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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8화 여보 정말 잘 못했어요

“보겸아, 아빠를 도와주기 싫어?”

“도와줄래요.”

서보겸은 귀여운 목소리로 말하며 작은 손을 들어 서주혁의 어깨를 토닥였다.

“아빠, 울지 마세요.”

“아빠 안 울어. 하지만 보겸이랑 엄마가 가버리면 아빠는 진짜 울지도 몰라.”

“안 갈게요.”

서주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그에게 남은 유일한 카드는 아이뿐이었다.

그는 장하리를 잘 알고 있었다. 조금 전 그녀가 아이를 바라보던 눈빛에는 진지함과 함께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분명 서보겸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을 터였다.

서보겸은 자폐증이 있었다. 한동안 엄마를 선생님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고열에 쓰러질 정도로 아파도 엄마에게 말하지 못했다. 장하리는 그 모든 일을 떠올릴 때마다 죄책감이 더 깊어질 것이다.

그 죄책감이 남아 있는 한 장하리는 떠나지 못할 것이다.

장하리는 서주혁에게는 마음을 독하게 먹을 수 있어도 서보겸에게만큼은 그럴 수 없었다.

서주혁은 손을 들어 서보겸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아빠가 한 말 기억해. 나중에 많이 울어야 해. 엄마랑 아빠가 화해하면 아빠가 너한테 보상해 줄게.”

“네.”

서주혁은 다시 한번 숨을 고르고 병실 문 앞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막상 손잡이를 잡자 문을 열 용기가 나지 않았다.

모든 용기가 한순간에 사라진 듯 그의 손끝은 문손잡이 위에서 망설였다. 한참을 주저한 끝에 그는 천천히 문을 밀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그가 본 건 병상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장하리였다.

그녀는 평온해 보였다. 고요하고 조용하게 창밖을 응시하고 있었다.

서주혁은 문을 닫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

그는 조심스레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장하리는 그가 그 호칭을 부르자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감정을 억눌렀다. 그 어떤 말도 내뱉지 않았다.

서주혁은 침대 곁에 앉아 그녀를 꼭 껴안았다.

“다 기억해 낸 거지? 미안해. 정말 미안해.”

장하리는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는 그녀의 목에 얼굴을 묻으며 애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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