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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4화

식약청 직원들이 황급히 병원으로 달려왔다.

조치헌은 잔을 내려놓고 건들거리며 말했다.

“잘 보세요. 처방전에 아무 문제 없어요.”

조치헌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이 열리고 한 중년 남자가 직원을 데리고 들어왔다.

“올 거면 빨리 와야지 왜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해, 내가 너희 못 짜를 줄 알아?”

조치헌은 식약청 직원들도 하찮게 여겼다.

중년 남자가 모자를 벗으며 냉랭하게 말했다. “네가 누구를 짤라?”

조치헌은 남자의 목소리를 듣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눈을 부릅뜨고 자세히 보자 순간 멍해졌다.

“아버지?, 아버지가 여길 어떻게 오셨어요?”

“이런 사소한 일은 황 팀장이 오셔도 돼요.”

조치헌은 조숭동이 직접 온 것을 보자마자 놀라 조숭동 옆으로 바로 달려갔다.

조숭동이 조치헌에게 말했다. “네가 약값 조사 좀 나와 달라는 명령을 했다고 해서 왔다.”

“명령이요?” 조치헌이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 농담하지 마세요, 제가 어떻게 아버지께 명령을 해요.”

이때, 강책이 조숭동에게 처방전을 건네주며 말했다. “조 국장님, 국장님 아드님께서 저희에게 처방해 준 약입니다. 저희 같은 일반인들은 봐도 잘 모르겠으니 국장님이 직접 봐주세요.”

“네.”

조숭동은 대수롭지 않게 처방전을 받았다.

강책이 말을 덧붙였다. “국장님이 이 처방전을 보시면 총책임자가 확인한 것과 다름 없습니다.”

조숭동은 ‘총책임자’라는 말을 듣고 안색이 변하며 손으로 처방전을 꽉 쥐었다.

조숭동은 처방전에 있는 약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살펴봤다.

처방전을 살피던 그의 입에서 “이런!” 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약 값이 터무니없이 비싼 데다 약물의 양이 너무 많아 이대로 먹는다면 죽을 수 있을 정도였다. 입원비와 의료기 사용비도 원가의 수십 배 이상 비싼 가격이었다.

이 처방전은 돈을 뜯어내려는 것이 확실하다.

조숭동은 강책이 총책임자를 부른 것을 그제서야 알아차렸다. 그에게 아들의 죄를 뉘우칠 기회를 준 것이다.

하지만 조치헌은 여전히 알아채지 못했다.

조치헌이 조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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