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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6화 여보 미안해요

장하리는 서주혁의 이런 초췌한 모습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서주혁은 늘 오만하고 냉정하며 여자에게는 가차 없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지금은 고개를 파묻고 소리 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장하리는 손을 빼내려고 했지만 그가 너무 세게 잡고 있었다.

“미안해요...”

“미안해, 하리야.”

“여보, 미안해요.”

서주혁은 계속해서 사과하며 그녀의 손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

장하리는 너무 피곤했다. 그가 몇 번이나 미안하다고 말했는지, 또 얼마나 오래 울었는지 알 수 없었다.

눈이 시려왔다. 아마도 천장 불빛이 너무 강해서일 것이다. 장하리는 다시 눈을 감았고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장하리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서주혁은 여전히 그녀 곁에서 고개를 숙인 채 잠들어 있었다.

의사가 약을 갈아끼우다가 그녀가 손을 빼내려고 하는 걸 보고는 급히 막았다.

“서주혁 씨가 나흘간 한숨도 쉬지 못했습니다. 그냥 잠시라도 잘 수 있도록 해주세요.”

장하리는 눈을 한 번 깜빡였고 의사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나흘 밤낮으로 잠도 안 자고 버텼어요. 이제 조금만 더 버티면 쓰러지고 말 겁니다. 정말로 하리 씨를 걱정하고 있어요.”

장하리는 뭐라 말할지 몰랐다. 그녀 자신도 여전히 지쳐 있었고 머리가 아팠다.

의사는 조심스럽게 약을 갈아 끼우고 그녀의 상태를 살핀 후 별다른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야 조용히 병실을 나섰다.

의사가 떠나자 병실에는 장하리와 서주혁만 남게 되었다.

서주혁은 정말 지쳤는지 여전히 그녀 옆에서 고개를 떨군 채 잠들어 있었다.

장하리는 밖을 바라보았다. 저녁노을이 창문 너머로 방을 따스하게 물들였다.

그녀는 다시 눈을 감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귓가에 서주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는 아직 쉬고 계셔. 조금만 기다리자.”

“엄마, 괜찮아졌어요?”

“아직이야. 병원에 반 달은 더 있어야 해.”

장하리는 온몸이 뽀송뽀송한 것을 느꼈다. 누군가 그녀의 몸을 닦아준 것 같았다.

그녀는 눈을 뜨고 싶지 않았다. 머릿속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그때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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