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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남편이 아닌 전남편

반승제는 반희월의 꾸중을 들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이혼하는 건 아니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백연서와 김경자는 그의 이혼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병원 복도는 그렇게 이혼 여부에 관한 토론으로 북적북적했다. 그중에서도 백연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서 말했다.

“만약 오늘 당장 이혼하지 않는다면 내가 혀 깨물고 죽을 줄 알아. 네가 집안사람을 줄줄이 응급실로 보내는 거야.”

백연서는 성혜인을 미워하다 못해 증오했다. 그녀가 임지연의 딸이라는 생각을 떠올리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왔다. 반씨 가문에서 지낸 수십 년 동안 반기훈에게 아들을 둘이나 낳아준 대가가 고작 이런 것이라니 그녀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세 명의 여자에게 에워싸여 잔소리를 듣던 반승제는 짜증이 나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하필이면 이때 성혜인의 문자를 보게 된 그는 더욱 짜증이 났다.

반태승은 성혜인을 꽤 많이 아꼈다. 후하게 1000억 원이나 내어줄 정도로 말이다. 그런 사람이 지금 응급실에 들어가 있는데 속도 없이 이혼을 재촉하는 성혜인이 그는 너무 어이없었다. 누가 봐도 돈을 빨리 얻기 위한 속셈이니 말이다.

‘허허... 이런 것도 아내라고...’

반승제는 전화를 걸었다. 물론 목소리를 듣고 싶지도 않은 성혜인이 아닌 법원의 직원에게 말이다. 얼마 후 그 직원이 성혜인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에 있냐고 물었다. 그녀가 법원 앞에 있다는 것을 듣고는 금방 나가서 반승제의 말을 전했다.

“성혜인 씨, 저희가 반승제 씨의 연락을 받았으니 들어오셔서 절차를 밟으시면 됩니다.”

성혜인은 직원과 구면이었다. 지난번 혼자 결혼 절차를 밟을 때도 만났기 때문이다.

결혼하는 날도 이혼하는 날도 남편은 자리를 비웠다. 그래서 직원은 동정하는 눈빛으로 성혜인을 바라봤다. 이토록 예쁜 여자도 불행할 수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성혜인은 절차를 밟다 말고 다른 번호로 반승제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시끌시끌한 주변의 소음을 뚫고 성혜인에게 물었다.

“성혜인 그 여자가 아무것도 받지 않고 이혼을 허락해 주게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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