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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2화 안 믿을 거잖아요

장하리가 입술을 짓씹었다.

“내가 하지 않았다고 해도 안 믿을 거잖아요.”

너무나도 맞는 말이었다. 장하리가 어떻게 말하든 서주혁은 믿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장하리와 노임향의 관계를 확실히 알고 있다 해도, 온시아에 대한 일은 밝혀진 바가 없으니까.

온시아가 손가락질받아 마땅한 일을 저지르긴 했지만 사람을 시켜 독을 먹이는 것도 그다지 똑똑한 행동은 아니었다.

사실 서주혁은 이미 마음속으로 장하리가 관여했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장하리가 무슨 말을 하든 의심할 것이었다.

“너랑 상관없는 일이어야 할 거야.”

차갑게 말 한마디를 내뱉고 소파로 돌아와 앉았다.

“네 어머니한테 전화해.”

지금 서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노임향을 찾고 있었고, 노임향은 조만간 붙잡힐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시간 동안 서수연이 무슨 일을 겪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서수연은 어려서부터 응석받이로 자랐기에 고생 따위 모르고 컸다.

장하리는 고개를 숙이고 노임향의 차단을 풀었다.

막 전화를 걸려고 할 때 서주혁이 곁에서 명령했다.

“이쪽으로 와서 내 앞에서 전화해. 스피커 켜고.”

장하리가 서주혁의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서주혁에게는 일종의 아우라가 있었는데 반승제 같이 자만심 강한 귀공자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서주혁은 침착하고 차갑고 딱딱했다.

그가 한 손을 무릎 위에 올리자 은빛 손목시계가 드러났다.

노임향과 전화가 연결되기 무섭게 전화 건너편에서 노임향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리야, 네가 처리하라고 한 여자애 내가 데려갔으니 걱정하지 말렴. 앞으론 널 방해하지 못해.”

이 말에 장하리가 흠칫 놀라며 전화를 응시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멍청하고 어리석지만 이런 상황에서 최고의 기지를 발휘하여 항상 적절하게 장하리의 일을 망쳤다.

마치 지금처럼 말이다. 그녀는 장하리가 전화한 이유를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이미 서씨 가문의 미움을 산 마당에 그녀와 남편도 모두 탈출했으니, 이참에 장하리를 구덩이로 밀어 넣을 수만 있다면 일석삼조 아니겠는가?

지난번 독극물 사건으로 누명을 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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