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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0화 한낱 꿈처럼

‘떠나기 전 마지막 선물?’

당시연은 잠시 멍해졌다. 심지어 그녀는 자신이 환각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녀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두 손을 들어 원진의 뺨에 올렸다.

이 아이는 정말 잘 해냈다. 전국 1등을 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정말로 이뤄냈다.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을까. 이 성과를 위해 그는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웠을까.

‘진아, 정말 대단해. 너무 자랑스럽고 기특해.’

당시연은 몇 마디라도 칭찬해 주고 싶었지만 술에 취한 상태에서도 그 남자의 경고가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원진이 떠나지 않는다면 그 남자에게는 아무런 가치가 없을 것이고 결국 감옥에 가게 될 거라는 말이 계속 맴돌았다.

당시연은 눈을 내리깔다가 차라리 눈을 감아버렸다. 이 환상이 빨리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런데 이내 누군가 그녀를 부축해 일으키더니 엘리베이터를 타고 그녀의 방으로 데려갔다.

침대에 누웠을 때야 당시연은 천장을 바라보며 깨달았다. 이건 환상이 아니라 진짜 원진이었다.

당시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거실로 뛰어갔다.

하지만 거실에는 따뜻한 죽 냄새만 남아 있을 뿐 원진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시간은 새벽 두 시였다. 원진은 그녀를 보러 왔지만 다시 떠나버렸다.

당시연은 불안감에 휩싸여 몸속에 남아 있던 술기운에 이끌려 곧장 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진아?”

아래층으로 내려가 밖에서 소리쳐 보았지만 그 어디에도 원진은 보이지 않았다.

당시연은 갑작스레 조급해졌다. 이번에 그를 놓치면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원진!”

그녀는 아파트 밖으로 뛰어나갔다. 온몸은 이미 땀으로 젖어 있었다. 하지만 원진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당시연은 정처 없이 주변을 헤매며 한참 동안 그를 찾아다녔다.

한 시간이 지나서야 그녀는 맥이 풀린 채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만약 주방에 남아 있는 따뜻한 죽 냄새가 아니었다면 오늘 밤의 일은 그저 꿈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당시연은 거실에 앉아 천천히 죽을 떠먹기 시작했다. 죽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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