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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교태로운 목소리

“언니, 난 이제 망했어. 내가 경호원이랑 무슨 짓을 했는지 사람들이 다 알아버렸다고. 나 이제 시집 못 가는 거 아니야?”

반승제에게 그런 꼴을 보였다는 생각에 윤선미는 죽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윤선미가 반승제를 쫓아다닌 그 오랜 시간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그녀를 여자로 대한 적이 없었다. 갑자기 나타난 실내 디자이너와는 그렇게 친하게 지내고, 또 윤단미와는 연애까지 하면서, 자신은 아무런 대접도 받지 못한 게 너무나도 억울했다.

윤단미는 자신이 힘들지 않은 선에서 윤선미를 대충 부축하고 있었다.

“그러게 누가 그렇게 경솔하게 움직이래?”

윤선미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이 모든 일이 성혜인 때문에 일어났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두 사람은 강민지와 아는 사이였다. 하지만 딱히 인사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그냥 서로 무시하고 지나쳐 버렸다.

윤선미는 정밀 검사를 받으러 가고 윤단미는 밖에서 한 시간이나 기다렸다. 그리고 윤선미는 그녀의 인내심이 슬슬 바닥날 때가 되어서야 검사를 끝내고 밖으로 나갔다.

윤선미의 안색은 아주 창백했다. 왜냐하면 의사들이 자꾸만 이상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런 검사를 받는 사람 중 대부분이 문란한 생활을 하므로 그녀는 제풀에 찔리고 말았다.

윤선미는 머리를 푹 숙인 채로 입술을 깨물고는 윤단미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침 병실에서 나가고 있는 성혜인과 마주쳤다. 성혜인은 화장실을 가려던 참이었다. 안 그래도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던 윤선미는 인상을 쓰며 그녀를 불러세웠다.

“페니 씨.”

성혜인은 미간을 찌푸린 채로 머리를 돌렸다. 윤선미가 무엇 때문에 병원으로 왔는지는 불 보듯 뻔했다. 그녀는 윤선미를 힐끗 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시 화장실로 향했다. 하지만 윤선미는 그녀를 순순히 보내줄 사람이 아니었다.

“야, 당장 거기 서지 못해?! 내가 너 때문에 무슨 일을 당했는지 알아? 죽여버릴 거야!”

금방 치욕스러운 검사를 받고 나온 윤선미는 분노 지수가 최대치를 뚫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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