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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이용

서수연의 굴복은 자신을 깎아내리는 일이었다.

서수연은 말을 마치며 성혜인을 노려봤다.

“그냥 됐어요. 나도 서씨 집안 물 먹일 생각 없어요.”

성혜인은 풉 웃음을 터뜨렸다.

서수연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더니 주먹을 꽉 쥐었다.

‘왜 웃는 거야?’

성혜인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시선을 서수연에게 돌렸다.

“날 그렇게 몰아세우더니, 진실이 밝혀지고 나니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 거기다 넓은 아량으로 일을 키우지 않겠다는 뉘앙스까지 느껴지네. 서씨 집안이라고 해서 무조건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는 없잖아?”

화가 치밀어 오른 서수연은 두통이 생길 지경에 말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호흡까지 가빠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윤희선에게 시선을 돌렸다. 무슨 말이라도 해주기를 바랐다. 자기만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을 수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윤희선은 살짝 고개를 숙이며 두 사람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저 여자, 불륜녀야. 재학 당시 투자자를 꼬시다가 와이프에게 들키는 바람에 물감을 온몸에 뒤집어 쓴 적이 있었어. 수연이 너는 서씨 집안 사람이잖아. 저런 불륜녀에게 고개 숙일 필요가 없어.”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윤희선은 마냥 철없는 서수연처럼 이용당하고 있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최대한 고개를 밑으로 떨구며 주위의 시선을 피하고자 했다.

하지만 서수연은 그다지 현명하지 않았다. 윤희선의 말에 오히려 눈을 번뜩였다.

“너도 제원대학 학생이었구나? 심지어 불륜녀였어? 뻔뻔한 년. 어떻게 다시 올 생각을 해?”

성혜인은 미간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시선은 윤희선을 향했다.

윤희선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사람들의 시선을 피했지만 입꼬리는 위를 향했다.

서수연의 뒤에 숨는다면 팔찌 사건의 범인이 자신이라는 건 아무도 모를 것이다.

“누가 불륜녀래?”

“당연히 학과장님이지. 올해 교수에서 학과장으로 승진하셨으니 널 가르친 적도 있겠지. 이제야 네가 누군지 알아본 거고. 대단한 사람이라도 되는 줄 알았더니, 그런 더러운 짓을 했어?”

서수연은 총장에게로 시선을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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