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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어떻게 혜인이 마음을 얻었는지

그의 시선은 마치 칼처럼 그녀를 한 조각 한 조각 베어버릴 것만 같았다.

침대 밑의 침대 시트를 조용히 꽉 쥐고 성혜인은 침을 꿀꺽 삼켰다.

반승제는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강한 질투심이 마음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것을 느꼈고, 심장은 마치 날카로운 무언가에 의해 통과된 것 같았다.

그런데 바로 이때, 심인우가 와서 문을 두드렸다.

“대표님, 점심을 가져왔습니다.”

그녀가 깨어나면 먹을 수 있도록 반승제가 특별히 분부한 것이었다.

그는 시선을 푹 늘어뜨린 채 마음속의 감정을 억누른 다음 도시락을 건네받았다.

심인우는 병실 안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서둘러 빠져나갔다.

문이 닫히자 반승제는 병상으로 돌아가 몇 가지 정갈하게 포장된 반찬을 내놓았다.

그는 죽을 숟가락으로 두 번 저어 뜨겁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죽 한 숟가락을 떠서 그녀의 앞에 갖다 놓았다.

“먼저 뭐 좀 먹어.”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었지만, 반승제는 일단 밥을 먹인 다음 보자고 생각했다.

성혜인도 이 상황이 피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내가 잠꼬대를 했다니...’

머리를 여러 번 돌렸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아니 잠시만, 근데 자기는 다른 여자랑 잠도 자면서 왜 나는 안돼? 심지어 현실도 아니고 꿈에서 그냥 다른 이성 이름을 말했을 뿐인데?’

이런 생각이 들자 성혜인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었다.

‘내로남불이면 안되지, 게다가 우리는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 어차피 지금도 어떻게 그 라미연이라는 여자 환심을 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을 텐데.’

곧이어 그녀는 마음 편히 입을 벌렸다.

하지만 사람을 돌보는 데 워낙 서툴렀는지라 반승제는 죽을 먹이는 것조차 자꾸 흘려댔다. 심지어 죽을 식히려고 후후 부는 동작마저 서툴러 보였다.

그렇게 한 숟가락씩 반 그릇쯤 먹였을 때, 성혜인은 한쪽에 있는 반찬 몇 개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반찬도 좀 먹여주시면 안 돼요?”

반승제는 그제야 줄곧 죽만 먹이고 반찬을 주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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