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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2화 내 조건을 알잖아

그다음 일주일 동안 당시연은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원진은 밤마다 그녀를 찾아와 침대 곁에 앉아 조용히 문제집을 풀었다.

당시연은 손에 든 컵을 꽉 쥔 채로 물었다. 목소리는 쉰 상태였다.

“이번에도 시험이 있었어?”

원진이 사과를 거부한 탓에 퇴학당했다는 소식은 거의 학교 전체가 알게 되었다. 그러나 원진은 아직 당시연이 그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당시연이 평소 가장 신경 쓰던 것은 그의 성적이었다. 그래서 원진은 항상 문제집을 들고 와서 조용히 그녀 곁에서 문제를 풀었다.

“네, 이번에도 1등이에요.”

당시연은 아무 말 없이 컵을 꽉 쥐고 있었다.

원진은 일어나 그녀의 컵을 건네받으며 물었다.

“누나, 더 마실래요? 배고프지 않아요?”

원진은 당시연이 한동안 침울해할 줄 알았지만 며칠 사이 그녀는 갑자기 차분해졌고 그의 성적이며 학교 일에 관해 물어보기 시작했다.

“진아, 수능에서 전국 몇 등 정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원진은 자신이 퇴학당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지 않아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약속하듯 말했다.

“1등 할 거예요, 누나. 그러니까 누나는 몸이나 잘 챙겨요.”

당시연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리며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원진은 허둥지둥하며 옆에 있던 휴지를 집어 눈물을 닦아 주었다.

그러나 당시연은 마치 누군가 그녀의 아픈 곳을 찌른 것처럼 울음을 멈추지 못하고 눈이 붓도록 울었다.

“누나, 제발 울지 마요. 누나가 울면 나도 힘들어요.”

당시연은 고개를 저으며 원진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잘도 말하네. 네가 1등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어?”

“얼마나 어렵든 해낼 거예요.”

원진은 이 말을 하며 그녀의 반응을 슬쩍 살폈다.

그는 며칠 전 일어난 그날 밤 욕실에서의 일을 당시연이 떠올릴까 봐 두려웠다. 며칠 동안 그녀의 마음을 살폈지만 당시연은 그에게 어떠한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오로지 동생처럼 그를 대할 뿐이었다.

누나와 동생 그 이상은 넘볼 수 없는 사이였다. 원진은 그 선을 넘기도 두려웠고 그저 모든 감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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