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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3화 하지만 이번에는 절망이었다

서수연은 이렇게 거대한 절망감을 느껴보기는 처음이었다. 예전에 성혜인 때문에 놀랐을 때도 단지 두려움과 공포를 느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절망이었다.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고, 오빠가 너무 보고 싶었다.

모두 장하리 탓이다. 장하리 때문에 이런 역겨운 사람에게 강간당한 것이다.

자동차는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고 서수연은 멍하니 차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위에 올라탄 역겨운 남자의 행위는 계속되었고 서수연은 울고 싶었지만 울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오는 길 내내 울었더니 이제 눈물이 말라버렸다.

같은 시각, 장하리는 끊긴 전화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서주혁의 얼굴은 보지 않아도 표정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화가 많이 났겠지.

그녀가 천천히 일어나 자리를 뜨려고 하자 서주혁이 대뜸 입을 열었다.

“내가 가도 된다고 했나?”

그는 줄곧 강압적이었으며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의 말에 장하리가 발걸음을 멈추었고, 서주혁은 라이터를 켰다.

그리고 뒤이어 풍겨오는 담배 연기.

“수연이 돌아오기 전까지 여기서 기다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있는 넥타이와 정장을 챙기고는 밖에 있는 사람들을 들어오도록 했다.

한쪽 계단 입구로 가서 성가신 표정을 지으며 명령했다.

“방 하나 치워서 들여보내. 그리고 하루 내로 수연이 찾아서 데려와.”

“네. 대표님.”

곧 장하리는 한 방에 끌려가 갇히게 되었다.

서주혁의 방은 2층이고, 그녀가 갇히게 된 방은 1층에 있었다. 게다가 딱 봐도 가정부의 방이었다.

방은 대략 50평쯤 되었고 별도로 욕실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곳의 가정부 방마저 장하리가 이전에 지냈던 대부분의 방보다 훨씬 좋았다.

장하리는 침대에 앉아 벽에 기대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서수연에게 아무 일 없기를 빌었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서주혁은 모든 것을 장하리의 탓으로 돌릴 것이 뻔했다.

그가 노임향의 딸임을 탓할 것이고.

서수연의 구조 요청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탓할 것이다.

머릿속이 복잡해진 장하리는 침대에 눕지 않고 벽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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