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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4화 내가 원해서 그랬겠지

다음 날 저녁 원진은 직접 만든 저녁을 들고 당시연을 찾았다.

원진은 조심스럽게 도시락을 꺼내 그녀에게 건네려 했지만 그녀의 목에 남은 자국을 보고는 손이 멈칫했다. 당시연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고 그녀는 속눈썹을 떨며 한 손으로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쥔 채 다른 손으로 그가 내민 죽을 쳐서 떨어뜨렸다.

“시연 누나?”

원진이 급히 몸을 숙여 바닥의 그릇을 주우려 했지만 당시연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통장에 1,400만 원을 넣었어, 원진. 앞으로 우리 다시 보지 말자. 그 사람들이 하는 말 하나도 틀리지 않았어. 네가 내 옆에 있는 동안 내 인생이 너무 꼬인 것 같아.”

원진은 놀라서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는 방금 들은 말이 잘못된 것이기를 바라며 고개를 들어 그녀의 표정을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당시연의 얼굴은 차갑기만 했고 심지어 매정해 보이기까지 했다. 당시연은 단호하게 말을 이어갔다.

“원진, 미안해. 나도 책임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더는 버티기 힘들어. 네가 온 뒤로 부모님도 낯설게 변했고 나와 김성진의 관계도 엉망이 됐어. 학교로 돌아가. 수희 선생님께 말씀드려서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게 해 줄게. 수능이 끝나면 다른 도시의 대학에 지원해.”

원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바닥에 쪼그려 앉아 그녀를 뚫어져라 올려다보며 그녀의 표정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당시연은 지친 듯 이마를 감싸 쥐며 씁쓸하게 웃었다.

“아마도 내가 너를 산골에서 데리고 나오지 말았어야 했나 봐. 다른 사람의 운명에 섣불리 발을 들이면 결국 이렇게 되는 거야. 미안해, 원진.”

원진은 생각이 멈춰버린 듯했다. 당시연의 말에 제대로 숨을 쉴 수도 없을 만큼 충격을 받았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얼굴이 창백해진 채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누나, 나를 버리는 거예요?”

원진은 그녀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한 약속을 떠올렸다. 그때가 되면 자신도 더 이상 당시연에게 부담이 되지 않고 그녀를 도울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당시연은 등을 뒤로 기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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