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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6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하현은 살짝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

“아저씨, 이 집은 정말 제 거예요. 제가 거짓말 할 필요가 없죠. 아니면 저랑 같이 들어가 보실래요?”

“됐어. 하현아, 우리 앞에서 뭘 그렇게 뻐겨?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너의 사정을 우리가 모르겠어?”

“너 이렇게 하면 재미있어?”

이소연은 하현을 보며 빈정거리는 표정을 지었다.

“별장은 분명 임씨 1인자 건데 자기 체면 차리느라고 정말 뻔뻔하게 구네.”

“너 이 별장이 소남 임씨 집안에서 너한테 준거라고는 절대 말하지 마!”

이때 이소연은 하현을 쳐다보는 표정에 비아냥거림이 가득했다.

풀 뿌리는 풀 뿌리네. 이 상류층 사람들 앞에서 체면 차리느라고 이런 말까지 내뱉다니 정말 슬프고 한탄스럽고 또 가소롭다!

하현은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

“이 곳은 정말 임복원 선생이 나한테 준 곳이에요.”

“자, 하현, 더 이상 말하지 마!”

주건국은 하현에 대한 실망감으로 가득 찼다. 암담한 눈빛이었다.

“아저씨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가 않아. 나는 단지 네가 착실하게 살기를 바랄 뿐이야.”

이때 그의 마음은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만약 하현의 부모가 하현이 지금 이렇게 성장했다는 걸 알면 얼마나 속상하고 실망스러워 했을까!

“만약 네가 아직도 나를 윗사람으로 생각한다면!”

“그러면 내일 얌전히 출근해. 이런 일은 생각도 하지 마!”

“소위 네 별장이라고 하는 곳에는 난 안 들어갈 거야!”

말을 마치고 주건국은 별장 단지를 구경도 하지 않고 뒷짐을 진 채 정색을 하고 떠났다.

“주씨, 이 놈은 너무 허영심이 심해. 앞으로 우리한테 달라 붙을 거 같아.”

이소연은 재빨리 주건국을 따라갔다.

“당신 그때는 이 어린애를 직접 잡아 찢어 버려야 돼. 절대 이 놈이 우리한테 빌붙게 해서는 안돼!”

주건군은 냉소하며 말했다.

“농담한 거뿐인데 누가 그걸 진담으로 받아들여?”

이소연은 담담하게 말했다.

“말하는 사람은 무심코 말했어도 듣는 사람은 그렇지 않게 들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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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여자친구예요. 이산들.”“그녀는 수년 동안 날 따라다녔고 결국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죠. 그녀에게는 세상 모든 걸 줘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어요.”“그런데 뜻밖에도 형제와도 다름없는 그와 함께하고 있었죠!”“내가 관청에서 자산을 동결당해 일을 멈추었을 때 그녀는 내 마지막 남은 현금을 빼돌렸을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꼬임에 내 도장으로 함부로 보증도 서서 결국 많은 빚을 떠안았어요...”“하지만 다행히 운이 좋았어요. 그때 형수님이 도와주셔서 너무 고마웠어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지난 일을 떠올리자 나박하는 다시 그 감정에 휩싸인 듯 마음 깊이 고마움을 표했다.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녀가 원망스러워요?”“원망스럽지만... 요 며칠 동안 깨달았어요.”나박하의 얼굴엔 당당한 기색이 떠올랐다.“한 여자를 원망하고 미워하는 것만큼 미련한 짓이 없죠.”“정말 능력이 있으면 직접 복수하면 되는 거예요.”“안타깝게도 지금 난 능력이 별로 없어요. 구차하게 살아남는 것만 해도 벅차죠.”“복수할 자격도 능력도 없어요.”“그녀는 여러모로 나보다 훌륭해요.”“지금은 금정개발 구매 담당자로 연봉에 상여금까지 합하면 1년에 몇억은 벌 거예요.”“그리고 형제와도 같았던 임수범은 건축 자재업을 전문으로 하고 있어요. 지위가 나랑 비교가 안 되죠. 그래서 날 함부로 짓밟을 수 있는 거고요!”“임수범은 금정개발 사장인 임단과 친분이 있다고 들었어요.”“지금의 난 더더욱 그들을 건드릴 수 없어요!”나박하는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그러나 그는 두 사람이 마치 버려진 개를 짓밟듯 자신을 대했다는 것만큼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입에 올릴 수 없었다.그저 속으로 울분을 삼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금정개발이 그렇게 대단해요?”하현이 희미한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시총 이천억도 안 되는 이제 막 시작한 회사라고 들었는데.”“하고 많은 부동산 개발 회사 중에 보잘것없는 정도 아니에요?”

  • 재벌 사위면 될까?   4234장

    나박하는 한숨을 내쉬었고 하현은 한 남자의 삶의 고된 무게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하현은 미간에 잔뜩 주름을 잡으며 말했다.“누가 당신 일을 방해했죠?”“과거의 라이벌이라고 해도 어떻게 그렇게 비겁한 짓을 할 수가 있어요?”나박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한 사람은 나와 가장 가까운 형제 같은 사람이었고, 한 사람은 내가 사랑했던 여자였어요...”“내가 초라해지자 두 사람은 완전히 얼굴을 돌리고 모른 척했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날 짓밟았어요!”“그가 몇 년 동안 내 사업에서 많은 돈을 몰래 빼돌렸다는 걸 나중에 알았죠.”“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여자와 내통하고 있었고요...”“난 바보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어요...”“그래서 그들은 내가 재기하는 꼴을 볼 수 없었던 거예요. 기를 쓰고 날 짓밟았죠.”“내가 재기하면 가장 먼저 그들을 죽일 거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난 이제 사업 같은 거 안 할 거예요. 나한테 차가 있으니 이걸로 차량 운전이나 하면서 살래요.”“그러면 그 사람들도 나한테서 마음을 놓을 것이고 나도 자유로워지겠죠.”“분리수거 사업이 다 정리되면 그 돈을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가 조용히 노후를 보낼 생각이에요.”그동안의 일들을 쭉 늘어놓은 나박하는 후련한 듯 소탈한 미소를 보였다.하지만 하현은 그의 강인함 뒤에 못내 내려놓을 수 없는 슬픔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한때 승승장구하던 분리수거 업자가 정부 정책의 변화 때문에 한순간에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다.나박하 정도의 능력이라면 재기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하지만 과거에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짓밟힌 쓰라린 기억은 결국 그를 무너뜨리고 말았다.그의 마음이 얼마나 찢어지도록 아플까?그 슬픔이 얼마나 그의 마음에 깊은 생채기를 냈을지 감히 짐작도 할 수 없었다.그는 닥쳐진 운명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받아들일 수밖에.하현은 짐짓 생각에 잠겼다가 손을 뻗어 위로

  • 재벌 사위면 될까?   4233장

    간민효를 구한 뒤 하현은 현장 처리 등을 그녀에게 맡겼다.간민효의 능력으로 봤을 때 누구보다 잘 처리할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그러고 난 뒤 그는 나박하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데리러 오라고 부탁했고 두 사람은 함께 야식을 먹으러 갔다.원래 하현은 길가에 있는 아무 노점에나 들어가려고 했는데 나박하가 굳이 하현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해서 두 사람은 금정호텔로 갔다.나박하는 현장에서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았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 일에 대해서는 일절 입을 꾹 다물었다.그런 나박하의 성품이 하현은 점점 더 마음에 들었다.됨됨이로만 봤을 땐 충분히 큰일을 할 수 있는 사람 같았다.다만 지금까지는 운이 그다지 좋지 않았을 뿐이다.그들의 차는 곧 금정호텔 입구에 멈췄고 나박하는 무슨 일이 생각난 듯 은행 카드 한 장을 재빨리 꺼내 하현에게 건네주었다.“하현, 이 카드에는 내가 요 며칠까지 모은 백억이 있어요. 이것이 내가 지금 모을 수 있는 모든 자산입니다.”“이걸 형수님께 전해주세요. 우선 급한 데 먼저 쓰시라고요. 급하게 갚을 필요도 없어요.”“며칠 더 일찍 주려고 했는데 역부족이어서 며칠을 더 꼬박 모아서 겨우 이만큼 모았어요.”“형수님한테 내가 무능해서 이 정도밖에 은혜를 갚지 못하네요...”나박하는 은혜에 꼭 보답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 같았다.하현은 나박하를 처음 만난 날 그가 한 말을 떠올렸다.빈말인 줄 알았는데 정말로 돈을 모으기 위해 동분서주했을 줄은 몰랐다.그러나 결국 하현은 나박하가 내민 카드를 되돌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이 돈, 다시 넣어 둬요. 은아의 자금난은 해결되었어요.”자신의 진심을 나박하가 오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하현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엄도훈이 금정은행의 나천우 대표를 소개해 줬고 나 사장이 내 체면을 봐줘서 어떻게 대출이 성사되었어요.”“해결됐어요?”나박하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기쁜 표정을 지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4232장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장보아의 얼굴은 한기로 가득 뒤덮였다.그녀는 눈꼬리를 일그러뜨리며 하현을 흘겨보다 입가에 냉소를 머금었다.그때 갑자기 남자가 분노하며 소리쳤다.“이놈아! 감히 나한테 총부리를 갖다 대? 너 죽고 싶어?!”“퍽!”하현은 쓸데없는 말 대신 발로 남자를 차버렸다.남자는 땅바닥에 구르다가 완전히 기절하고 말았다.하현의 거침없는 행동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하현은 실력만 좋은 게 아니라 결단력도 대단했다.장보아는 놀라지 않은 척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개자식, 당신 도대체 누구야? 무슨 자격으로 이러는 거야?”하현은 대답 대신 손에 든 총구의 방향을 돌려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탕!”총소리와 비명이 뒤섞여 아수라장이 되었고 하현을 둘러싸고 있던 사내들은 모두 얼굴을 감싼 채 땅바닥에 주저앉았다.하현이 순식간에 예닐곱 명의 부하들을 쓰러뜨리자 간지삼조차 얼굴색이 변했다.그들 모두는 하현이 이 정도로 대범하게 손을 쓸 줄은 몰랐다.장보아는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감히 내 사람을 건드리다니! 죽고 싶어?!”하현은 아무런 대답 없이 한 발짝 내디딘 다음 장보아가 미처 반응할 겨를도 주지 않고 그녀의 이마에 총구를 들이밀었다.하현은 손가락을 방아쇠에 걸어 놓고 냉랭하게 말했다.“당신은 그럴 자격 있어? 확실해?”간지삼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하현, 그 손 내려놔! 제발!”“이 사람은 금정 간 씨 가문 외척이야. 신분이 높은 사람이라고!”장보아 역시 얼굴을 울그락불그락하며 소리쳤다.“맞아. 난 금정 간 씨 가문 사람이야. 간민효의 사촌 언니라고! 감히 날 건드려?! 내 뒤에 누가 있는 줄 알고 덤비는 거야?!”“탕!”하현은 쓸데없는 말 대신 총구를 살짝 비틀어 장보아의 어깨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총소리가 사방을 찢어 놓았고 장보아는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주저앉았다.자신이 그렇게 소리치는데도 하현이

  • 재벌 사위면 될까?   4231장

    ”은인이라고?”장보아는 영문을 알 수 없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간민효는 하현을 가리키며 말했다.“바로 이 사람이야! 하현!”“지난번 비행기에서도 날 구해 줬어.”“말하자면 이 사람은 날 두 번이나 구해 준 거야.”“두 번?”간민효의 말을 듣고 장보아의 시선이 하현에게 쏠렸다.장보아는 도무지 어떻게 된 상황인지 몰라 의혹만 가득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이 사람이 널 두 번이나 구해 줬단 말이야?”“널 구해 준 생명의 은인이라고?”간민효는 짧게 대답했다.“맞아.”“그런데 날 이렇게 싫어하니 정말 마음이 아파!”장보아는 못마땅한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이봐! 이 사람을 잡아!”“감히 널 싫어하다니! 이 자리에서 바로 밟아 버려!”간민효는 화들짝 놀라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언니, 그게 무슨 뜻이야?”장보아는 하현을 바라보며 냉소를 흘렸다.“젊은 나이에 병왕을 짓밟을 수 있다니 놀랍군! 그것도 무학의 성지에서 온 병왕을 말이야!”“분명히 한통속인 게 틀림없어!”“어서 죽여!”그녀의 부하들은 그녀의 명령을 듣고 모두 총을 꺼내들고 매서운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장보아가 한마디만 더 하면 가차 없이 쏠 생각인 것 같았다.하현은 장보아가 그러든 말든 핸드폰을 꺼내 장보아를 힐끔 쳐다보았다가 심드렁하게 말했다.“날 죽이려고?”“지금 나한테 총을 겨눈 거야?”“정말로? 진심이야?!”간민효가 입을 열기도 전에 장보아는 난폭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맞아. 당신은 해골파 사람임에 틀림없어. 사람의 목숨을 이용해서 정체를 숨기고 있는 거야!”“당신의 목적은 바로 간민효에게 접근하는 거지.”“경고하겠어! 당신이 다른 사람을 속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절대 나를 속일 수는 없어!”하현은 그녀의 제복을 유심히 쳐다보며 말했다.“증거 있어?”“증거고 뭐고 그따위 거 필요없어!”장보아의 얼굴엔 도도한 기운이 가득했다.“당신이 사람을 구하

  • 재벌 사위면 될까?   4230장

    “어? 그래?”“알고 보니 당신은 꼭 보답을 받아야 되는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군, 안 그래?”간민효는 활짝 웃으며 가느다란 손가락을 뻗어 하현의 턱을 살살 만졌다.“이렇게 하면 어때? 내가 이 한 몸 허락할게!”하현은 얼굴이 붉어지며 헛기침을 했다.“당신 정말! 그런 말만 자꾸 할 거야?”“정상이라면 평생 은혜를 갚겠다거나 뭐 그런 말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간민효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건 못생긴 사람들한테나 하는 말이고. 당신처럼 잘생긴 사람한테는 당연히 몸을 허락해야지!”하현은 웃으며 말했다.“그럼 난 이 말밖에 할 말이 없어. 절대 안 돼!”“우리 강호 사람들이 의협심으로 사람을 구하는 건 당연한 거야!”하현의 말을 들은 간민효는 눈썹을 치켜세웠다.“그러니까 당신 말은 내가 못생겨서 싫다는 거야?”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당신도 알잖아?! 난 거짓말은 못하는 사람인 거!”하현의 말을 들은 간민효는 뾰로통해져서 입술을 깨물었다.자신을 쫓아다니는 남자들이 금정에서 줄을 세우면 연경까지 닿고도 남을 것이다.그런데 이놈은 왜 자신한테 눈길도 주지 않는 거지?두 사람을 쳐다보는 간지삼의 시선에 의아함이 가득한 걸 보고 하현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민효, 우리 쓸데없는 얘긴 그만하자고.”“사람들을 불러 어서 현장이나 처리해.”해골파 사람들을 완전히 다 죽이지 않은 것은 그들에게서 진술을 받아내기 위해서였다.만약 이 사람들이 정말로 장생전과 관계가 있다면 자신이 필요로 하는 정보들을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간민효는 핸드폰을 쳐다보며 말했다.“신호가 차단되었으니 우선 이곳을 빠져나가자.”하현은 고개를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붕!”바로 그때 산길에 몇 대의 도요타 엘파 차량이 몰려왔다.차량은 녹색 일색이어서 눈에 거슬리도록 도드라졌다.곧이어 문이 열렸고 검은 제복을 입은 여자가 마찬가지로 검은 제복을 입은 남녀 몇 명을 데리

  • 재벌 사위면 될까?   4229장

    “퍽퍽퍽!”얼굴에 해골을 새긴 남자의 몸이 날아가는 순간을 이용해 하현은 몸을 휘돌러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 속으로 뛰어들었다.해골파 사내들은 온몸을 휘청거리며 하나같이 본능적으로 몇 발짝 뒤로 물러섰다.하지만 매서운 하현의 손바닥은 그들의 뺨을 툭툭 스쳐 지나갔고 그들은 나부끼듯 쓰러졌다.손바닥이 아니라 전기 충격 같은 무시무시한 힘이 느껴졌다.회색 옷을 입은 노인과 간민효의 놀란 시선 속에 하현의 몸놀림은 거침이 없었고 매서웠다.검은 옷의 사내들이 날아올라 뒤엉킨 가운데 마지막 남은 사내도 무너졌다.그는 ‘퍽’하고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형님, 잘못했습니다. 살려주십시오. 제발 살려주십시오!”그는 방아쇠를 당길 기회가 있었지만 감히 당길 용기가 없었다.하현은 쓸데없는 말 대신 그를 발로 걷어차 버렸다.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마구 걷어차여 땅바닥에 널브러졌다.죽었는지 살았는지 서로의 생사를 확인할 겨를도 없었다.“이봐. 우리 강호의 규칙에선 포로를 죽이지 않아.”회색 옷을 입은 노인은 이 광경을 보고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그의 뒤를 따르는 몇 명의 여자들도 못마땅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하현은 다시 칼을 들이대며 해골파 사내를 발로 걷어차 정신을 잃게 한 뒤에야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당신들의 규칙은 당신들이나 지켜.”“내가 죽이든 말든 당신들과 무슨 상관있어?”하현은 말을 마치며 부두목의 단전에 발을 디뎌 그대로 밟아 버렸다.하현이 아랑곳하지 않고 단호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 회색 옷을 입은 노인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하현에게 완전히 압도당한 것 같은 눈빛이었다.하현의 능력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어떤 규칙에도 얽매이지 않고 결단력 있게 행동했기 때문이다.전쟁터를 오래 경험한 그들조차도 하현 앞에서는 자신들이 세 살배기 아이처럼 더없이 순진하게 느껴졌다.회색 옷을 입은 노인은 잠시 후 어색한 웃음을 터뜨렸다.“젊은이, 내 이름은 간지삼이야.”“우리 아

  • 재벌 사위면 될까?   4228장

    “이렇게 쉽게 정신을 잃다니! 쯧!”하현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발밑에 깔린 사람을 보았다.옷차림을 보아하니 모두 해골파에서는 거물급인 듯했다!그런데 결과는?그냥 슬쩍 밟았을 뿐인데 두 다리를 못 쓰게 되었다.이게 정말 엄도훈이 그토록 열변을 토하며 무서운 사람들이라고 말한 해골파인가?설마 엄도훈이 일부러 자신한테 겁을 주려고 한 건 아니겠지?하현이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주위에 있던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이 비분강개하며 하나같이 이를 악물고 들개처럼 달려들었다.그들은 손에 총, 칼, 활, 쇠방망이 등을 쥐고 있었고 사슴을 앞에 둔 하이에나처럼 으르렁거렸다.그들의 노기가 하늘을 찌를 태세였다.이때 간민효는 차량 뒤에서 뛰쳐나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조심해!”말을 하면서 동시에 그녀는 검은 사내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그러나 총알은 나가지 않았고 ‘차칵’하는 소리만 황망하게 들렸다.“부두목!”그리고 이때 정신을 잃었던 부두목을 본 검은 옷의 사내들은 피가 거꾸로 솟는 듯 포효했다!“이 개자식! 감히 우리 부두목을 저렇게 만들다니!”“죽여 버리겠어!”얼굴에 해골을 새긴 한 남자는 이를 갈며 소리쳤다.“형제들아! 이 개자식을 죽이지 않고 부두목의 복수를 되갚아 주지 않는다면 두목이 우리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야!”“어서 죽여!”사내들은 모두 이를 악물고 달려들었고 하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쓸데없는 말이 너무 많다고 느낀 것이다.순간 그는 발밑에 힘을 꽉 주었고 발밑의 자갈들이 회오리 소리를 내며 날아갔다.“촤촤촤촥!”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의 몸 위로 자갈이 날아들었고 그들은 순식간에 모두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흘러 비명을 지르며 땅에 주저앉았다.활과 쇠방망이들은 갈 곳을 잃고 여기저기 내동댕이쳐졌다.곧이어 하현이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 앞에 다가와 손바닥을 휘갈겼다.해골파들은 안색이 급변하며 본능적으로 피하려고 했다.하지만 하현의 손놀림이 너무나 빨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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