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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3화 난 이혼할 건데, 넌?

피곤했던 성혜인은 현관에서 신발을 벗자마자 바로 침실로 들어가려 했다. 잔뜩 부은 눈과 불편한 걸음걸이는 누가 봐도 험한 일을 당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반승제는 몸을 일으키면서 성혜인을 불러세웠다.

“페니야.”

반승제를 상대할 기운조차 없었던 성혜인은 곧장 침실로 들어가 침대에 엎어졌다. 반승제는 조용히 그녀를 따라가더니 문턱에 기댔다. 그리고 한참 주저하고 나서야 안으로 들어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성혜인의 길지 않은 머리카락은 완전히 흩어져 있었고 손은 이불을 꼭 잡고 있었다. 반승제는 그녀에게 했던 일을 후회하지 않았다. 만약 다른 사람이 그를 저승 문턱에 보냈다면 설명할 기회도 없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했을 테니 말이다. 그러니 그녀를 이틀 동안 괴롭힌 건 이미 많이 봐준 것이었다.

반승제는 침대 곁에 앉아 성혜인의 등을 토닥였다. 그러자 그녀는 또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날 네가 나한테 먹인 약에 알레르기가 생겨서 나 응급실에 다녀왔어.”

성혜인은 몸에 소름이 돋았다. 마치 아주 무서운 이야기라도 들은 것처럼 말이다.

“죄송해요...”

성혜인은 반승제가 알레르기가 있을 줄 몰랐다. 만약 알았다면 약을 먹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성혜인의 사과에 반승제는 화가 완전히 풀리는 것 같아 미소를 지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 나한테 이런 짓을 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복수했을 거야.”

성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반승제가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면서 말을 이었다.

“오늘 힘들었지?”

성혜인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반승제가 오늘 일을 알고 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강민지가 선택한 병원의 보안이 잘 되어 있는 건 둘째 치고 그는 여자의 아픔으로 비아냥댈 사람 같지 않았다.

그녀는 입술을 꼭 깨문 채 몸을 떨었다. 그러자 반승제가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요즘 너랑 같이 있던 남자... 나야.”

성혜인은 눈물 자국으로 가득한 얼굴을 들었다. 그녀의 퉁퉁 부은 눈에서 놀라움은 금방 분노로 변했다.

“반승제!!!”

성혜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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