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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장본인 주제에

장하리는 그 뜻을 제대로 헤아릴 수 없어 조용히 차만 몰랐다.

다만 먼 곳에 세워져 있는 차 한 대를 보고서는 온몸이 굳어졌다.

그늘에 가려진 그 차의 형태는 장하리가 알고 있는 차 한 대와 너무 비슷했다.

눈살을 찌푸리며 차창을 열고 명문을 확인하려고 했으나, 그 차는 이미 가뭇없이 사라져 버렸다.

순간 나타난 환각이 아니었는지, 장하리는 그 남자가 병원으로 자기를 보러 왔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여 차창을 올리고 묵묵히 차를 몰고 회사로 돌아갔다.

성혜인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다른 차 한 대가 바로 앞에서 멈추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차에서 백현문은 성큼성큼 내려와 성혜인을 무시하고 건물로 들어섰다.

차가운 빛이 성혜인의 두 눈에서 번쩍였으나 경비에게 막으라고 하지 않았다.

강에서 유해은을 건지지 못했으니, 유해은 스스로 회사로 돌아왔을 것이라며 헛된 희망을 품고 찾아온 것이 분명하다.

백현문은 최근 들어 일 벌레나 다름없었던 유해은이기에 지금 S.M에 있으면서 자기한테 일부러 알려주지 않고 있다며 생각했다.

하지만 가장 위층에서 샅샅이 찾아봐도 유해은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S.M 직원들은 지금 모두 정신병 환자를 보고 있는 듯한 시선으로 백현문을 바라보고 있다.

성혜인은 엘리베이터에 올라 가장 위층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우르르 에워싸 왔다.

“사장님, 조금 전에 어떤 미친 X이 쳐들어왔습니다.”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성혜인은 덤덤한 투로 말하고 나서 바로 자기 사무실에 들어섰다.

이제 막 자리에 앉았는데, 갑자기 “펑”하고 문이 확 열렸다.

백현문은 단번에 문을 차버리며 사무실 안으로 거침없이 들어왔다.

“성혜인, 네가 유해은 숨겼지?”

이에 성혜인은 마냥 우습기만 하며 천천히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입을 열었다.

“백현문 씨, 나한테 물어보는 게 아니라 그쪽 동생한테 그동안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물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학창 시절에 아주 좋은 기회가 주어져 해외로 유학 갈 수 있었던 유해은 씨였는데, 당신 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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