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은 의자를 치며 큰 소리를 질렀다.“건방진 소리!!” 그 누구도 그에게 이런 언행으로 대한 적은 없었다, 심지어 그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당문호도 그에게는 시종일관 웃음을 내보였었다. 근데 무능력하고 찌질한 사위 강책이 그에게 그렇게 대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 이었기에 기가 차 말을 이어갔다.“강책, 너가 뭐라도 된 거 같은 것이냐? 우리 정가에 네가 그런 말을 할 권리는 아직 없다!” 이 말을 들은 강책은 화도 내지않을 뿐더러 여느 때와 같이 담담하게 정몽연에게 말했다.“이제 너가 들어가봐.” 정중은 썩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한번 가 보거라. 남자가 못하는 일을 여자가 해내는 걸 이 노인네에게 보여줘 보거라.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이야, 네가 입찰에서 하는 행동의 결과는 오로지 너가 책임져야 할 것이며. 우리의 가문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것을!’ 정몽연은 이 둘 사이에 끼어 매우 불편해했다.그녀는 숨을 내쉬고는 몸을 일으켜 금방 만들어놓은 듯 한 사무실로 향했다. 정봉성은 쌤통 이라고 여기며 말을 했다.“할아버지, 이건 제가 장담할 수 있어요, 10초안으로 쫓겨 날 거에요.” 정중은 차갑게 말했다.“저것은 다 자업자득인것이다, 저런 쓰레기를 곁에 두면 자기 자신도 쓰레기가 될 텐데, 그걸 정녕 모르는 것이냐?” 정몽연은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정몽연을 본 건설부 본부장 곽창의 눈에는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렇다, 기다리던 그 사람이 온 것이다.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곽창이 먼저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저기 혹시, 구소항 구역 정가의 어린 딸 정몽연양 맞으신 가요?” 정몽연은 긴장한 탓에 얼굴이 굳어버렸다.“네...네..저에요..” 곽창은 활짝 웃으면서 대답했다.“정아가씨 안녕하십니까, 여긴 입찰 건설에 대한 계약서입니다. 한번 보시고 아무런 문제가 없으시면 마지막 장으로 넘어 가셔서 사인 해주시면 됩니다.” 정몽연은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몰라 멍만 때리고 있었다.이렇게 일
정중도 말을 더했다.”내가 일찍이 말하지 않았느냐, 네 그깟 회사가 무슨 수로 입찰을 성공 한단 말이냐. 모든 실패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자, 이 할아범이랑 가자꾸나. 그리고 다음부터 저 무능력한 쓰레기 말은 듣지 말거라, 네 얼굴에 먹칠만 할 뿐이야.” 두 사람은 몸을 일으켜 나가려는 순간, 정몽연은 들릴까 말까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할아버지, 둘째 오빠, 저 계약했어요.” “응, 알겠어.. 응? 뭐?” 정중은 그녀의 말에 순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앞으로 향하는 발자국을 뒤로 돌려 정몽연을 큰 눈으로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한번 더 물었다.“계약을 했다고? 똑바로 말해 보거라.” 정몽연은 손에 있던 계약서를 보여주며 말했다.“이번 건설 프로젝트의 계약서 에요. 제가 맡게 됐어요.” 쿵!정몽연이 절대 계약을 따낼 수 없다고 생각한 정중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는 말했다.“말이 되는 소리를 하거라!” 정봉성도 놀라며 말했다.“동생아, 아무런 증거도 없이 함부로 지껄이면 안되는 거야.” 정몽연은 그에게 답했다.“계약서 에요, 직접 확인해보시면 되겠네요.” 정중은 계약서를 그녀의 손에서 빼앗아 한장 한장 꼼꼼히 살폈다. 그 건설 프로젝트의 계약서가 맞았고, 찍힌 도장도 건설부 쪽의 도장이 확실했다. 정봉성은 강조하며 말했다.“할아버지, 이 계약서 위조 된 거 아니에요? 좀 자세하게 봐요.” 강책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몽연이는 들고 간 게 없는데 위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게다가 30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요.” 정중은 계약서를 더욱 더 꼼꼼히 살피면서 말했다.“아니, 이건 위조 된 게 아니야. 그 계약서가 맞아.” 그는 고개를 들어 정몽연을 바라보며 물었다.“이 할아버지한테 똑바로 말해 보거라. 대체 어떻게 계약한 것이냐? 곽창은 분명 정가 라는 말만 듣고 봉성이를 쫓아냈는데, 왜 너랑은 계약을 한 거지?” 정몽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대답했다.
강책이 말했다.“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강책은 정몽연의 손목을 잡고 정중과 정봉성사이를 가로질러 지나갔다. 그 순간까지도 정중은 화가 가라앉혀지지 않아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살면서 단 한번도 이런 굴욕을 당한 적 없었다. 두 사람은 차에 올라타고, 정몽연은 계약서를 조심히 차에 두었다. 그리고 그 둘은 그 자리를 떠났다. 떠나는 길에 그녀가 물었다.“어떤 사람이 계획서를 곽창한테 이미 보여 줬다던데, 그거 너 맞지?” 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나야.” 그녀가 물었다.“그래, 그럴 줄 알았어. 이렇게 일이 술술 풀릴 리가 없지. 근데 대체 어떻게 한 거야?” 그는 그녀의 말에 답했다.“사실 우연이라고 말해야 맞는 거 같아. 내 오랜 라이벌이 건설 쪽에서 일하고 있거든, 서로 만나서 그냥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철거개조에 대한 주제가 나왔어. 그래서 난 그냥 사람 찾아서 계획서를 만들었고, 친구한테 그 계획서를 곽본부장한테 전해달라고 부탁했지. 근데 그 계획서가 본부장 마음에 쏙 들었나봐, 바로 그 계획서로 정해졌다고 하더라고. 근데 그 계획서, 내가 너 이름으로 낸 거거든. 그 일이 지금 이 상황을 만들어 낸 거야.” 좀 이상한 이유였지만, 적어도 빙빙 둘러 댈수는 있는 내용 이였다. 정몽연도 그의 말을 듣고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그녀가 말했다.“네가 날 위해서 한 행동 인건 아는데, 이번껀 할아버지한테 너무 심했어. 강책, 가능만 하다면 난 이 프로젝트 본사로 넘기고 싶어. 그래도 저분은 내 할아버지야, 난 가족이랑 싸우기 싫어. 게다가 내 회사로는 이 큰 프로젝트 절대로 완성 못해. 일은 일이고, 사적 인건 사적인거야. 본사 쪽 에서 해결하는 게 더 맞지 않나 싶어.” 강책은 미소를 띈 체 정몽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이건 네가 선택하면 되는 거야, 나한테 굳이 말할 필요 없어. 난 그냥 뒤에서 네 이익 위해서 도와주는거고, 어떻게 나눌 지는 너가 알아서 하면 되는
”이건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강책은 그저 데릴사위일 뿐인데, 감히 내 앞에서 까불고 있어? 내 가만두지 않을거야!”정봉성이 느릿느릿 걸어 들어오며 말했다.“할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사실, 이 일은 아직 해결할 수 있어요.”“어떻게 해결한단 말이냐?”정봉성이 대답했다.“할아버지가 여동생에게 계열사 신분으로 입찰하라고 했지만 그건 구두로만 돼 있을 뿐 글로도 적혀 있지 않은데, 할아버지가 인정 안 하면 그만 아닌가요?”“게다가, 그 애의 계열사도 할아버지가 직접 일궈내신 건데, 그렇다면 명백한 정 가네의 일부분입니다! 동생이 독식하려고 하는데, 저희 종가가 그렇게 내버려 둘 순 없죠!”“아무리 좋게 봐줘둬, 동생이 독식할 만한 능력이 있기라도 하나요? 우리 종가의 도움 없이 그 애가 무슨 수로 돈과, 사람과, 기술을 얻을 수 있겠어요? 아무것도 없는데, 프로젝트를 어떻게 성사시키겠어요.”정중이 그의 말을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계속 말해보거라.”정봉성이 사악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그래서 할아버지, 제 생각에는 계약서를 뺏는 게 완전히 가능할 거고요, 여동생을 제치고 저희 종가가 스스로 이 대형 프로젝트를 완성하시죠. 그 계약서도 제가 똑똑히 봤습니다, 서명자는 정용제조, 그러니까 우리 정 가네고 구체적으로 동생의 계열사를 언급한 게 아니죠. 정 가는 할아버지께서 회장님이니 결정권은 할아버지한테 있겠죠.”정중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계약서는 몽연이가 사인한 건데, 내 그걸 뺏어와 그 아이를 쫓아내 버리면 너무 의리가 없는 거 아니냐.”“무슨 의리요? 사람들이 할아버지를 모욕했을 때, 걔는 할아버지의 체면을 생각이라도 했나요?”정중이 머리를 끄덕였다. 오늘 그 모욕은 그를 정말 괴롭히고 있었다.계약서가 체결된 것은 확실히 정용제조였다. 정중이 원한다면, 억지로 빼앗아오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그리고 할아버지, 그건 몇 천억 대 프로젝트예요. 그런데도 안 하시겠다고 하실 거예요?”정봉성이 비열한 웃음
저녁 식사를 마치자 장인 정계산은 강책을 소파에 불러 앉혔다.“강책아, 내가 왜 불렀는지 알겠니?”강책이 고개를 저었다.그러자 정계산이 조금은 실망한 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내가 널 부른 이유는 경고를 주기 위해서다. 시간이 나면 하루 종일 집에만 있지 말고 생산적인 일을 해야지 않겠니. 너도 봤다시피 우리 집 몽연이가 예쁠 뿐만 아니라 그렇게 큰 계약건까지 성사시켜 점점 더 위로 올라가고 있다.”“그런데 너는? 하루 종일 일도 안 하고 우리 몽연이만 의지하면서 사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지금의 너는 우리 몽연이와 전혀 어울리지 않아!”그때 정몽연이 다가와 그의 말을 듣고는 안색이 차갑게 변했다.“아빠, 어떻게 강책한테 그런 식으로 말할 수가 있어?”“내가 뭘 말이냐?”정계산이 정색하며 말했다.“난 모두 사실만 얘기했다. 너는 지금 대형 프로젝트의 책임자이고, 후에 몇 백억을 벌어 출세할 게 눈에 보이는데, 이런 보잘것없는 놈이랑 비교할 수 있겠니?”“아빠!”“어쨌든 지금의 너는 강책보다 훨씬 낫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정계산이 강책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내 너에게 시간을 준다는 약속은 지키지만, 난 이 시간 동안 딸에게도 더 좋은 남자를 찾아줄 거다. 네가 만약 성공하지 못한다면, 우리 딸을 더 이상 기다리게 하지마라. 알아듣겠나?”강책은 냉담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너 스스로 잘 생각해 보거라.”정계산이 몸을 일으켜 침실로 걸어 들어갔다.정몽연이 강책의 옆에 앉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물었다.“왜 나를 말 못 하게 막는 거야? 만약 아빠가 네가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걸 알면 분명 너에 대한 생각이 바뀔 텐데.”강책이 희미한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그럴 필요 없어. 어차피 계약은 내 친구를 통해서 성사시킨 거니까, 아비님께서도 인정하지 않으실 거야.”“하지만……”강책이 몽연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몽연아, 내가 다 계획이 있으니까 넌 걱정하지 마. 조만간 내 진짜 실력을 증명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지?”“안 되겠어, 찾아가서 말해볼래.”그러자 강책이 그녀를 붙잡으며 말했다.“가지 않아도 돼.”“왜? 그럼 우리가 성사시킨 계약건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종가에 줘버리라고? 할아버지는 차라리큰언니한테 호의를 베풀지언정 계약을 성사시킨 나한테는 아무런 호의도 주지 않아. 이건 정말 너무한 거 아냐?”“일단 침착해, 이 일은 너무 조급해하지 않아도 돼.”강책이 말했다.“어째서?”“정 가에서는 너 말곤 아무도 이 프로젝트를 맡으려 하지 않거든.”정몽연이 이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하지만 이미 계약까지 마쳤는데, 도시 건설국이 번복하려고 해도 너무 늦은 거 같은데.”“계약은 계약이고, 이 일은 이 일이지.”“몽연아, 걱정하지 마. 이 프로젝트는 네가 할 거야, 아무도 못 뺏어.”“할아버지가 너한테 이틀 휴가를 줬다고 했지? 그럼 밤에 도시에서 나가서 한 바퀴 돌고 오는 거 어때?”정몽연은 여전히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이게 무슨……”“내 말대로 해, 가자.”강책은 정몽연을 끌고 나갔고, 밤새 강남시를 빠져나갔다.……이틑날 아침, 정 씨 집안에서 알아주는 인물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정중, 정봉성, 정자옥, 당문호 네 사람 모두 현장에 와 있었고, 레드 카펫과 화환을 두어 도시 건설국의 사람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아침 9시경이 되자, 부국장 곽창이 사람들을 데리고 정용제조로 도착했고, 그들은 곧장 회의실로 들어섰다.각자 자리에 앉자 정자옥이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곽창 부국장님, 저는 정 씨 집안의 장녀 정자옥입니다. 이번 건축 프로젝트의 책임자로서, 부국장님께 당사의 기획을 보다 상세히 설명하고, 세부 사항을 협의하고자 합니다.”그러자 곽창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만.”그가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는 말을 이어갔다.“내가 기억하기로는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는 정몽연 여사라고 알고 있는데, 자네가 아니지 않나?”정자옥이 당황한 기색을 보이자, 정중이 말을 꺼냈다.“몽연이는
”잘 알겠습니다.”정중은 쓸쓸한 표정으로 정봉성을 가리키며 말했다.“몽연이게 전화해서, 지금 당장 오라고 하거라.”“예, 할아버지.”뚜…뚜…뚜…전화가 울린 지 1분이 돼서야 정몽연이 전화를 받았다.정봉성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한 말투로 말했다.“정몽연, 전화를 왜 이렇게 안 받아? 빨리 회사로 와.”하지만 휴대폰에서 들려온 건 한 남성의 목소리였다.“둘째 형이죠? 미안하지만 몽연이는 못 갑니다.”사람들은 모두 강책의 목소리라는 걸 알 수 있었다.정봉성이 물었다.“무슨 말이지?”“할아버님께서 몽연이에게 이틀 휴가를 주시지 않았나요? 그래서 제가 몽연이를 데리고 싼야로 와서 지금 해변에 선탠 중입니다. 그렇게 바로 돌아가지 못해요.”“너 이 자식!!!”정봉성은 조금 있으면 곧 터질 듯한 얼굴을 하며 울분을 토해냈다. 이렇게 급박한 상황에 그 둘은 시답잖은 선탠을 하고 있다고?“전화 이리 내.”정중이 고함을 질렀다.그가 전화를 받자,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강책, 그만하지. 우린 지금 부국장님과 건설 계획을 상의 중이다. 중요한 일이니 잔꾀 부리지 말고 몽연이한테 당장 오라고 하게. ““저는 잔꾀를 부리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정말로 싼야에 있고요. 믿기 힘드시면, 사진을 찍어서 보내 드릴까요?”정중은 이내 화를 억누르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그럼 빨리 비행기 표를 예매해서 돌아와!”“돌아가서 뭘 하죠? 제가 알기론 프로젝트 책임자는 큰 누님이고, 프로젝트 또한 본사가 관리하는데 우리 몽연이와 무슨 관련이 있죠? 할아버님이 특별히 허락하신 이틀 휴가잖아요?”정중은 빨개진 눈으로 이를 악물고 주먹을 꽉 쥐며, 테이블을 다 부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도시 건설국 사람들이 현장에 있던 탓에, 그는 화를 간신히 참아내며 말했다.“그래, 내가 잘못했다. 어떤 일은 몽연이가 와서 처리할 수밖에 없어. 빨리 비행기 표를 사서 돌아오거라, 몽연이에게 프로젝트 담당자 자리를 다시 내어주마.”몇 십 년의 세월 동안 정중은 처음으로 자신보
오늘은 아무래도 할아버지를 한 방 먹인 것 같다.두 사람은 싼야에서 하루 종일 먹고 논 뒤, 비로소 허둥지둥 강남으로 돌아갔다. 그들이 돌아갔을 때는 이미 날이 완전히 어두워진 뒤였다.정중은 강책이 공항에서 돌아오는 길에 또 다른 잔꾀를 부릴까 두려워 일부러 사람을 보내 공항으로 두 사람을 픽업해 회사로 데려왔다.두 사람이 회의실로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 9시가 다 되어 있었다.사무실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찼고, 곽창은 당황한 기색 없이 다시 정 씨 집안의 회사 건물로 도착했다.정중이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며 말을 꺼냈다.“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회의를 진행해 볼까요?”정몽연은 몸을 일으켜 전반적인 계획을 쭉 한번 훑은 뒤 세부적인 사안들을 논의하며 회의는 진행되었고, 회의는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이어졌다.모든 논의가 끝난 뒤 곽창은 정몽연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좋아요, 정말 잘했습니다. 역시 난 사람을 잘 보는군.”“정몽연 여사가 건축 프로젝트의 책임자라서 내가 정말 안심이 되는군요.”곽창이 웃으며 자리를 떠났고, 정몽연이 정중 앞에 다가섰다.“할아버지, 의논하고 싶은 게 있어요.”“응? 정 여사께서 나 같은 노친네와 의논할 게 있다고?”“할아버지……”“말하거라.”“제 생각엔 이 프로젝트는 아무래도 본사가 맡는 게 맞는 거 같아요.”그러자 정중이 차갑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흥, 그래도 약삭빠르게 구네. 이 프로젝트는 절대 너 혼자서 진행할 수 없다. 걱정 말렴, 본사가 도와주마. 프로젝트 책임자는 그대로 네가 하고.”말을 마치자 그가 몸을 돌려 회의실을 나섰다.다른 친척들도 모두 그를 따라나섰고, 하나같이 정몽연을 악랄한 시선으로 바라봤다.그녀는 정 씨 집안으로부터 철저히 고립되었고, 기분이 우울해졌다.그러자 강책이 다가와 그녀를 끌어안으며 말했다.“네 친절함이 또 이렇게 악의적으로 평가받네, 네가 본사에 프로젝트를 책임지게 하는 건 그들한테 이익을 양보하는 것과 같은데 말이야. 결국 할아버지는 고마워하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