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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얌전한 모습

방안의 불은 켜져 있고 누구도 다시 끄지 않았다.

성혜인은 잠이 오지 않을 줄 알았지만, 졸음이 스르르 밀려오더니 잠에 들어버렸다.

한편, 짐을 챙기러 오라는 반승제의 부름에 심인우는 한걸음에 달려와 지금 아래층에 있다. 유경아가 문을 열어주었다.

지금껏 반승제의 곁을 함께해 온 심인우는 완벽한 비서라고 할 수 있다.

심인우는 고개를 들어 위층을 바라보았는데, 아무런 기척이 들리지 않자, 유경아에게 물었다.

“아주머니, 대표님과 페니 씨 또 싸우셨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급하게 연락 와서 짐을 챙기라고 할 리가 없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먼저 가서 주무세요. 대표님 짐은 제가 챙기고 떠나겠습니다.”

시간은 이미 늦었고 유경아도 나이가 있어 날밤을 새우면 안 된다.

하여 유경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심인우는 위층으로 올라갔는데,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지 일부러 발걸음을 가볍게 내디뎠다.

하지만 방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하다.

반승제가 묶고 있는 침실 밖에서 귀를 쫑긋하고 한참 동안 들었는데도 조용하다.

이에 심인우는 두 사람이 당분간 화해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지금, 이 상황에서 들어가면 정말로 눈치가 없는 것이다.

마치 오지 않은 것처럼 심인우는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

다행히 심인우의 방해를 받지 않아 두 사람이 날이 밝을 때까지 쭉 잘 수 있었다.

반승제는 잠에서 깨어날 때,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햇살을 막으려고 손을 들었다.

다른 한 팔은 무엇인가에 억눌려서 저리기 그지없었다.

움직이려고 하자, 고개를 돌려보니 품 안에서 곤히 자는 성혜인이 보였다.

푹 잠든 모습에 새근새근 들리는 숨소리까지 아이가 자는 듯했다.

순간 반승제는 차마 움직일 수 없었다.

물끄러미 천장을 바라보며 어젯밤 일을 떠올려 보았다.

너무 졸린 바람에 미처 옷을 갈아입지도 못하고 잠에 들어 버렸고 그 후로는 의식이 없었다.

아침부터 달콤한 상황에 반승제는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러 올랐다.

조심스럽게 몸을 돌려 성혜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날 밤이 성혜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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