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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장난이 되어버린 고백

성혜인의 반응에 반승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가슴은 찢어지듯 아팠다. 그가 큰 결심을 내리고 한 고백은 결국 장난으로 지나가고 말았다.

반승제는 24년의 인생 동안 단 한 번도 이런 굴욕을 당해본 적 없었다. 그래서 두말없이 로즈가든에서 떠나 온시환과 서주혁을 만나러 갔다. 온시환이 그의 이혼을 축하하기 위해 파티를 열었기 때문이다.

반승제가 룸 안에 들어서자마자 온시환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너 페니 씨랑 사흘이나 사라진 거 알아? 너 솔직히 얘기해. 페니 씨 아직 이승에 있기나 해?”

반승제는 어두운 표정으로 침묵에 잠겼다. 그러자 온시환은 성혜인이 벌써 뼛가루가 되어 어디 묻힌 건 아닌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온시환은 그가 이런 일에 휘말리는 것을 처음 봤다. 그가 목숨이 위태로워진 것도 물론 처음이다.

서주혁도 궁금한 듯 반승제를 힐끗 봤다. 그들 모두 성혜인이 죽었다고 추측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술이 상한 거 아니야? 왜 이렇게 쓰지?”

스카이웨어의 관리하에 절대 상한 술이 나타날 리가 없다. 더구나 술은 원래도 쉽게 상하는 것이 아니었다.

온시환은 술을 한 모금 마셨다. 한결같이 향긋한 맛이었다.

“네가 기분이 나빠서 그런 건 아니고? 설마 지금 와서 이혼하기 싫어진 건 아니지?”

반승제는 손을 흠칫 떨며 시선을 떨궜다.

“나 방금 페니한테 고백했어.”

“뭐?!”

쨍그랑!

쨍그랑!

온시환의 목소리와 함께 술잔이 바닥에 떨어져 깨지는 소리가 연달아 들려왔다. 하나는 온시환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서주혁의 것이었다.

두 사람은 반승제와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을 죽이려 했던 여자에게 고백할 줄은 진짜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이 자식이 미쳐도 아주 단단히 미쳤네.’

온시환과 서주혁은 서로 묵묵히 눈을 마주쳤다. 둘 다 똑같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온시환이 먼저 감정을 추스르며 물었다.

“승제야, 너 페니 씨를 좋아해?”

반승제는 술잔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이 질문에 진지하게 대답했다.

“모르겠어.”

온시환은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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