문은 관청의 권력을 손에 쥐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주광록의 할아버지, 아버지, 큰 형님은 모두 한때 금정 관청의 수장이었습니다.”“비록 두 어르신은 이미 은퇴했지만 금정 관청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죠.”“그리고 주광록의 큰형은 금정 최고 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 지금은 연경으로 가서 더욱 중요한 자리를 맡았습니다.”“주향무와 주광록은 말할 것도 없죠!”“이 외에도 다른 주 씨 가문 사람들도 금정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일일이 셀 수도 없어요!”“심지어 금정의 관청은 주 씨 가문 관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다만 주 씨 가문은 대하의 중앙 정부에게는 충성을 다하며 실수를 한 적이 없습니다.”“이로 인해 은둔가 주 씨 가문은 금정에서 은둔가의 으뜸이 되었고 나머지 다섯 가문들도 큰일을 겪으면 주 씨 가문에게 도움도 청하고 본보기로 삼기도 합니다.”고명원은 금정 은둔가의 유래를 쭉 설명하며 감격에 겨운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 당신이 이런 주 씨 가문의 친분을 얻었으니 금정에서 두려울 게 뭐 있겠어요?”“당신이 이런 인맥을 가졌다는 걸 진작에 알았다면 우리가 벌써 무릎을 꿇었을 텐데 말이에요. 우리가 감히 어떻게 당신 앞에서 거들먹거릴 수 있었겠어요? 안 그래요?”왕인걸, 임수범, 나박하는 모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하현은 핸드폰으로 공개된 자료들을 몇 번 확인한 뒤에야 고
주 씨 형제가 하현의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동시에 두 사람은 반드시 하현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강구하기로 결심했다.그 시각.집복당 정자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고명원은 직접 하현에게 차를 한 잔 따라주고 나서 웃으며 말했다.“하현, 당신은 이번에 확실히 많은 성과를 올렸어요.”“이 차가 있으면 앞으로 금정에서 아마 신호등 따위 상관없이 다닐 수 있을 거예요!”왕인걸도 옆에서 한마디 덧붙였다.“관청의 수장이 매주 풍수사한테 관상을 보러 다닌다는 소식이 퍼진다면 아마 그 풍수사는 금정의 굵직한 인맥을 갖게 될 겁니다.”“나도 예전에는 안 믿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믿게 되었어요.”“어쩐지 예전부터 사람들이 그런 말을 했었죠. 진정한 풍수사는 그 지역의 지하 황제라고!”하현은 편안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나와 주 씨 가문 형제가 겨우 이 정도 친분일 뿐인데 지하 황제라니 너무 과장된 거 아닌가요?”“이 말은 우리 사이에서나 하는 말로 끝내죠. 절대로 바깥으로 퍼져서는 안 됩니다.”이때 나박하도 그들에게 다가와 즐거운 듯 함박웃음을 지었다.“하현, 당신은 아직 주 씨 가문의 내막을 모르는군요!”“은둔가 주 씨 가문 형제라고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난 금정 사람이 아닙니다. 금정에 온 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그들의 내막을 모르는 게 정상 아닌가요?”비록 그들은 금정이 오래된 도시고 그 세월 동안 토착된 세력이 만만찮다는 건 알지만 금정에 오기 전에 하현은 금정에 대한 자세한 정황은 전혀 알지 못했다.만약 설은아의 일이나 장생전의 일이 아니었다면 그는 금정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고 금정의 이러한 정황을 이해하는 데도 아무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고명원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목을 축인 뒤에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금정은 대하의 고전 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도시로 인구가 거의 오천만 명에 달합니다!”“권세 있는 인물, 호족 가문들이 차고도 넘치죠.”“당시에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하지만 우리 은둔가 주 씨 가문의 역량과 힘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요!”주향무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아마도 당신은 오늘 당신의 행동이 우리 형님에게 아주 큰 도움을 주고 큰 위험에서 구해주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군요!”“하지만 내가 보기엔 당신은 딴 속셈이 있는 것은데요.”“내 추측이 틀리길 바랍니다!”말을 하면서 주향무는 오른손을 뻗어 하현의 어깨를 묵직하게 두드렸다.그의 힘으로는 성인의 어깨 정도는 쉽게 탈골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악력이 느껴졌다.주향무는 하현의 심기를 건드리려고 이런 행동을 한 게 아니라 은둔가 주 씨 가문이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란 것을 하현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윽...”갑자기 주향무의 오른손이 굳어졌고 자신도 모르게 온몸이 파르르 떨렸다.충격에 휩싸인 그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하현은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지만 주향무는 자신의 손이 마치 쇳덩어리 위에 부딪힌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거센 반동으로 인해 그의 오른팔이 저릿저릿해졌고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이러다간 피를 토할 것 같은 통증이 엄습해 왔다.개자식!무도 고수라더니!“주 서장님. 그렇게 계속 힘쓰고 있을 필요없어요. 가서 실력이나 좀 더 키우세요.”하현은 빙긋 웃으며 손을 뻗어 주향무의 손을 자신의 어깨에서 툭 털어냈다.“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당신의 인중에도 검은 기운이 가득하군요. 아마 피비린내 나는 재앙이 있을 것 같은데!”“누군가가 당신의 형에게 손을 뻗칠 수 있다는 건 당신한테도 충분히 손을 뻗칠 수 있다는 얘기죠!”“아쉽게도 당신은 나에게 큰 미움을 샀어요. 그래서 난 당신을 구해 주지 않을 겁니다!”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서늘한 얼굴로 돌아섰다.혼자 덩그러니 남은 주향무는 당황한 얼굴로 하현을 노려보고 있었다.잠시 후 그는 온몸이 떨리고 입가에 검붉은 핏기가 슬쩍 떠올랐다....원래부터 하현을 못마땅해하며 경멸
”다만 이것은 임시방편일 뿐입니다.”“이런 문제는 아무나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죠.”“이 사건의 배후자를 파헤치지 않으면 결국 뿌리째 근원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하현은 있는 대로 말했다.누가 주광록을 죽이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는 짚이는 데가 있지만 주광록은 말할 것도 없고 하현 스스로도 언급하지 않았다.주광록은 고개를 끄덕였다.“하 대사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 일은 내가 잘 알고 있습니다.”“내가 스스로 방법을 찾아 이 근원을 해결하겠습니다.”말을 하며 하현을 바라보는 주광록의 얼굴에 복잡한 심경이 가득 드리워져 있었다.하룻밤 사이에 하현에 대한 그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전에는 하현이 함부로 사람들을 속이는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제 주광록은 감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었다.하현이 손을 쓰지 않았더라면 오늘밤 당장 그는 죽은 목숨이 될 수 있는 몸이었다.상대의 수법이 이렇게 악랄한데 하현 같은 사람이 없었더라면 절대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은둔가 주 씨 가문의 이익을 위해서든 개인의 안전을 위해서든 주광록은 어쨌든 하현을 자신의 곁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리고 다른 건 둘째 치고 단순히 하현은 자신에게 있어 생명의 은인이었으니 반드시 은혜를 갚아야 한다.“자, 차는 해결되었네요.”하현은 아우디 차를 가리켰다.“차는 아무 문제없을 겁니다.”“상대방은 절대 같은 수법을 두 번 다시 쓰지 않을 테니까요.”그러나 주광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저 차는 차마 못 타겠어요.”“하 대사님, 혹시 괜찮으시다면 저 차 가져가세요. 지금부터 저 차는 대사님 것입니다!”“대사님 같은 분만이 저 차를 다룰 수 있을 거예요.”말을 마치자마자 주광록은 얼른 차 열쇠를 하현의 손에 쥐여 주었고 나박하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 하현을 대신해 차량 등록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하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주 부장님, 이건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주광록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