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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5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이 말에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살짝 어리둥절해졌다. 잠시 후 수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기 시작했다.

“하씨, 너 이놈 백조고기를 먹고 싶어하는 두꺼비구나!”

“내가 보기에 너 머리에 물 찬 거 같은데?”

“왕 아가씨를 네 여자 친구 삼고 싶은 거야? 네 주제를 알아야지.”

“주아씨, 이런 사람은 예의 차릴 필요 없어요. 바로 강물에 던져 물고기 밥이 되게 해버리면 돼요!”

종민우와 왕동석과 사람들은 모두 화가 났다. 그가 더 이상 주제 넘은 짓을 하지 않도록 그를 때려 죽이고 싶었다.

설유아도 어안이 벙벙해졌다. 형부가 뭘 하려는 거지? 바람을 피우려는 건가?

만약 그런 거라면 언니한테 어떻게 해명을 해야 하는 거지?

왕주아는 화를 내지는 않았지만 얼굴엔 한기가 가득 찼다.

“하현, 너 아주 자신 있구나.”

하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자신감이 아니라 놀려면 좀 크게 놀아야지. 그래야 재미있지 않아?”

“안 놀려면 나 갈게.”

왕주아는 ‘탁’ 소리를 내며 탁자 위에 새로운 카드를 내려 놓았다.

“좋아. 나랑 놀아 보자!”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딜러는 숙녀분이 먼저 하세요.”

왕주아는 차갑게 말했다.

“좋아. 내가 딜러 할게. 카드는 10장이야. 하지만 내가 너를 불리하게 했다고 하지 말고 네 마음대로 골라.”

왕주아는 딜러 자리에 앉았다. 자신은 카드 한 장만 가질 수 있었지만 하현은 카드 10장 중에서 선택할 수 있어서 상당히 유리했다.

하지만 하현도 대답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 사람당 한 장씩이면 돼. 아니면 누가 진 것을 인정하기 않을까 봐 무섭네!”

“좋아!”

왕주아도 쓸데없는 말을 하기가 귀찮아 싹싹싹 카드를 섞은 뒤 하현에게 카드를 멈추게 하라고 신호를 보냈고 그녀는 손가락으로 한 장은 앞면, 한 장은 뒷면을 보여 주며 한 사람에 두 장의 카드를 주었다.

왕주아의 패는 A였고 하현의 패는 K였다.

“원해?”

왕주아는 말했다.

“세 장 줘. 시간을 아끼자. 참,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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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 임민아는 재빨리 달려와 자신의 가슴을 고성양에게 바짝 붙이며 말했다.“고성양, 이렇게 오느라 수고 많았어.”“이렇게까지 체면을 세워 주니 내가 몸 둘 바를 모르겠어!”“됐어! 당신들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고성양은 귀찮은 듯 짜증스럽게 말했다.“절세미인이 돈을 빌려달라고 해서 왔는데 어디 있는 거야?”“고성양, 바로 여기야!”진서기는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설은아를 얼른 끌어당겼다.“은아, 이 분이 바로 고성양이야.”설은아는 이제 고성양의 횡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나박하가 방금 한 말이 거의 사실일 거라는 판단이 선 것이다.하지만 아홉 번째 방주로서 부족한 이천억 원의 자금을 떠올리며 억지로 웃음을 떠올렸다.“고성양, 안녕하세요.”“저, 제가 돈을 좀 융통하고 싶은데요.”“아하! 전설적인 미녀가 여기 계셨군요! 게다가 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방주라구요. 신분도 있고 지위도 상당한 데다 아주 인물도 빼어나시군요. 딱 내 스타일이에요!”고성양은 분명 설은아의 신분을 알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하지만 신비에 휩싸인 왕 씨 가문을 등에 업은 그는 10대 최고 가문에 대해서는 별로 크게 경외심을 갖지 않았다.“설 사장님. 다들 보는 사람들도 많으니 쓸데없는 말은 더 이상 하지 않겠어요.”“이천억이 다른 사람들에겐 융통하기 어려운 금액일지 모릅니다.”“하지만 나한테는 큰 문제가 아니죠!”“강호의 법칙에 따라 선이자 10%를 떼고 드립니다. 이자는 30%.”“2000억을 빌리면 우선 선이자를 떼고 1800억을 가져가면 됩니다. 한 달 후에 이자와 원금을 합쳐 2600억을 갚으세요!”“돈이 없으면 안 갚아도 됩니다. 하지만 아홉 번째 방주의 자산은 모두 저당 잡히게 됩니다.”“문제없죠?”설은아는 고성양이 말하는 조건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소문으로만 들리던 그 사악함을 이제야 알 것 같았다.한 달에 이자만 800억이었다!내뱉는 말마다 사람을 깜짝깜짝 놀라게

  • 재벌 사위면 될까?   4133장

    ”이렇게 하자구.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이천억이 모이지 않을 수 있어!”“하지만 내가 가진 걸 다 내놓으면 아마 이백억은 될 거야!”나박하는 진지한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했다.“이백억에 대한 이자는 줄 필요없어. 우선 급한 불부터 꺼!”“나머지 금액은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잠시 어리둥절했던 설은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나박하, 당신 돈은 받을 수 없어!”“당신이 있는 것 없는 것 다 팔아버리면 다시는 재기할 가능성이 없게 돼! 당신한테 그런 짐을 지울 수는 없어!”나박하는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당당하게 말했다.“설은아, 내가 어려울 때 당신이 도와줬던 거 지금 갚는 거야!”“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나한테 돈을 빌려줬는데 내가 어떻게 배은망덕할 수 있겠어? 절대 나한테 짐 지우는 거 아니야!”“아무튼 그렇게 해결하자구!”“그렇게 해!”“날 봐서 그렇게 해줘!”진서기는 결국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그 돈으로 당신 묫자리 하나 못 사는데 뭘 얼마나 된다고 다른 사람한테 빌려준다는 거야?”“은아가 관장하는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방주 자리가 얼마나 씀씀이가 큰 줄 알아? 그 돈 이백억, 금방 없어질 거야!”“잘 들어! 은아를 위해 마련한 이 좋은 자리를 당신이 망친다면 난 다시는 당신 얼굴 안 볼 거야!”나박하가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뭐가 좋은 자리라는 거야? 뭐가 좋은 일인데? 내가 보기엔 당신은 좋은 먹잇감을 준비해 놓고 옆에서 이익이나 보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사람에 불과해!”“퍽!”나박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굳게 닫혀 있던 룸의 문이 누군가의 발길질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곧이어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이 걸어 들어왔다.그들 뒤에는 양복 차림에 사나운 표정을 한 남자들이 뒤따라왔다.보아하니 위풍당당한 경호원 같았다.맨 앞에 선 사람은 입생로랑 셔츠를 입고 있었다.금테 안경을 쓰고 머리를 깔끔하게 빗어넘긴 그의 모습은 겉보기로는 상당

  • 재벌 사위면 될까?   4132장

    나박하는 고성양이라는 세 글자를 듣고 깜짝 놀랐다.“진서기, 당신이 말한 그 사람... 중천 그룹만큼이나 유명한 장청 캐피털 로얄패밀리 고성양 말이야?”“오호! 뭘 좀 아는 모양이군!”진서기는 콧방귀를 뀌며 나박하를 쳐다보았다.“맞아. 바로 그 장청 캐피털이야.”“자산은 수조 원이 넘는 그룹이지. 그러니 현금 이천억 정도 조달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어!”“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청 캐피탈이 중천 그룹과 마찬가지로 배후에 금정에서 가장 신비에 싸인 왕 씨 가문을 두고 있다는 거야!”“이제 내가 왜 이 거물을 소개하는지 알겠지?”나박하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난 별로 아는 건 없지만 중천 그룹과 장청 캐피털의 배후에 금정의 유명한 가문이 있다는 건 알고 있어. 뭔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가문이라고 들었어. 5대 문벌인 금정 간 씨 가문이나 10대 가문인 금정 김 씨 가문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하더군.”“들려오는 얘기에 따르면 예전에는 왕 씨 가문도 5대 문벌 중 하나로 꼽혔다고 해.”“그런데 그 가문은 너무 조용하고 은밀하게 움직이는 집단이라 승부조작을 많이 일삼아서 지금은 5대 문벌에 들지 못한다고 해.”“그렇다고 해도 금정에 있는 왕 씨 가문의 역량은 어마어마해.”“어쭈! 촌뜨기인 줄 알았더니 꽤나 식견이 깊은데?”임만아는 비아냥거리며 코웃음을 쳤다.“이왕 이렇게 고성양의 출신 배경도 알게 되었으니 잠시 후에 그가 오면 다들 영리하게 잘 행동해야 해. 그게 설은아를 돕는 길이야.”임민아의 말에 현장에 있던 남녀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장청 캐피털은 원래도 유명한 데다가 배후에 힘이 막강한 왕 씨 가문까지 있다니!역사와 전통이 깊은 금정에서 이 왕 씨 가문에 대적할 수 있는 세력은 정말로 손에 꼽을 정도였다.장청 캐피털과 고성양의 도움을 받는다는 건 왕 씨 가문을 배후에 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이것이 여기 모인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바였다.그래서 지금 많은 남자들

  • 재벌 사위면 될까?   4131장

    설은아의 말을 들은 진서기는 황급히 임민아에게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임만아, 너도 너무해. 어떻게 그런 말을 자꾸 함부로 할 수 있어?!”“여기 왔으니 됐어! 우리 다 친구잖아!”“자, 이제 그 얘기는 그만해. 우리 고성양이 언제 오시려나?”“어차피 우리가 오늘 여기 온 목적은 설은아가 고성양한테서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거야.”하현은 살짝 어리둥절해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자신이 이미 설 씨 집안을 도와 오백억의 빚을 받아주었는데 설은아가 또 누군가에게서 투자를 받으려고 하다니?!나박하도 고개를 살짝 갸우뚱거리며 말했다.“설은아, 무슨 일이야?”“당신은 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방주잖아?! 이번에 금정에 온 것도 더욱 그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시장을 넓혀 보려고 온 거고!”“그런데 돈이 잘 안 도는 거야?”“음. 문제가 좀 생겼어.”설은아는 입꼬리를 살짝 가라앉히며 멋쩍은 듯 눈을 내리깔았다.그녀는 하현에게 이런 일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하현에게 알려지더라도 할 수 없었다.나박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설은아, 얼마나 부족한데 그래? 말해 봐!”“내 체면도 좀 세워 주면 안 되겠어?”임민아는 나박하를 보며 냉소를 흘렸다.“쓰레기 처리 회사가 이미 멈췄는데 어떻게 은아를 도와줄 수 있다는 거야?”나박하는 조금 억울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내 회사가 동결되긴 했지만 물려받은 것을 포함해서 아직 내 이름으로 된 집이 몇 채나 있어. 만약 필요하다면 그걸 팔면 돼!”하현은 의아한 표정으로 나박하를 쳐다보았다.파산 직전에 자기 앞길도 막막할 텐데 이렇게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걸 보면 의리는 꽤 있는 놈인가?조상의 집마저 팔려고 하다니?!설은아는 미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나박하, 그 집은 당신 어머니가 당신한테 넘겨준 마지막 자산이잖아!”“그걸 판다고 해도 난 절대 그 돈 못 받아!”“이

  • 재벌 사위면 될까?   4130장

    나박하의 말에 설은아는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나박하, 그런 농담 그만해. 누가 보면 오해하겠어!”“오해? 누가 오해할 수 있겠어?”나박하는 껄껄 웃었다.“금정에서 우리 설 사장의 미모와 인품이 빼어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 내가 당신을 쫓아다니고 싶어 했던 일도 어제오늘 일이 아닌 걸 뭐!”“됐어!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옆에 있던 진서기가 자신도 모르게 퉁명스럽게 내뱉었다.“은아는 이미 임자가 있어!”“이분이시지. 바로 소문난 그 데릴사위 하현. 설은아의 남편이야!”“곧 혼인신고한다고 들었어!”“그러니 당신들한텐 기회가 없다니까!”생각지도 못했던 진서기의 발언에 현장에 있던 남자들은 갑자기 된서리를 당한 듯 어안이 벙벙해졌다.나박하를 비롯해 모든 사람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고 눈동자에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의구심이 가득했다.이 볼품없는 남자가 설은아가 결혼했던 전설의 그 데릴사위라니!다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 같았다.“그런데 최 여사님이 아주 싫어한다던데 재결합이 과연 성사될 수 있을까?”진서기는 웃는 듯 마는 듯한 오묘한 표정으로 말했다.“내 말인즉슨 설은아 정도의 조건이라면 이 데릴사위를 당장 발로 걷어차야 한다는 거야.”“지나가는 아무 남자나 잡아도 이 데릴사위보다는 낫지 않겠어?”“진서기!”설은아는 눈살을 잔뜩 찌푸리며 나무라듯 진서기를 노려보았다.모두가 좋은 친구 사이이고 진서기가 자신을 걱정하는 마음에 한 말이라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건 너무 무례했다.그러나 하현은 진서기의 말에 조금도 개의치 않으며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안녕하세요. 하현입니다.”화려한 옷차림을 한 십여 명의 사람들은 저마다 입을 삐죽거리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심지어 몇 명의 여자들은 하현의 더러운 시선에 자신의 긴 다리가 눈에 들까 얼른 다리를 모았다.그러나 나박하는 잠시 어리둥절했다가 오히려 자신의 명함을 꺼내 하현에게 공손히 건네

  • 재벌 사위면 될까?   4129장

    소항 회관 2층 888호 룸.하현 일행이 럭셔리한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안에 있던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 십여 명이 쳐다보았다.그들은 하나같이 화려하고 의기양양한 표정이었다.여자들의 목에는 커다란 보석이 달려 있었고 남자들의 손목에는 금빛이 도는 커다란 시계가 걸쳐 있었다.한 마디로 이 사람들한테서는 부귀하고 사치스러운 분위기가 풍겼고 낯선 사람에 대한 경시가 몸에 짙게 베어 있는 것 같았다.설은아 일행이 들어서자 그들은 모두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사람들은 설은아를 보자마자 눈동자에 희미한 빛을 반짝였다.머리를 매끈하게 뒤로 빗어 넘긴 젊고 유능한 남자들의 눈동자엔 설은아를 향한 음흉한 기운이 가득했다.설은아 같은 미녀는 이곳 금정에서도 매우 드문 게 분명했다.“설은아, 서기, 민아! 당신들 다 같이 왔네?”그때 머리가 약간 벗겨진 남자가 싱긋 웃으며 성큼성큼 다가왔다.그의 용모는 잘생기지도 훤칠하지도 않았지만 온몸은 명품으로 뒤덮여 있었다.얼굴에 기름기가 줄줄 흐르고 손가락에 커다란 금반지도 여러 개 끼어 있는 것으로 보아 졸부임이 분명했다.“나박하, 옷차림이 어떻게 아직도 이래?! 이제 육지로 올라왔으면 물속에서 놀던 티는 벗어나야지!”“좀 신경 써주면 안 돼?”“우리 모임에 자꾸 이런 식으로 오면 우린 당신이 우리의 품위까지 떨어뜨린다고 생각할 거야!”임민아는 차가운 눈길로 비아냥거리며 얼굴 가득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이 틈을 타 설은아는 하현을 향해 말했다.“이 사람은 나박하야. 금정 토박이지. 원래는 그렇게 거물급은 아니었는데 쓰레기 분류 사업에 뛰어든 뒤로 수조원의 자산가가 되었어.”“모두들 그를 두고 쓰레기 왕이라고 칭하지.”“그런데 듣기로는 최근 금정 관청에서 자체적으로 이 사업을 처리하려고 해서 나박하의 사업이 자칫 도산할 수도 있다고 했어.”하현이 이 말을 듣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임민아가 왜 그렇게 무시하는 투로 그를 대했는지 그제야 알 것 같았다.만약

  • 재벌 사위면 될까?   4128장

    하현은 두 여자의 차가운 시선을 느끼며 그녀들에게 힐끔 시선을 떨어뜨린 뒤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안녕하세요.”“은아, 우린 들어가자. 사람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야!”진서기는 소항 회관으로 들어가려는 하현의 앞을 가로막으라는 듯 임민아에게 슬쩍 눈짓을 했다.하현은 무심코 발을 떼려다가 줄곧 자신을 무시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던 임민아가 갑자기 앞을 막자 흠칫 놀랐다.“나한테 무슨 볼 일 있어요?”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하현, 더 이상 설은아한테 찝쩍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당신은 이미 설은아와 헤어졌어요. 그럼 깔끔하게 물러서요.”임민아는 차가운 말투로 내뱉었다.“사람은 눈치가 있어야 하는 거예요. 설 씨 집안사람들은 당신을 전혀 반기지 않아요. 모르겠어요?”“이제 알았으면 썩 꺼져요! 어서!”“이곳은 우리 같은 상류층 사람들이 오는 곳이지 당신 같은 얼뜨기가 오는 곳이 아니에요!”하현은 냉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나와 설은아 사이의 일은 당신들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지 않나요?”“설은아는 내 친구예요. 그러니 친구로서 당연히 이 정도는 할 수 있죠!”임민아는 턱을 치켜들고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은아가 마음씨가 고와서 당신이 이러는 것도 가만히 놔두는 거예요!”“그렇지 않고서 당신같이 능력도 없고 돈도 없고 역량도 부족한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은아와 함께 있을 수 있겠어요?”“은아는 타고난 미모에 붙임성까지 있는 사람이에요. 봉황이 노는 곳에 어찌 꿩이 알짱거릴 수 있겠냐구요?”“당신이 그럴 자격이나 된다고 생각해요?”여기까지 말한 임민아는 콧대를 잔뜩 치켜세우며 위엄을 과시하려 했다.그녀의 말을 들은 하현은 한쪽 입가를 살짝 말아올리며 냉소를 흘렸다.이윽고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임민아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임민아 씨, 맞죠?”“당신은 스스로가 너무 잘난 줄 아는 사람이군요.”“내가 어떤 사람이든, 자격이 있든 없든 그건 당

  • 재벌 사위면 될까?   4127장

    ”아니야.”하현은 설은아가 갑자기 간민효를 언급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얼른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엄도훈이 나한테 메시지를 보냈어.”“우리 쪽이 계약할 의향이 있는지 없는지 물어본 거야.”“그래서 회사 법무팀에 직접 물어보라고 연락한 거야.”하현의 설명을 들은 설은아는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화제를 돌렸다.“아, 갑자기 생각났어. 엄도훈이 당신한테 이러는 걸 보니 간민효가 당신한테 엄청 많은 도움을 줬었나 봐, 그렇지?”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이런 조그만 일에 간민효를 들먹일 필요는 없어.”설은아는 결국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만약 무성이나, 혹은 남원이나, 대구였다면 그녀도 그의 말을 믿었을 것이다.그러나 금정은 역사와 유서가 깊은 곳이었다.다른 곳과 비교할 곳이 아니었다.금정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하현이 이런 말을 하니 설은아는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녀는 억지로 자신의 마음을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왜냐하면 하현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분명 금정에도 그의 포석을 두었음이 틀림없다.하지만 문제는 아무리 이렇게 생각하려고 해도 그녀는 자신의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인정하기 싫은 질투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이런 생각에 사로잡히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이슬기를 떠올렸고 왕주아를 떠올렸고, 동리아를 떠올렸다.그녀의 마음은 더욱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청거렸다.질투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그들의 차는 그렇게 달리고 달려 으리으리한 소항 회관에 다다랐다.화려한 불빛이 눈앞에 일렁거렸고 많은 차들이 오갔다.곳곳에서 향기로운 바람이 퍼졌고 많은 미남미녀들이 드나들었다.차가 멈춘 후 하현은 설은아를 따라 걸어 나왔고 곧이어 마세라티가 멈추어 서는 것이 보였다.빼어난 몸매에 세련된 메이크업을 한 두 여자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두 여자는 설은아가 금정에서 안 지 얼마 안 된 비즈니스 파트너였다.한 사람은 진서기이고 다른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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