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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4화 이제 내 인생은 망했어

서주혁이 홧김에 옆 식탁을 발로 차버렸다. 테이블 위의 모든 물건이 마구 흔들렸다.

“지금 어디에 있는데?”

“돌아오는 길에 이미 병원을 예약해 놓았습니다”

서주혁은 관자놀이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이때 곁에 있던 하인이 다가왔다.

“대표님, 하리 씨에게 아침밥 올려다 드릴까요?”

서주혁이 차가운 얼굴로 하인을 응시했다. 입가에는 냉소가 지어졌다.

“고추 한 접시 올려보내. 매울수록 좋아.”

하인은 어리둥절했지만 아무것도 묻지 못하고 시키는 대로 했다.

서주혁은 옆에 놓아뒀던 코트를 들고 바로 집을 나섰다.

그리고 하인은 얼른 볶은 고추 한 접시를 장하리에게 가져다주었다.

장하리는 밤새 잠을 못 잔 상태였으며 지금까지도 서수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문득 매운 향이 스멀스멀 나기 시작했고, 곧이어 방문이 열리더니 하인이 고추 한 접시를 들고 들어왔다

“하리씨, 아침 드세요.”

접시에는 온통 고추뿐이었고 쌀은 한 톨도 보이지 않았다.

“주혁 씨는요?”

하인이 난처한 얼굴을 했다.

“우선 아침 드세요. 대표님의 행방을 우리 하인들이 어떻게 알겠어요?”

말을 마친 하인은 서둘러 문을 닫고 나갔다.

테이블 위에는 빨간 고추만 놓여 있었는데 냄새부터가 자극적이었다.

그녀는 연거푸 기침을 했다.

아침밥의 상태로부터 서주혁이 많이 화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장하리는 고추에 손을 대지 않은 채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점심 12시, 서수연은 제시간에 제원에 도착하여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전에 이런 억울한 일을 당했다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분노를 표출했을 텐데 이번에는 달랐다. 서수연은 돌아오는 길 내내 아무 말 없이 침묵을 지켰다.

의사가 진찰할 때가 되어서야 그녀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터트렸다.

눈이 퉁퉁 붓도록 울고 또 울었다.

의사는 성병 예방을 위한 주사와 약을 처방 해 주었고, 성병 교육을 위한 사진을 본 수연은 역겨워서 토할 것 같았다.

결국 견디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기절해 버렸다.

서수연이 병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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