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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3화 사실 처음이었지

“남자구실 못 한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

반승제도 눈꼬리가 살짝 붉어졌다. 입술도 마찬가지로 부어오른 모습이다.

조금 전, 닳도록 키스한 두 사람의 입술은 퉁퉁 부어올라 새빨갛다.

문 꼬리를 잡고 성혜인을 내려다보고 있는 반승제의 눈빛에서 억울함도 보였다.

“너 제원 대학교 나온 거 맞아? 남자구실을 못 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몰라? 달아오르게 해놓고 가버리면 난 어떡해? 오래 참으면 병 나. 앞으로 나한테 아이가 없다면 그것도 모두 네 탓이야.”

반승제의 뻔뻔스러움에 성혜인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몰래 그곳을 힐끗 보았는데, 말 그대로 아무런 기척도 보이지 않았다.

반승제는 문에 기대어 지그시 눈을 감았다. 성혜인에게 알아서 처리하라는 듯한 자태를 보이며 말이다.

너무 솔직하고 너무 당당한 반승제의 모습에 성혜인은 정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정말로 남자구실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반태승은 반드시 물어볼 것이다.

그때가 되면 반승제는 뻔뻔한 얼굴로 모든 잘못을 성혜인에게 돌릴 것이다.

이는 결코 감당할 수 없는 것으로 절대 그런 일이 있게 해서는 안 된다.

성혜인은 침을 꿀꺽 삼키며 입을 열었다.

“반승제 씨, 남자구실 못하게 된 거 어떻게 알았어요?”

“반 대표님”이라고 하지 않고 이름 석 자를 부르고 있다.

이에 반승제는 눈초리를 떨며 천천히 두 눈을 떴다.

걱정한 기색이 역력한 성혜인의 모습을 보아하니 반승제의 말에 제대로 넘어간 것 같다.

짧은 시간 내에 흥분했다가 갑자기 차분해졌으니 문제가 나고도 남을 노릇이다.

“병원에 가서 진단 받아봐요.”

도대체 뭐가 사실인지 성혜인도 판단이 서지 않았다.

반승제도 순간 마음이 짠해졌다.

성혜인을 놀리려고 했던 말인데, 남녀 사이의 일에 무방비한 것을 보고 좋기도 하면서 안쓰러웠다.

산전수전 다 겪은 여자인 줄만 알았는데,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혜인아, 너…”

놀리려고 했던 반승제는 성혜인의 얼굴을 보자마자 낭패를 보이며 먼저 시선을 옮겼다.

“나하고 했던 그날 밤, 사실 처음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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