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25화 그녀의 처음

전화는 금방 연결되고 강민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아버지의 연락을 받고 급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민지야, 나 좀 도와줘.”

성혜인의 힘 빠진 목소리는 누가 들어도 이상했다. 그래서 강민지는 집안일이고 나발이고 모두 내팽개친 채 성혜인의 위치부터 물었다.

강민지는 성혜인이 말한 술집에 도착하고 나서야 왠지 모를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조금 전 신예준에게서 받은 주소와 비슷한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길게 생각하지 않고 부랴부랴 성혜인이 있는 룸으로 들어갔다.

“혜인아!”

피투성이가 된 채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성혜인을 보고 강민지는 곧바로 달려갔다.

성혜인은 흠칫 놀라며 머리를 들더니 상대가 강민지라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한숨을 쉬며 술병을 내려놓았다.

“나 병원으로 데려다줘.”

“응!”

강민지는 빠르게 겉옷을 벗어 성혜인의 목에 감아줬다. 밖에 있는 다른 손님들의 시선을 끌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고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어볼 새도 없이 부랴부랴 밖으로 나갔다.

성혜인을 데리고 룸 밖으로 나간 강민지는 홀에서 서빙하고 있는 신예준을 단번에 알아봤다. 느낌 탓일 수도 있겠지만 오늘따라 그가 조금 달라 보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혜인을 병원으로 데려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준 씨, 나 지금 예준 씨 왼쪽에 있어.”

신예준은 놀란 표정으로 머리를 돌렸다. 그리고 강민지와 눈을 마주친 순간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성큼성큼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

“민지야, 오면 온다고 말하지. 네 친구는 왜 그래? 취했어?”

강민지는 신예준의 손을 꽉 잡으면서 말했다.

“일단 우리를 병원으로 데려다줘. 급해.”

신예준은 머리를 끄덕이며 성혜인을 부축했다. 앞에서 자신의 차가 있는 곳을 안내하고 있던 강민지는 신예준의 어두운 안색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 남자들 실패한 모양이네. 뭐... 나랑은 상관없지만.’

술집 밖에 세워져 있는 몇십억짜리 차를 보고 신예준은 눈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