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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심장에도 모래가 내려앉은 것처럼

반승제는 이성적으로 생각할 새도 없이 가장 빠른 속도로 수기안을 향해 갔다. 지금 느끼는 공포와 불안이 무엇에서 비롯된 것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모래바람도 반승제의 집념을 이기지는 못했는지, 그는 반 시간 만에 수기안 근처에 도착했다. 이때 뒤에서 쾅 소리가 들리며 땅이 약간 흔들렸다. 백미러를 통해 확인하니 거대한 암석이 떨어져서 별장으로 돌아가는 길을 완전히 막아버린 것이었다.

반승제는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시선을 거두고 운전을 계속했다. 모래바람으로 인해 시야가 막혀서 그는 거의 내비게이션에만 의지해 이리저리 부딪치며 겨우 오두막 앞에 도착했다. 다행히 성혜인의 차도 근처에 있었는지라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었다.

성혜인은 운전대에 가만히 엎드려 있었다. 아무리 괜찮다고 머릿속에서 되뇌어도 무서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때 바람이 강해졌는지 모래가 창문에 부딪히는 소리가 전보다 훨씬 커졌다. 숨 막히는 공포감에 눈을 꼭 감자 창문의 흔들림은 더욱 강해졌다.

“페니!”

성혜인의 창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은 바람이 아닌 반승제의 손이었다. 성혜인이 아무런 반응도 없자 그는 큰 소리로 외치며 그녀를 불렀다.

성혜인은 문득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는 듯한 소리를 듣고 머리를 돌렸다. 모래바람 속에서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반승제를 발견하고는 띵 하는 환청이 들리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문을 열었다. 하지만 순간 휘몰아치기 시작한 모래바람 때문에 말을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 입 안에서는 벌써 모래가 씹히기 시작했다.

“콜록콜록!”

반승제는 성혜인을 확 끌어내리더니 오두막 앞으로 가서 열쇠로 문을 열었다. 튼튼한 문이 쾅 닫히고 나서야 모든 소음이 문밖에 단절되었다.

모래바람을 처음 겪어본 성혜인은 아직도 기침하고 있었다. 얼굴은 모래로 인해 누렇게 되었고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먼지와 같은 것이 우수수 떨어질 정도였다. 반승제도 물론 마찬가지다.

성혜인은 거의 1분간 기침하고 있다가 갑자기 무언가 생각났는지 반승제의 팔을 잡고 그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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