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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서로를 위한 희생

그 후의 시간 동안 반승제는 말없이 책상 앞에 앉아 밀린 업무를 처리했다. 성혜인도 노트북을 꺼내 들고 일에 집중했고 두 사람 사이에는 말 한마디도 오가지 않았다.

두 시간 후, 책임자가 노크하며 이제는 출발해야 한다고 알렸다. 반승제는 노트북을 덮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아무 말도 없이 혼자 밖으로 나가버렸다.

성혜인은 눈치껏 따라가지 않았다. 마침 움직이기 싫었던 참이라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얼마 후 차에 시동 거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행방을 묻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자 반승제는 덤덤하게 대답했다.

“몸이 안 좋아서 쉬고 있어요.”

누가 들어도 오해할 만한 멘트에 성혜인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회사 업무를 처리하며 반승제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약 3시간 후, 창밖은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지만 반승제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 창가로 다가가 보니 이는 비정상적인 어둠이었다. 마치 공간 전체가 무언가에 의해 둘러싸인 것처럼 말이다.

‘모래바람이다!’

성혜인은 방문을 벌컥 열고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별장 안에 남아 있는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도우미들뿐이었다.

반승제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받는 사람이 없었다. 순간 불안한 기분에 휩싸인 성혜인은 책임자에게 들었던 목적지의 이름을 떠올려 직접 운전해 찾아가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반승제는 이미 돌아가는 길에 있었다. 하늘이 어둑어둑해진 것을 보고 그도 책임자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곧 모래바람이 시작될 모양이니까 서둘러요.”

이 씨는 긴장한 표정으로 속도를 높였다. 성혜인이 운전한 차는 완벽하게 그들과 엇갈렸다.

반승제는 이동하는 내내 서류를 보고 있느라 미처 핸드폰을 확인하지 못했다. 성혜인의 부재중 통화 또한 모르고 있었다.

한 시간 후, 그들은 드디어 별장 앞에 도착했다. 차 위에는 어느덧 모래가 두둑하게 쌓여있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옷과 피부를 스치고 지나가는 모래가 찝찝했던 반승제는 곧바로 방으로 돌아가 샤워하려고 했다. 하지만 기대하던 사람의 얼굴이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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