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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0화 난 너랑 반승제와 달라

현관문을 나서자 서주혁은 또 담배에 불을 붙였다. 평소에는 이렇게 자주 담배를 피우지 않았지만 오늘 밤은 불쾌한 기분이 계속되었다.

차에 올라탄 그는 핸들을 잡고 자신의 손끝을 바라보며 조금 전 장하리의 입속에 손가락이 들어갔던 것을 떠올렸다. 그 촉촉하고 뜨거운 감각이 여전히 느껴지는 듯했다.

서주혁은 옆에 있는 물티슈를 집어 들고 닦으려 했으나 무언가 생각난 듯 천천히 내려놓았다. 이때 온시환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약속 취소해. 오늘 밤은 술 마시고 싶지 않아. 승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 같아.”

“무슨 일인데?”

“설우현한테 전화해 봤더니, 반승제가 실종된 것 같대. 성혜인은 임신 중이잖아. 지금 설씨 가문에서 태교 중이래. 도대체 이 둘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아직도 함께 있지 못하는 거야.”

온시환이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했지만 서주혁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등을 뒤로 기댄 채 돌아갈 마음이 없었다.

“시환아, 우리 플로리아로 가볼까?”

온시환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너 나갈 수 있어? 위에서 너를 엄격히 감시하고 있잖아.”

서씨 가문은 윗선과 연결된 일이 많아서 출국할 때마다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다.

게다가 반승제에게 수배령이 떨어진 사건으로 서주혁은 블랙리스트에 오를 뻔했다.

“백겸 삼촌이 승제에게 상을 주었고, 수배령도 취소됐어. 지금은 당당하게 만나도 아무 문제 없어.”

최근 온시환은 마침 지루하던 참이었다.

“좋아. 언제 출발할 거야?”

“잠시 후에 있는 항공편을 알아볼게.”

“이렇게 빨리? 주혁아, 너 혹시 누구를 피해 다니는 거야?”

온시환의 단도직입적인 말에 서주혁은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아니야. 그냥 머리를 식히러 가는 거야.”

온시환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자 허리의 목욕 가운이 흔들렸다.

“알았어. 지금 옷 갈아입을게.”

이때 뒤에서 여성의 부드러운 손이 그의 허리를 감쌌다.

“시환 씨, 떠나는 건가요?”

온시환이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가방에서 카드를 꺼내 던져주자 여성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 어린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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