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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포기를 모르는 윤단미

서민규는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반승제의 속셈을 똑똑히 알고 있기에 일부러 더 조용히 배경 역할을 해줬다.

반승제가 느긋느긋 과자를 다 먹은 다음에야 성혜인은 서민규에게 물었다.

“혹시 커피 있어요?”

“그럼요, 제가 내려올게요.”

성혜인은 머리를 끄덕이고 빈 과자 봉지를 쓰레기통에 넣었다. 그러자 반승제의 입가에 서린 미소가 점점 더 선명해졌다. 그러다가 그녀를 확 끌어당기며 입을 맞췄다.

“너한테 비서 일이 아주 잘 맞는 것 같아...”

반승제가 말을 끝내기 바쁘게 문 앞에서 컵을 떨어뜨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성혜인은 황급히 그를 밀어냈다.

손에서 커피가 뚝뚝 떨어지는 채로 문 앞에 멈춰 선 서민규의 얼굴에는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조금 전의 장면을 보고 많이 놀란 듯한 반응이었다. 그는 사과하면서 머리를 푹 숙이더니 깨진 컵을 정리하고 나서 부랴부랴 밖으로 나갔다.

성혜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어쩐지 반승제가 일부러 키스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참 쓸모없는 경쟁의식이다 싶기도 했다.

머리를 돌려보니 어느샌가 손안의 서류에 집중한 반승제가 보였다. 마치 서민규가 갑자기 나타날 줄 몰랐다는 듯이 말이다.

어찌 됐든 이선과의 만남은 아주 순조로웠다. 인테리어는 네이처 빌리지에 인력을 더해준 덕분에 보름 안에 완공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럼 우리는 포름알데히드를 테스트할 때 다시 만나요. 페니 씨가 직접 고른 목재로 인테리어 한 거라 큰 문제는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 회사에서 테스트를 준비했어요.”

성혜인은 머리를 끄덕이며 몸을 일으키더니 이선과 악수했다. 이선은 그녀를 바라보다 말고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반승제를 힐끗 봤다.

BH그룹으로 돌아간 다음 두 사람은 대표이사실 앞에서 윤단미와 마주쳤다. 윤단미의 모습은 아주 초췌했다. 그녀는 몇억 원의 돈으로 만족하지 못했고 아직도 김경자를 이용해 반승제와 결혼하기를 꿈꾸고 있었다.

“승제야...”

성혜인은 빠르게 뒤로 물러나 엘리베이터에 들어갔다. 반승제가 말릴 새도 없이 말이다. 그렇게 혼자 남은 반승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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