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단미는 지금도 매우 걱정하고 있다. BH그룹에 투자받기까지 겨우 2, 3일, 내일은 또 반승제의 생일이기도 한데, 무리 내에서는 반승제가 디자이너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때문에 윤단미는 반드시 뭐라도 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윤씨 집안은 BH그룹의 덕을 보지 못할 테니 말이다.그때, 누군가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택배가 도착했다는 것이었다.윤단미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건을 받으러 나갔는데 뜻밖에도 그곳에는 노트가 놓여있었다. 게다가 그 안에는 망가진 칩도 들어있었다.윤단미는 반승제가 전에 자신이 보낸 노트를 갖고 가 조사를 해본 게 떠오르며, 이 노트가 분명히 무슨 큰 의미를 담고 있을 것이라고 순간적으로 느꼈다.그녀는 미칠 듯이 기뻐하더니 곧바로 반승제에게 전화를 걸었다.현재 시각은 거의 자정이 되어갔다. 12시가 되면 바로 반승제의 생일이다.몇 명의 친한 친구들은 모두 그에게 올해의 생일은 어떻게 보낼 계획이냐고 물었다.이전의 습관대로라면, 그는 먼저 온시환을 비롯한 몇 명의 사람들과 모임을 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반태승이 돌아왔기 때문에, 먼저 그를 보러 갔어야 했다.11시 50분, 윤단미는 사진과 함께 반승제에게 문자를 보냈다.「승제야, 이게 네가 말하던 물건이야?」반승제는 소녀스러운 커버에 칩이 들어있는 노트를 보고, 바로 서주혁에게 사진을 보냈다.그러자 서주혁은 순간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바로 이 노트야, 윤단미한테 있던 거야?”그때, 윤단미는 또 반승제에게 문자를 보냈다. 직접 가져다주겠다는 것이었다. ‘얼굴 보고 생일 축하한다고 얘기해줘야지.’그렇게 윤단미는 흥분된 마음을 안고 서둘러 밖으로 나가 차에 몸을 실었다.그러나 차가 겨우 3㎞를 나갔을 때, 그녀는 누군가에 의해 멈춰 섰다.자동차 번호판이 가려진 차가 그녀의 앞에 가로놓여졌기 때문이다. 그녀가 뒤로 물러서려고 하자 갑자기 뒤에 두 대의 차량이 멈춰 섰다.윤단미는 보디가드로 보이는 몇 명의 사람들이 차 옆으로 오는 것을 보았다.
한편, 먼 곳의 자동차 안에서 반승제는 말없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담배를 쥐고 손바닥은 창문 밖에 걸치고 있었는데, 차 안은 살을 에는듯한 차가운 공기가 맴돌았다.화가 나는 것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올라, 그의 눈가는 옅게 붉어졌다.서주혁은 한숨을 쉬며 등을 뒤로 기댔다.“그 사람들 무슨 유령같이 매번 나타날 때마다 헬리콥터 타고 떠나네. 게다가 모두 무법자들이라 아무런 정보도 찾을 수 없어. 하지만 이번이 가장 큰 움직임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점점 많아질 거야.”반승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반씨 집안도 세력이 강했지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런 무법자들을 만났을 때는 그들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상대를 잡은 적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들은 늘 잡히기 전 1초 전에 시체로 변해있었다.아무런 신상 정보가 없는 시신은 그들이 원하는 답안을 줄 수 없었다.반승제는 핸드폰을 꺼내 보더니 손을 들어 미간을 꾹꾹 눌렀다.“돌아가자.”그날 밤은 오직 성혜인만이 날이 밝을 때까지 편안하게 잠을 잤다.다음날 회사에 도착해서, 성혜인이 자리에 앉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온수빈의 매니저가 사무실로 들이닥쳤다.“사장님, 수빈 씨가 실종됐습니다!”순간 가슴이 덜컹하며 성혜인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실종됐다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매니저는 놀라서 우물쭈물하며 말했다.“어젯밤... 어젯밤 SNS에 전 회사를 떠났다는 걸 발표하고 나서, 수빈 씨가 기분이 좋았는지 술을 좀 마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직접 데려다주려고 했는데, 하필 잠깐 집에서 전화가 와서 친구한테 수빈 씨를 데려다주라 부탁했거든요. 그런데 조금 전 친구가 말하길, 수빈 씨가 마지막 길은 혼자 걸어서 돌아갔다고...”온수빈은 지금 매우 인기가 있었기 때문에 사생팬이 그를 노리고 한 짓일 가능성이 있었다.성혜인은 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마지막 길에 있는 CCTV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하지만 CCTV에 따르면 그건 한 팬이 저지른 짓이 아
이윽고 서주혁과 몇 사람이 도착해 들어오면서 한마디 했다.“세운이가 오늘 밤 수술 몇 건이 잡혀 있어서 아마 조금 늦게 도착할 거라 우리더러 먼저 마시래.”때는 점심쯤이었다. 특별히 모셔온 요리사는 여전히 부엌에서 준비하고 있었고, 그렇게 바삐 돌아 오후가 되어서야 식사를 시작했다.반승제는 가장 중간자리에 앉았다. 전부터 그는 다른 사람의 모임에 참가할 때면 늘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 앉아있었다. 다른 사람과 별로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지금 그는 중간에 앉아서 줄곧 입구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집안에서 온시환은 여전히 도우미에게 같이 꾸미자며 외쳤다. 풍선은 점점 많이 매달려지고 있었지만, 생일 축하라는 글자는 아직 걸리지 않았다.그때,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도우미가 문을 열자 성혜인이 안으로 들어왔다.성혜인은 집 안에 있는 많은 사람, 심지어 온시환이 풍선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조금 의아해했다. 하지만 딱히 묻지 않고 반승제를 향해 걸어갔다.반승제는 침착하게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10여 종의 술 중, 닥치는 대로 한 잔을 들더니 담담하게 물었다.“왜 이렇게 일찍 왔어?”“대표님.”그러더니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부탁드릴 게 있어서 왔어요.”반승제는 성혜인을 아래 우로 훑어보았다.‘선물로 보이는 건 없는것 같은데, 혹시 가방 안에 있나?’그는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부탁?”성혜인은 그의 옆에 앉더니 도송애의 일을 말하며 또 온수빈을 언급했다.그러자 반승제의 안색은 순간 어두워지고 말았다.“그래서, 지금 온수빈 때문에 나를 찾아왔다는 거야?”성혜인은 그의 성격이 좋지 않다는 것도, 자신이 현재 그에게 도움을 청할 자격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혹시나 그가 받아줄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을 품고 찾아온 것이었다.“대표님, 도송애 씨의 명성은 전에 대표님도 들어본 적 있으실 거예요. 온수빈 씨가 그쪽에 있으면 위험해요, 그래서...”“페니야, 너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성혜인은 순간 멈칫하며
성혜인은 온몸이 굳어버렸다.‘선물?’“페니야, 오늘은 내 생일이야. 설마 선물도 준비 안 하고 나한테 부탁하러 온 건 아니지?”성혜인은 그제야 상황을 이해하며 말했다.“죄송해요, 대표님. 지금 가서 바로 준비해올게요.”반승제는 눈을 가늘게 뜨며 안색은 어둡게 변했다.성혜인은 그가 화를 낼까 두려워 서둘러 그의 입술에 뽀뽀했다.끓어오르던 괴로운 기운이 조금 가라앉자,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가서 준비해올게요. 반드시 대표님이 만족할 수 있는 거로요.”반승제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성혜인이 말을 덧붙였다.“몇 시간이면 돼요. 다들 저녁쯤에 식사하실 거잖아요?”화가 눈 녹듯이 사라진 반승제는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 하지만 말투는 여전히 좋지 않았다.“네가 뭘 선물하는지 내가 똑똑히 볼 거야.”두 사람이 아래층으로 내려올 때, 온시환은 반승제의 얼굴이 이렇게 빨리 바뀔 줄 생각지 못했다.‘방금 그렇게 포악한 상태로 올라가 놓고는, 10분도 안 되는 사이에 이리도 평화롭게 내려온다고?’그는 자기도 모르게 반승제의 사타구니 쪽을 힐끗 쳐다보았다.‘이렇게 빨리?’반승제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설명하기가 귀찮았다.성혜인은 서둘러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 뒤 반승제에게 말했다.“대표님, 빨리 돌아올게요.”그녀가 자리를 뜨자, 온시환이 손에 들고 있던 풍선을 내려놓았다.“무슨 일야, 페니 씨가 너를 이렇게 빨리 달랜 거야?”‘너무 쉽게 해결한 거 아니야?’반승제는 무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아까 나 화나지 않았어.”앉아있던 사람들은 전부 말없이 쓰레기통을 쳐다보았다. 조금 전 깨진 술잔들이 그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온시환은 어이가 없었다.‘그렇게 화나는 상황에서도 어쨌든 페니 씨를 도와준 거잖아. 승제가 여자 달래는 데는 재주가 없긴 하지만, 중요한 타이밍에는 그래도 믿음직스럽네.’테이블에는 다시 새로운 술들이 올려졌다. 반승제의 기분은 눈에 띄게 좋아졌고 그는 심지어 서주혁
그러나 성혜인은 한 발 더 빨리 윤단미를 밀어내며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가방으로 그녀의 머리를 내리쳤다.가방에 맞은 윤단미는 한동안 얼떨떨해 있다가 금세 정신을 차리고 달려들어 성혜인의 목을 졸랐다.성혜인은 도대체 그녀가 무슨 자극을 받고 이러는지 알 수 없었다.다행히도 그때 백화점 경호원들이 달려왔다.성혜인은 그런대로 체면을 차렸으나, 윤단미는 산발이 된 머리를 하고 독기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한편, 백화점 2층에서는 한 남자가 커다란 발코니에 서서 흥미로운 눈빛으로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팔을 난간에 걸치고 한 손으로 턱을 괴며 말했다.“제원 여자들은 모두 이렇게 사나운가?”이 말을 내뱉는 그의 눈빛은 아주 매혹적인 게, 눈빛에 밤하늘을 담은 듯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가 느끼는 일말의 감정도 읽어낼 수가 없었다.옆에 있던 차갑고도 차분한 다른 한 남자가 그를 훈계하며 말했다.“난 이따가 비행기 타고 떠날 거야. 그러니까 넌 여기서 문제 일으키지 마.”“형님, 제가 언제 집안에 문제 일으킨 적 있습니까?”“그건 네가 잘 알겠지. 그 엉망진창인 여자들하고 일찍 관계 좀 끊어. 다시는 뉴스에서 네 이상한 소식 전해 듣고 싶지 않으니까.”설우현은 한숨을 내뱉으며 계속해서 아래의 소동을 지켜보았다.“알겠습니다, 형님.”차분한 남성은 더 그를 상관하지 않고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그러고 나서 설우현이 눈에 웃음을 머금고 있는데 마침 아래에 있는 윤단미와 시선이 마주쳤다.그러자 윤단미는 손을 멈칫했다.‘저거 설우현 아니야? 왜 갑자기 제원에 온 거지?’성혜인에게 화풀이를 하던 윤단미는 설우현과 마주친 순간, 마치 정지 버튼이라도 눌린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그녀는 다시 부드럽고 대범한 이미지로 변해 시큰둥한 눈빛으로 성혜인을 바라보았다.‘이 천한 여자는 설우현이 누군지도 모르겠지!’윤단미는 냉소하며 대범하게 손을 들어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넘겼다.“성혜인 씨, 오늘은 당신과 더
현재 오직 설우현 한사람만이 진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그가 제원에 온 것을 분명 자신의 여동생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 임무는 이미 진세운에게 맡겼으니 말이다.온시환은 최고 극작가의 신분으로 설우현과도 매우 가까운 친구 사이기도 했다. 게다가 두 사람은 한 공통점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두 사람 모두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이었다.그래서 설우현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밤 같이 술을 마시지 않겠냐고 물었다.온시환은 반승제를 힐끗 보더니 설우현을 이쪽 별장으로 초대했다.그 시각, 성혜인은 그곳으로 차를 몰고 가고 있었다. 그러나 코너를 돌다 한 차량이 그녀의 차를 받고 말았다. 그 차량은 매우 예쁜 스포츠카였는데 한눈에 봐도 개인 맞춤 제작한 색깔을 하고 있었다.성혜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차 문을 열었다.설우현도 이때 같이 차 문을 열었고, 그녀가 방금 백화점에서 싸운 여자라는 것을 발견했다.성혜인이 차 뒷부분으로 가 보니, 부딪힌 곳은 이미 찌그러져 있었다.그녀는 늦게 도착해 또 반승제를 화나게 할까 무서워 고개를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그래서 성혜인은 설우현을 보며 물었다.“얼마 배상하실 거예요?”고개를 돌리고 나서야 그녀는 설우현이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외모의 소유자라는 걸 알아차렸다.반승제의 외모와는 또 다른 유형이었는데, 반승제는 독하고 매서웠지만 눈앞에 있는 남자는 마치 꽃 나비 같았다.그는 매우 화려하게 차려입었을 뿐만 아니라 생김새와 눈빛도 너무나 멋이 있었다.설우현은 자신의 자동차 문에 기대어 성혜인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일 분 후, 그는 곧바로 한 장의 수표를 꺼내어 6억 원을 써주었다.6억 원은 성혜인의 차를 사고도 남을 충분한 돈이었기에 그녀는 다소 놀란 듯 보였다.설우현은 그녀에게 손 키스를 날리며 말했다.“남은 돈은 당신의 미모를 위한 겁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성분을 보니 오늘 하루의 나쁜 감정들이 싹 치유되는 것 같네요.”그렇게 그는 자신의 차로 돌아가더니 성혜인에게 손을 흔들며 바로
설우현은 여동생 이야기만 꺼내면 머리가 아파졌다.“저희 부모님도 오냐오냐하시지, 큰 형도 말을 들어주지. 정말 걔가 하늘의 달을 원한다고 하면, 설씨 가문에서는 방법을 생각해서 어떻게든 달을 따다 줄 거예요. 예전에는 주얼리 디자인에 관심을 두더니 최근에는 갑자기 한국화에 빠져들어서 저더러 무조건 한국화의 대가를 데려와 달라는 거 있죠?”“한국화의 대가라면, 주영훈 선생님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분은 한국화로 이름난 분이시잖아요.”설우현은 피식 가볍게 웃었다.“맞아요, 주영훈 선생님이요. 하지만 그분 성격이 괴상하셔서 누구든 체면 안 봐주시잖아요.”그러자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성혜인을 쳐다보았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다 성혜인이 주영훈의 제자라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성혜인은 꿈쩍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테이블 위의 술병들을 바라볼 뿐이었다.“페니 씨가 바로 주영훈 선생님의 제자예요. 혹시 주영훈 선생님 만나고 싶으시거든, 페니 씨한테 물어보세요.”그러나 누구도 알지 못했다. 주영훈은 돈을 구렁텅이로 빠지게 하는 물건으로 여겨, 아무리 제자라 해도 그런 일에 관련된 것이면 체면을 봐주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윤단미는 일부러 이런 난제를 성혜인에게 던지며 냉소했다.설우현은 성혜인을 바라보자 그녀도 설우현을 향해 미소 지었다.“일단 스승님께 말씀드려보겠습니다. 하지만 스승님이 원하지 않으신다면 저도 그분 생각을 바꿀 수는 없을 것 같아요.”그러나 이어진 설우현의 한마디는 바로 분위기를 미묘하게 바꾸어놓았다.“페니 씨가 주영훈 선생님의 제자라니, 그럼 페니 씨가 제 동생을 가르쳐주면 되겠네요. 언제 시간 있으세요? 저랑 언제 한번 같이 해외로 가요. 안 그러면 그 녀석 머리 아프게 난리 칠 거거든요.”현재 성혜인은 매우 바삐 보내고 있었다. S.M에는 언제든 문제가 생길 수 있었고 그녀는 아직도 온수빈을 위한 어떤 기회도 쟁취하지 못했다. S.M은 소규모 웹드라마에 투자해 돈을 벌고 있었지만 오래가면 그들은 여전히 이 무리
성혜인은 조금 의아해하며 어리둥절해 있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설마 진담이에요?” “페니, 나는 너랑 키스할 때, 네가 그 자식에게 다시 돌아가는 것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 성혜인이 말을 하지 않자 반승제는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잡고 천천히 손끝까지 키스했다.그러자 그녀는 손끝을 말았다. 어쩐지 차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희박해지는 것만 같았다.“알겠어요.”그녀가 고개를 숙이자 반승제는 그녀를 끌어당겨 자신의 허리에 걸터앉혔습니다.그는 침향 묵주 팔찌를 끼고 그녀를 누르며 끊임없이 키스했다.성혜인은 깜짝 놀라 하며 다른 사람이 볼까 봐 한 손을 유리에 대고 반승제를 밀어냈다.“이혼하겠다고만 했지, 대표님과 하겠다고 한 적은 없어요.” 반승제는 멈칫하더니 그녀의 옷을 내려놓았다.침향의 냄새가 두 사람 사이에 퍼지자 그는 가볍게 웃었다. “세한그룹에 6000억을 투자하지 않으면, 무리 내 사람들이 나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사람들은 첫사랑 그녀의 생사를 돌보지 않는다고 할 뿐만 아니라 반승제가 이랬다저랬다 하는 사람이라 얘기할 것이다. 성혜인은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그래서 그가 다시 그녀의 옷을 걷어 올렸을 때, 성혜인은 거절하지 않고 머리만 홱 돌렸다.반승제는 그녀의 가슴에 머리를 묻고 키스를 한 후, 그녀를 도와 옷을 정리해준 후에야 차에서 내렸다.성혜인은 얼굴 전체가 빨개져 버렸다. 그때 반승제가 밖에서 차 창문을 두드렸다.창문이 열리자 그의 손목을 창틀에 걸치고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그러자 성혜인은 입술을 오므리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반승제는 제자리에 서서 가볍게 웃으며 별장으로 돌아갔다.별장에 들어섰을 때 그의 기분이 매우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 수 있었다.윤단미는 그의 표정을 보고, 화가 나서 손톱까지 꽉 움켜쥐었다. 그녀는 지금 당장 밖에 나가서 성혜인을 단칼에 해치우고 싶었다.다시 소파에 앉은 반승제는 현장 사람들과 몇 마디 얘기를 나누고 심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