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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잘못된 애정 표현

당장이라도 승천할 듯 올라갔던 반승제의 입꼬리는 순식간에 축 늘어졌다. 상기되어 있던 눈빛도 싸늘하게 식었다.

반승제는 창밖으로 머리를 돌리더니 애써 덤덤한 척 말했다.

“일단 호텔로 돌아가요.”

호텔로 돌아간 반승제는 샤워부터 했다. 샤워를 끝내고 나오자 마침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어보니 호텔 매니저가 보였다. 그의 손에는 자그마한 상자가 들려있었다.

“대표님, 이건 포레스트의 도우미가 보낸 물건입니다. 대표님이 포레스트에 뒀던 짐이라고 합니다.”

반승제는 어디 길거리에서 주운 듯한 종이 상자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대신 버려줘요.”

반승제의 짜증을 알아차린 매니저는 잠깐 흠칫하다가 연신 머리를 끄덕였다.

문이 닫힌 다음 반승제는 성혜인의 개인 번호를 찾아내 지워버렸다. 앞으로 다시는 연락할 일이 없을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연락은 물론 다시는 만날 일도 없었으면 했다.

물론 성혜인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오늘 초저녁 도우미가 반승제의 짐을 배달하기도 전에 이미 반승제의 번호를 개인 번호를 사용하는 핸드폰에서 지워버렸다. 아쉽게도 네이처 빌리지가 완공하지 않은 탓에 두 개 다 지워버릴 수는 없었다.

성혜인은 곧 잠들기 직전에 반승제의 문자를 받았다.

「네 남편이 돌아왔다면서?」

성혜인은 답장하지 않았다. 네이처 빌리지가 완공하자마자 이쪽 번호도 지워버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반승제는 성혜인이 답장 없는 것을 보고 두 번째 문자를 보냈다.

「어젯밤 네 방에 떨어뜨린 반지를 아침에 찾지 못했어.」

‘반지?’

성혜인의 머릿속에는 커다란 다이아몬드 반지가 떠올랐다. 지난번에도 반승제는 수백억짜리 팔찌를 선물했으니 이번의 반지도 싸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어쩐지 그가 반지를 핑계로 그녀를 협박하거나 연락할 일이 많아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가 내일 찾아볼게요.」

오늘은 시간이 늦었다는 말을 성혜인은 돌려서 했다. 하지만 반승제와 같은 사람이 그녀의 말 속에 숨겨진 뜻을 알아차릴 리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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