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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6화 자업자득이라고

의사가 급히 와서 위를 세척하고 약을 처방했다. 수액을 투여한 후 따뜻한 죽 한 그릇을 준비하라고 일렀다.

“서 대표님, 환자분의 위병이 꽤 심각합니다. 앞으로 몇 달간은 매운 음식은 피하시고 한 달 동안은 죽만 드셔야 합니다. 육류와 자극적인 음식은 꼭 삼가셔야 해요.”

서주혁은 의사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장하리의 가냘픈 손목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녀의 손목이 언제 이렇게 가늘어졌는지 손등의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알겠습니다.”

서주혁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의사가 떠나자마자 전화벨이 울렸다. 어머니 명희정의 전화였다.

“그 가족 어디 있어?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그놈들을 모두 감방에 처넣어버릴 거야!”

평소 딸 서수연을 애지중지하던 명희정은 서수연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장하리의 가족을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었다.

명희정은 하루 동안 서수연을 돌보았다. 서수연이 시끄럽게 굴진 않았지만, 매일 악몽에 시달리며 자신이 망가졌다고 반복해서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명희정은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주혁아, 그 두 사람 지금 어디 있어? 경찰서에 넘기지 마. 내가 그 사람들에게 직접 생지옥을 경험시켜 줄 거야.”

“제 사람들이 지키고 있어요.”

명희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분노를 삭이지 못한 채 이를 악물었다.

“장하리는? 수연이가 그 여자가 시킨 거라고 말했어. 그 여자는 지금 어디 있어?”

지난번 온씨 집안 사건에도 장하리가 연루되었는데, 이번에도 또 나타나다니. 명희정은 절대로 이 여자를 용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서주혁의 시선은 옆으로 향했다. 그의 어깨에 기대어 있는 장하리는 여전히 혼미한 상태였다. 서수연이 당한 일을 떠올리며 그는 장하리를 조심스럽게 밀어냈다.

“어머니, 이 일은 제가 잘 조사해 볼게요.”

“조사할 필요가 뭐가 있어? 수연이가 그 두 사람의 대화를 다 들었다잖아! 장하리를 나에게 넘기든지 아니면 수연이에게 넘겨.”

서주혁은 대답하지 않았다. 명희정의 목소리가 조금 부드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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