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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2화 그의 함정에 빠지다

온시환은 더는 숨길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말 그대로예요. 강민지가 가난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그 남자는 이미 강민지를 철저히 분석하고 계획적으로 접근해 강민지의 회사를 빼앗았고, 강민지의 아버지를 감옥에 보냈어요.”

온시환의 목울대가 오르내렸다. 콧등의 점이 그를 더욱 감성적으로 보이게 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에요. 더 열받는 건 신예준은 어릴 때부터 정혼자가 있었다는 거예요. 이름이 조희서라고 했던가? 아무튼 조희서가 뇌종양에 걸렸을 때 신예준은 강민지 앞에서 일부러 약한 모습을 보였고, 강민지는 국제 전문가를 불러 조희서를 돌보게 했어요. 그게 신예준의 약혼자인 줄은 몰랐던 거죠. 이 젊은 부부는 강민지를 철저히 이용해 먹었어요. 이제 와서 신예준이 강민지와 결혼하려고 하다니, 이게 다 복수가 아니면 뭐겠어요?”

얼굴이 어두워진 성혜인은 당장 전화를 걸려고 했지만 온시환이 그녀를 제지했다.

“강민지에게 전화해 봐야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을 거예요. 솔직히 말해서, 지금은 누구도 신예준을 막을 수 없어요. 그 녀석은 꽤 능력이 있거든요. 강민지와 강 회장의 모든 주식을 차지하고, 그것도 60% 넘어 절대적인 발언권을 가지고 있죠. 우리가 회사를 인수해서 강민지를 돕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요. 게다가 신예준이 법원에 합의서를 제출하기만 하면 강 회장은 몇 년의 고통을 덜 수 있어요. 강민지는 지금 신예준에게 얽매여 있어요. 신예준이 합의서를 쓰지 않는 한 강민지는 떠날 수 없을 거예요. 당신도 강민지가 얼마나 고집스러운지 알잖아요.”

성혜인은 제원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은 자신을 원망했다. 그녀는 예전부터 신예준이 의심스러웠지만, 강민지는 신예준을 너무 좋아해서 자신의 재벌 딸 신분까지 숨겼다. 그저 신예준이 위축되지 않게 하려고 말이다. 결국 강민지는 신예준의 함정에 빠져 버렸다.

성혜인은 반드시 제원에 가야 했다. 지금 강민지에게 전화하지 않더라도 제원으로 가는 항공권을 당장 예약해야 했다. 온시환은 그녀가 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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