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26화 이젠 됐어?

당시연은 지지대 없이 곧장 욕조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물 한 모금에 목이 막혔다.

“시연 누나.”

그는 다시 불안한 목소리로 외치더니 곧바로 사람을 일으켜 세웠다.

당시연의 머리도 흠뻑 젖어 있었고 가슴이 살짝 들썩이며 안개 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원진.”

“네.”

“나 너무 힘들어.”

원진의 한 손이 욕조 가장자리를 죽기 살기로 꽉 쥐고 있었다. 욕조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이 온몸을 휘젓는 것을 느꼈다가 다시 한번 그에 의해 사그라들었다.

당시연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만큼 깨어 있지도 않았다.

“제가 어떻게 도와줄까요?”

그는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막막했다.

당시연은 물에 몸을 담그고 있었고 옷은 벗겨져 있었으며 뺨은 약간 빨개져 있었다.

그녀는 갑자기 손을 내밀어 그의 손을 잡고 손바닥에 뽀뽀했다.

원진은 화장실 옆에 반쯤 쪼그리고 앉아 있다가 손바닥에 젖은 열기가 느껴지자, 귀 끝이 빨개지었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는 무언가를 붙잡으려는 듯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감히 그녀를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한 채 고개를 돌리고 미간조차도 움츠리고 있었다.

학교의 누구라도 그 모습을 봤다면 깜짝 놀랐을 것이다.

원진은 수업 시간에 말이 없었고 학교에서 소문이 많았지만, 시험에서 1등을 하고 다른 친구들을 제치고 상도 받았었다.

그의 집안 내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여학생이 그의 얼굴에 반해 연애편지를 쓰곤 했다.

이제 그는 잠시도 당시연을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욕조 옆에 정숙하게 앉아 있었다.

그의 긴 손가락은 여전히 욕조에 기대어 있었고 그의 몸 전체는 아주 어색한 상태였다.

당시연은 더 이상 몸의 건조한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그의 손을 잡아 얼굴 옆에 대고 문질렀다.

원진의 손가락은 떨리기 시작했고 손을 빼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연은 그의 손을 잡고 뺨에서 목으로 그리고 아래로 손을 돌렸다.

손이 부드러운 부분을 덮을 무렵, 원진은 마치 그 손이 자신의 손이 아닌 것처럼 더 이상 쳐다볼 엄두가 낮 않았다.

그는 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