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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제가 뭐라고

총장의 표정이 굳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정말로 반승제가 읽을 수 없는 표정으로 서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순식간에 반승제에게로 향했다.

곁에는 반승혜도 함께 있었다. 그녀는 성혜인을 바라보며 찡끗 눈을 깜빡였다.

반승혜는 어려움에 처한 성혜인을 발견하고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오늘 반승제도 오지 않았다면 상황 수습이 더 힘들었을 것이다.

서씨 집안의 서수연은 교내에서도 풍운아인 편이다. 일개 디자이너에 불과한 성혜인이 당해낼 수 있는 상대가 아닌 만큼, 반승혜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

공기에서 묘한 기운이 느껴졌다. 순간,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은 총장은 또다시 성혜인에게 따지려 들었다.

“모두 방문 등록을 해야 한다면, 지금 전시회를 관람하시는 분들도 마찬가지겠죠? 오직 저를 위해서 만든 규정은 아닐 테니까요. 제가 뭐라고.”

반승제의 시선이 총장에게 향했다. 총장은 이마에서 땀방울이 흘러내리는 게 느껴졌다. 성혜인을 밀어붙이고자 뱉은 규정인데 반승제가 등장할 줄이야.

여기서 제대로 해명하지 못한다면 제원대학은 가장 큰 규모의 투자자에게 망신만 당하게 될 것이다.

총장이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그때, 서수연이 나섰다. 최대한 예의를 갖춘 듯한 표정이었지만 반승제와 일면식이 있는 듯한 뉘앙스는 감출 수 없었다.

“승제 오빠. 이번 일은 총장님 잘못이 아니야. 이 여자가 내 5500만 원 짜리 팔찌를 훔쳐 놓고 인정을 안 한다니까. 이번 일은 경찰이 처리하면 좋을 듯해.”

“안 훔쳤다고 말했는데.”

“너 말고 또 누가 있어!”

성혜인의 미간이 좁아졌다.

“소매치기 범인이 나라는 네 말을 왜 무조건 믿어야 해? 서씨 집안 사람이라서?”

“뭐?!”

말문이 턱 막혀버린 서수연은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이 도둑년이!’

상황을 지켜만 보던 신이한은 슬슬 상황을 수습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반승제까지 온 마당에 성과를 남에게 빼앗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성혜인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생각이었으니까.

신이한이 큼큼 목을 가다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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