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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5화 이렇게 꼭 붙들고 있어야

의사는 서둘러 그를 부축하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하리 씨는 운이 좋으시네요. 한 달 정도만 더 쉬시면 완전히 회복하실 겁니다.”

서주혁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채 그저 입술을 달싹이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고맙습니다.”

장하리의 병상 곁에 앉은 그는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손을 꼭 잡아 자신의 볼에 가져다 댔다. 그녀의 손끝은 차갑고 그의 뺨도 차가웠다. 하지만 이렇게 가까이 있어야만 그녀가 곁에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한편 장하리는 그저 긴 꿈을 꾼 듯했다. 마치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그야말로 참담하고 한치의 미련조차 없는 삶이었다. 그녀는 그저 외부인의 시선으로 아무런 감정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갑자기 눈앞에 한 줄기 빛이 나타났고 장하리는 천천히 눈을 떴다. 천장에 있는 불빛이 눈을 날카롭게 찌르자 그녀는 눈을 가늘게 떴다.

손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무언가에 억눌려 움직일 수 없었다. 고개를 돌리자 자신의 손을 꽉 잡고 있는 서주혁의 모습이 보였다.

서주혁은 구겨진 양복을 입고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라 있었으며 눈이 심하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녀가 눈을 뜬 것을 보자 그의 동공이 순식간에 커졌다.

“여보, 깨났어요?”

장하리는 그를 한 번 보고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서주혁은 곧바로 의사를 불러 검사를 받게 하고 본인은 서둘러 샤워하고 머리를 감은 뒤 수염을 깎고 옷을 갈아입은 후 다시 병상 앞으로 돌아왔다.

의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리 씨는 금방 회복하실 거예요. 서 대표님도 잠시 쉬세요. 계속 이렇게 깨어 계시면 쓰러져요. 그러면 하리 씨도 걱정하실 거예요.”

그러나 서주혁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장하리의 손을 계속 잡고 있었다.

이렇게 꼭 붙들고 있어야 그녀가 떠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방금 장하리가 그를 쳐다본 그 눈빛은 너무나도 차가웠다. 마치 전혀 모르는 사람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서주혁은 마음이 불안해졌다. 혹시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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