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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5화 난처하게 하려는 심산

서주혁의 별장.

장하리는 좁은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고 있다. 도망치려면 충분히 도망칠 수 있는 높이였다.

하지만 장하리는 도망가고 싶지 않았다.

바깥이 어둑어둑해지고 있었지만 서주혁이 이틀 동안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장하리는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아차리고 있었다.

서주혁이 휴대전화를 가져갔기 때문에 누구와도 연락할 수 없는 상태였다.

장하리는 턱을 팔에 기댄 채 창가에 앉아 바깥의 신선한 공기를 마셨다.

이때쯤 배에서 자꾸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났다.

별장에 들어온 날도 아무것도 먹지 않았더니 위병이 계속 도졌다.

게다가 이틀 동안 빈속이었으니 오죽할까. 세 번이나 구역질을 했지만, 토해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하인이 너무 박하게 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인은 매일 장하리에게 물을 가져다주었고 장하리는 물 두 주전자로 이틀을 버텼다.

배고픔으로 인하여 어지러움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위병이 터져서 위가 따끔거렸다.

이마에서 땀이 송골송골 맺혔고 장하리는 침대 앞에 엎드린 채 어깨를 들썩였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많은 억울한 일들을 겪었다. 하여 더는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일들을 겪어 왔음에도 외로움과 서러움에는 익숙해지지 않았다.

결국 눈시울이 점점 뜨거워졌다.

밖에서 자동차 타이어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더니, 곧이어 서주혁이 별장으로 들어왔다.

장하리는 심호흡을 한 후 천천히 침대 곁에 기대어 앉았다.

별장에 들어선 서주혁이 옷을 하인에게 건네자 하인이 물었다.

“대표님, 하리 씨에겐 언제 음식을 가져다줄까요?”

서주혁이 며칠 동안 줄곧 별장으로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하인들도 감히 마음대로 음식을 줄지 말지를 결정할 수 없었다.

코트를 건네던 그의 손이 잠깐 멈칫했다. 그제야 서주혁은 장하리가 아직 별장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냈다.

그는 현재 장하리의 일가족을 조금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들을 생각만 해도 저도 모르게 혐오감이 조성되었다.

하인이 그를 방 입구까지 안내했다.

문을 여니 침대에 기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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