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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낭패

성혜인은 온몸이 굳어버렸다.

‘선물?’

“페니야, 오늘은 내 생일이야. 설마 선물도 준비 안 하고 나한테 부탁하러 온 건 아니지?”

성혜인은 그제야 상황을 이해하며 말했다.

“죄송해요, 대표님. 지금 가서 바로 준비해올게요.”

반승제는 눈을 가늘게 뜨며 안색은 어둡게 변했다.

성혜인은 그가 화를 낼까 두려워 서둘러 그의 입술에 뽀뽀했다.

끓어오르던 괴로운 기운이 조금 가라앉자,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가서 준비해올게요. 반드시 대표님이 만족할 수 있는 거로요.”

반승제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성혜인이 말을 덧붙였다.

“몇 시간이면 돼요. 다들 저녁쯤에 식사하실 거잖아요?”

화가 눈 녹듯이 사라진 반승제는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 하지만 말투는 여전히 좋지 않았다.

“네가 뭘 선물하는지 내가 똑똑히 볼 거야.”

두 사람이 아래층으로 내려올 때, 온시환은 반승제의 얼굴이 이렇게 빨리 바뀔 줄 생각지 못했다.

‘방금 그렇게 포악한 상태로 올라가 놓고는, 10분도 안 되는 사이에 이리도 평화롭게 내려온다고?’

그는 자기도 모르게 반승제의 사타구니 쪽을 힐끗 쳐다보았다.

‘이렇게 빨리?’

반승제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설명하기가 귀찮았다.

성혜인은 서둘러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 뒤 반승제에게 말했다.

“대표님, 빨리 돌아올게요.”

그녀가 자리를 뜨자, 온시환이 손에 들고 있던 풍선을 내려놓았다.

“무슨 일야, 페니 씨가 너를 이렇게 빨리 달랜 거야?”

‘너무 쉽게 해결한 거 아니야?’

반승제는 무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아까 나 화나지 않았어.”

앉아있던 사람들은 전부 말없이 쓰레기통을 쳐다보았다. 조금 전 깨진 술잔들이 그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온시환은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화나는 상황에서도 어쨌든 페니 씨를 도와준 거잖아. 승제가 여자 달래는 데는 재주가 없긴 하지만, 중요한 타이밍에는 그래도 믿음직스럽네.’

테이블에는 다시 새로운 술들이 올려졌다. 반승제의 기분은 눈에 띄게 좋아졌고 그는 심지어 서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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