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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종민우는 심호흡을 하고 재빨리 자신의 감정을 추스린 후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형, 이렇게 된 거예요.”

그는 재빨리 어젯밤 일을 말한 후에야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형, 제가 쓸모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 놈이 확실히 능력이 좀 있었어요!”

“형 부하들 중 최고 경호원 대진이 거의 그 사람한테 불구가 될 뻔했어요!”

“그리고 결국에 그 사람이 대진을 시켜서 내 손가락을 자르게 했어요!”

“형, 상대방은 형의 체면을 전혀 세워주지 않았어요. 저를 위해 반드시 공의를 세워주세요!”

“상대방은 정체가 뭐야?”

정호준은 옆에서 똑같이 낙담한 얼굴을 하고 있던 방승훈을 한 번 힐끗 쳐다보았다.

“우리 벨라루스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그럼 비장의 카드가 좀 있어야 하지 않겠어?”

방승훈은 눈에 경련을 일으키며 말했다.

“정 도련님, 제가 어젯밤에 이미 다 조사를 해 봤는데요. 상대방은 아무런 연고도 없었어요. 그냥 몸놀림이 좋은 경비원일 뿐이에요.”

“어젯밤 대진 형님도 약간의 피해를 입었어요. 일이 커지면 수습하기 어려워질 거 같아서 형제들에게 전부 손대지 말라고 했어요!”

“게다가 왕 아가씨가 있어서 형제들은 화기를 쓰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그 놈에게 날뛸 기회를 준 거예요!”

정호준은 담담하게 구석에 있는 의자에 앉아 차를 한 잔 들고 마시며 말했다.

“이런 작은 일에 내가 나서야 되겠어? 대진이한테 화기를 들고 가서 그를 죽이라고 하면 되는 거 아니야?”

경비원 하나인데 솜씨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봐야 뭐 그리 대단하겠는가?

요즘은 가문, 출신, 권력, 힘, 재산이야말로 전부다.

이런 작은 경비원은 솜씨가 아무리 좋고 싸움을 잘한다고 해도 그를 죽일 수 있는 방법은 800가지나 된다.

지금 작은 경비원 하나 때문에 정호준을 동원시키려는 것인가?

무슨 웃기는 소리인가?

종민우는 다소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자기도 모르게 당지수와 눈을 마주쳤다.

만약 정호준이 나서지 않는다면 그들은 다시 이 장소를 되찾을 수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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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 바람이 몰아치는 것 같은 오싹함이 룸 안을 가득 메운 가운데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고성양만이 이를 부득부득 갈며 입을 열었다.“야! 너 도대체 어느 길바닥에서 굴러먹다 온 놈이야?!”“이렇게 날뛰다니! 뒷감당할 수 있겠어?”“어디서 손을 함부로 놀려?!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신사 상인 연합회에서도 널 죽이려 들 거야!”“신사 상인 연합회?”하현은 옅은 미소를 떠올렸다.“재미있군.”“딱 봐도 외지인 놈이구만!”“이곳이 어디라고 함부로 행패를 부려?”“이곳의 사장인 이 사장은 신사 상인 연합회 엄 회장과 각별한 사이라고!”“여기서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건 이 사장 얼굴을 짓밟는 짓이야!”“이 사장 체면을 건드렸다는 건 바로 엄 회장 체면을 건드렸다는 얘기야!”“당신들 모두 이제 끝났어! 아마 죽어도 편히 묻힐 땅 한 평이 없을 거야!”고성양은 이를 갈며 하현과 설은아 일행을 노려보았다.그의 입에서 신사 상인 연합회라는 말이 나오자 주위 사람들은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흠칫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장청 캐피털이 큰소리 떵떵 치는 것은 그들이 가진 자산, 즉 돈 때문이었다.하지만 신사 상인 연합회는 달랐다.신사 상인 연합회는 차원이 다른 건달 조직이었다.다만 많이 순화되었을 뿐이다.장청 캐피털한테만 미움을 샀다면 그래도 살아날 길은 있다.하지만 신사 상인 연합회의 미움을 샀다면 그건 말하자면 더 이상 살 길이 없다는 얘기였다.순간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하현의 얼굴을 사정없이 갈기고 싶었다.개자식!여기가 신사 상인 연합회의 영향력이 상당한 곳이라는 걸 모르는 거야?여기서 소란을 피우면 모두가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몰라?“하현, 당신 너무 막무가내군!”“사소한 일 가지고 이렇게 소란을 피우면 나중에 어떻게 수습하겠다는 거야?”진서기가 참다못해 한심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마치 공정과 정의를 위해 나선 사도 같았다.“똑똑

  • 재벌 사위면 될까?   4138장

    ”퍽!”순식간에 하현은 손바닥을 들어 고성양의 얼굴을 때렸다.얼마나 빠르고 갑작스러웠던지 고성양은 고통에 몸서리치던 비명을 뚝 멈추었다.고성양이 몇 미터나 나뒹굴다가 그의 부하 몇 명과 부딪혔다.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들로 고성양의 오른손은 꽈배기처럼 돌아가 소리도 지를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그를 삼켰다.결국 그의 입가에서는 핏물이 뚝뚝 떨어졌다.하현의 동작은 너무 빠르고 거침이 없었다.반응하려야 할 수도 없는 속도였다.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는 수십 개의 눈이 하현을 보고 있었지만 도대체 이 모든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진서기와 임민아 두 사람은 입을 가린 채 공포에 질린 비명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었다.그녀들은 자신들에게 불똥이 튀기라도 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하현은 휴지를 꺼내 손가락을 하나하나 닦으며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고성양 앞으로 걸어갔다.하현은 오른발을 들어 고성양의 종아리를 지그시 밟으며 옅은 미소를 떠올렸다.“어서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 그렇지 않으면 이 다리마저 부러뜨릴 거야!”“아!”“이 개자식!”“감히 날 건드려?!”“내가 누군지 알아?”“난 장청 캐피털의 고성양이야!”“날 건드리면 넌 죽어서도 묻힐 곳 하나 없는 신세가 될 거야!”고성양은 처참한 비명을 지르면서도 상대를 향해 사나운 발톱을 드러내며 위협했다.역시 얼굴도 본 적 없는 낯선 이에게 쉽게 패배를 인정할 고성양이 아니었다.“그래?”“아이고 무서워라!”하현은 희미한 미소를 보이며 사방에서 놀란 눈으로 그를 지켜보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고성양의 종아리를 단번에 부러뜨렸다.“차칵!”“앗!”고성양은 눈알에서 피가 튀어나올 정도로 미친 듯이 비명을 질렀다.하현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고성양의 다른 한쪽 다리를 마저 밟았다.“아! 어떻게...”진서기와 임민아는 눈앞의 광경을 보고 놀라서 입이 쩍 벌어졌다.이런 일이 일

  • 재벌 사위면 될까?   4137장

    설은아는 최근 금정에서 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방주로서 자금난에 맞닥뜨려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대구 정 씨 가문이라는 큰 산을 등에 업은 덕분에 상당히 능수능란하게 일을 진행하고 있었다.접촉하는 사업장마다 모두 온화하고 친절하게 대해 주었지만 사업 얘기를 할 때는 보이지 않은 신경전도 팽팽히 오갔다.예리한 칼날을 상대에게 숨기고 긴장감 위를 줄타기하는 상담을 이어갔지만 다들 겉으로는 굉장히 예의 바르고 깍듯했다.하지만 고성양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최소한의 예의도 없이 밀어붙일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지켜야 할 선?”고성양은 별말 없이 다소 방탕한 미소를 보이면서도 눈에는 경멸의 빛을 가득 품었다.“우리 장청 캐피털에게 있어 장사란 나를 따르는 자는 흥할 것이고 나를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는 거야!”입가에 서늘한 미소를 머금은 고성양은 설은아의 뾰족한 턱을 치켜들기 위해 손을 뻗었다.몇 년 동안 장청 캐피털과 왕 씨 가문을 등에 업은 그는 줄곧 오만방자하게 금정을 휘어잡았다.간 씨 가문이나 김 씨 가문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의 앞에서는 모두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했다.그래서 고성양은 더욱더 함부로 행동하게 된 것이다.그의 눈에는 최고 권문가의 직계 종속이 아니라면 누구도 예외 없이 짓밟을 수 있는 존재였다.최고 10대 가문 방계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었다.자신이 설은아를 차지한 후 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집안의 자산을 순리적으로 관장할 수 있는 순간을 떠올린 고성양은 설은아와 연을 맺는 것이 아주 괜찮은 사업 아이디어라 생각했다.“감히 내 아내를 건드렸다간 차라리 죽느니만 못한 삶을 살게 해 줄 거야!”“하느님이 와도 절대 당신을 봐줄 수 없을 거라고! 알아들었어?!”냉기가 뚝뚝 떨어지는 말이 울려 퍼졌고 이어 누군가가 룸의 문을 발로 뻥 차고 들어왔다.냉엄한 표정의 하현이 단호한 모습으로 얼굴을 드러내었다.방금 밖에서 이슬기에게 전화를 하고 있는 동안에 룸 안에서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날

  • 재벌 사위면 될까?   4136장

    진서기와 임민아 두 사람은 이미 바닥에 넘어졌다가 일어선 뒤 나박하를 바라보며 비아냥거리고 있었다.그녀들은 분명 고성양의 이런 행동 스타일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이럴 때 감히 누가 그의 길을 막으면 죽이려고 들 것이다.고성양의 주먹이 세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그의 뒤에 양복차림으로 서 있는 십여 명의 남자들만 있으면 아무도 덤빌 엄두를 내지 못했다.이럴 때 뭐라고 입을 뻥긋한다는 것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다.바닥에 주저앉은 나박하를 일으켜 세운 설은아가 화를 버럭 내며 말했다.“고성양, 함부로 사람을 때리면 어떻게 해요?!”“자꾸 이러면 신고할 거예요!”“신고?!”고성양 뒤에 서 있던 우락부락한 남자가 냉소를 흘렸다.“이 일대 경찰들은 모두 우리 도련님의 사람들이야. 당신이 신고해서 경찰들이 들이닥친다면 내가 성을 갈겠어!”“에이, 그런 말 하지 마. 미인을 놀래키면 쓰나!”고성양은 입을 실룩거리더니 빙그레 웃으며 설은아를 바라보았다.“당신이 신분이 꽤 높고 힘이 좀 있다는 건 알지만 잘 들어! 이곳은 금정이야! 당신이 아무리 날고 기었다고 해도 이곳 금정에서는 나한테 바짝 엎드려야 할 거야!”“내가 좀 오만하고 포악하게 굴었다고 당신이 어떻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돈을 빌려주고 싶다면 절대 막을 수가 없어. 안 빌리고는 안 되지!”“내 눈에 들어온 이상 그 어떤 여자도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어!”고성양은 한 걸음 한 걸음 설은아에게 다가가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쓰다듬었다.“이곳 금정은 당신들 같은 최고 가문이 상상하는 것 이상이야! 감히 당신이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개자식!”나박하는 설은아가 모욕당하는 것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아 술병을 쥐어 부숴버리려고 했다.그러나 고성양의 발이 나서기도 전에 험악한 인상을 쓴 그의 부하가 나박하를 걷어차 버렸다.나박하는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땅바닥에 쓰러졌고 거침없이 기침을 쏟아내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4135장

    ”맞아, 설은아. 잘 생각해 봐. 금정에서 아무런 깊은 인맥이 없는 네가 그 많은 돈을 빌리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야!”“고성양이 지금 요구하는 건 조금 지나친 면이 없진 않지만 누구보다 현실적이라고도 할 수 있어!”임민아도 마뜩잖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눈 한 번 딱 감고 넘어가면 되잖아? 그럼 거액을 융통할 수 있다고!”“가장 중요한 것은 고성양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거야. 너한테는 정말 좋은 일이야!”“앞으로 네가 금정 비즈니스계에서 고성양과 인맥을 맺게 되면 너한테 절대 불리할 게 없어!”진서기와 임민아 두 사람 모두 고성양에게 돈을 빌렸다.그들은 그에게 몸을 맡겼을 뿐만 아니라 이자도 제대로 갚지 못하고 있었다.그래서 오늘 그녀들은 설은아를 희생양 삼아 자신들의 일을 여기서 정리하길 바란 것이다.다행히 고성양이 설은아를 아주 만족스러워했고 설은아와 연결만 잘 시켜준다면 이자 문제는 없던 일로 하겠다는 약속도 받은 터였다.간단히 말해서 오늘 설은아가 그에게 돈을 빌리지 않으면 그녀들은 고성양에게서 빌린 돈과 이자를 갚을 방법이 없었다.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녀들이 이 불구덩이에 얼마나 더 있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자신들은 설은아한테 자매 같은 친구인데 친구를 위해서 이 정도도 희생해 주지 못한다는 것인가?사람 됨됨이가 그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진서기, 임민아. 너네들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야?”설은아는 그들이 이번 일에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모를 만큼 바보가 아니었다.순간 설은아의 얼굴에 단호함이 가득 퍼졌다.“난 그 요구를 들어줄 수 없습니다.”“고성양, 죄송합니다. 오늘은 아무래도 헛걸음한 것 같군요.”“오늘 밥은 제가 사는 걸로 하죠.”나박하는 이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설은아가 다행히 나쁜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아서 천만다행이라 생각했다.“빌리지 않겠다고?”고성양의 눈빛이 일순 싸늘해졌다.그는 금테 안경을 살짝 만지작거리다가

  • 재벌 사위면 될까?   4134장

    이때 임민아는 재빨리 달려와 자신의 가슴을 고성양에게 바짝 붙이며 말했다.“고성양, 이렇게 오느라 수고 많았어.”“이렇게까지 체면을 세워 주니 내가 몸 둘 바를 모르겠어!”“됐어! 당신들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고성양은 귀찮은 듯 짜증스럽게 말했다.“절세미인이 돈을 빌려달라고 해서 왔는데 어디 있는 거야?”“고성양, 바로 여기야!”진서기는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설은아를 얼른 끌어당겼다.“은아, 이 분이 바로 고성양이야.”설은아는 이제 고성양의 횡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나박하가 방금 한 말이 거의 사실일 거라는 판단이 선 것이다.하지만 아홉 번째 방주로서 부족한 이천억 원의 자금을 떠올리며 억지로 웃음을 떠올렸다.“고성양, 안녕하세요.”“저, 제가 돈을 좀 융통하고 싶은데요.”“아하! 전설적인 미녀가 여기 계셨군요! 게다가 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방주라구요. 신분도 있고 지위도 상당한 데다 아주 인물도 빼어나시군요. 딱 내 스타일이에요!”고성양은 분명 설은아의 신분을 알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하지만 신비에 휩싸인 왕 씨 가문을 등에 업은 그는 10대 최고 가문에 대해서는 별로 크게 경외심을 갖지 않았다.“설 사장님. 다들 보는 사람들도 많으니 쓸데없는 말은 더 이상 하지 않겠어요.”“이천억이 다른 사람들에겐 융통하기 어려운 금액일지 모릅니다.”“하지만 나한테는 큰 문제가 아니죠!”“강호의 법칙에 따라 선이자 10%를 떼고 드립니다. 이자는 30%.”“2000억을 빌리면 우선 선이자를 떼고 1800억을 가져가면 됩니다. 한 달 후에 이자와 원금을 합쳐 2600억을 갚으세요!”“돈이 없으면 안 갚아도 됩니다. 하지만 아홉 번째 방주의 자산은 모두 저당 잡히게 됩니다.”“문제없죠?”설은아는 고성양이 말하는 조건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소문으로만 들리던 그 사악함을 이제야 알 것 같았다.한 달에 이자만 800억이었다!내뱉는 말마다 사람을 깜짝깜짝 놀라게

  • 재벌 사위면 될까?   4133장

    ”이렇게 하자구.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이천억이 모이지 않을 수 있어!”“하지만 내가 가진 걸 다 내놓으면 아마 이백억은 될 거야!”나박하는 진지한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했다.“이백억에 대한 이자는 줄 필요없어. 우선 급한 불부터 꺼!”“나머지 금액은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잠시 어리둥절했던 설은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나박하, 당신 돈은 받을 수 없어!”“당신이 있는 것 없는 것 다 팔아버리면 다시는 재기할 가능성이 없게 돼! 당신한테 그런 짐을 지울 수는 없어!”나박하는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당당하게 말했다.“설은아, 내가 어려울 때 당신이 도와줬던 거 지금 갚는 거야!”“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나한테 돈을 빌려줬는데 내가 어떻게 배은망덕할 수 있겠어? 절대 나한테 짐 지우는 거 아니야!”“아무튼 그렇게 해결하자구!”“그렇게 해!”“날 봐서 그렇게 해줘!”진서기는 결국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그 돈으로 당신 묫자리 하나 못 사는데 뭘 얼마나 된다고 다른 사람한테 빌려준다는 거야?”“은아가 관장하는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방주 자리가 얼마나 씀씀이가 큰 줄 알아? 그 돈 이백억, 금방 없어질 거야!”“잘 들어! 은아를 위해 마련한 이 좋은 자리를 당신이 망친다면 난 다시는 당신 얼굴 안 볼 거야!”나박하가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뭐가 좋은 자리라는 거야? 뭐가 좋은 일인데? 내가 보기엔 당신은 좋은 먹잇감을 준비해 놓고 옆에서 이익이나 보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사람에 불과해!”“퍽!”나박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굳게 닫혀 있던 룸의 문이 누군가의 발길질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곧이어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이 걸어 들어왔다.그들 뒤에는 양복 차림에 사나운 표정을 한 남자들이 뒤따라왔다.보아하니 위풍당당한 경호원 같았다.맨 앞에 선 사람은 입생로랑 셔츠를 입고 있었다.금테 안경을 쓰고 머리를 깔끔하게 빗어넘긴 그의 모습은 겉보기로는 상당

  • 재벌 사위면 될까?   4132장

    나박하는 고성양이라는 세 글자를 듣고 깜짝 놀랐다.“진서기, 당신이 말한 그 사람... 중천 그룹만큼이나 유명한 장청 캐피털 로얄패밀리 고성양 말이야?”“오호! 뭘 좀 아는 모양이군!”진서기는 콧방귀를 뀌며 나박하를 쳐다보았다.“맞아. 바로 그 장청 캐피털이야.”“자산은 수조 원이 넘는 그룹이지. 그러니 현금 이천억 정도 조달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어!”“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청 캐피탈이 중천 그룹과 마찬가지로 배후에 금정에서 가장 신비에 싸인 왕 씨 가문을 두고 있다는 거야!”“이제 내가 왜 이 거물을 소개하는지 알겠지?”나박하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난 별로 아는 건 없지만 중천 그룹과 장청 캐피털의 배후에 금정의 유명한 가문이 있다는 건 알고 있어. 뭔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가문이라고 들었어. 5대 문벌인 금정 간 씨 가문이나 10대 가문인 금정 김 씨 가문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하더군.”“들려오는 얘기에 따르면 예전에는 왕 씨 가문도 5대 문벌 중 하나로 꼽혔다고 해.”“그런데 그 가문은 너무 조용하고 은밀하게 움직이는 집단이라 승부조작을 많이 일삼아서 지금은 5대 문벌에 들지 못한다고 해.”“그렇다고 해도 금정에 있는 왕 씨 가문의 역량은 어마어마해.”“어쭈! 촌뜨기인 줄 알았더니 꽤나 식견이 깊은데?”임만아는 비아냥거리며 코웃음을 쳤다.“이왕 이렇게 고성양의 출신 배경도 알게 되었으니 잠시 후에 그가 오면 다들 영리하게 잘 행동해야 해. 그게 설은아를 돕는 길이야.”임민아의 말에 현장에 있던 남녀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장청 캐피털은 원래도 유명한 데다가 배후에 힘이 막강한 왕 씨 가문까지 있다니!역사와 전통이 깊은 금정에서 이 왕 씨 가문에 대적할 수 있는 세력은 정말로 손에 꼽을 정도였다.장청 캐피털과 고성양의 도움을 받는다는 건 왕 씨 가문을 배후에 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이것이 여기 모인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바였다.그래서 지금 많은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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