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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그렇게 내가 보기 싫어?

성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왠지 내가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는 것 같은데...’

반승제는 두 손으로 침대를 받치고, 길고 예쁜 손끝으로 이불 위를 두드렸다.

“성혜인, 이게 무슨 뜻이야? 내가 널 구했다는 사실에 뭔가 실망한 것 같다? 다른 남자가 널 구해주길 바랬던 거야, 뭐야?”

그는 어두운 안색으로 분노에 찬 눈빛을 반짝였다. 입꼬리마저 씩 올라간 게 확실히 질투를 하는 모습인 듯했다.

하지만 성혜인은 그의 말을 전혀 듣지 못했고 반승제가 인정했을 때, 그녀의 마음은 이미 멀리 달아났다.

‘제원대 다음으로 이번이야. 하지만 너무 비현실적인 일이라 제원대의 일은 그냥 잊기로 했지. 하지만 이번은...’

그녀는 미심쩍은 듯 반승제를 바라보았고, 그 역시 성혜인과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자신을 의심하는 것 같은 성혜인의 눈빛을 알아채고 반승제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윽고 그는 한껏 차가워진 안색으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정말 다른 누군가가 널 구해주길 바랬던 거야?”

“아니요.”

그가 혹여라도 병원을 부숴버릴까 봐 성혜인은 서둘러 대답하며 눈을 감고 몸을 뒤로 기댔다. 그러고는 피곤한 듯 다시 잠을 청했다.

“왜? 그렇게 내가 보기 싫어?”

그는 일부러 트집을 잡듯이 한쪽에 앉았다.

성혜인은 눈을 뜨지 못하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좀 피곤해요.”

그러자 순간 반승제도 아무 말 하지 않고 심지어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기까지 했다.

“그럼 더 자. 내가 여기서 지켜줄 테니까.”

정말 피곤했던지라, 성혜인은 반승제에게 반박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때, 문득 장하리도 자신과 함께 물에 빠졌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장 비서는요?”

“괜찮아. 다른 병실에서 지금 자고 있어.”

그제야 성혜인은 아무 말 하지 않고 정말 곤히 잠이 들었다.

반승제는 성혜인의 옆을 지키며, 가끔 휴지로 그녀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주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돌보는 데에 서툴러, 그는 땀을 닦아준답시고 성혜인의 머리카락을 몇 가닥 잡아당기기도 했다.

잠에 든 성혜인이 눈썹을 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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