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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9화 소리 없는 눈물

사라는 침대에 누워 있는 여자를 조용히 지켜보았다. 그녀는 주변 사람들의 대화에서 이 지하실이 얼마나 대단한지 이미 알고 있었다.

작업팀은 한 달 동안 이곳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려고 애썼으나,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사라의 입가에 냉소가 흘렀다. 여석진이 이 감옥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힘을 쏟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나하늘은 만성 독이 발작하기 직전까지 이곳에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던 것일까. 이 협소한 공간에서 몸부림치며 여석진이라는 인물을 견뎌야 했다.

사라는 자신과 나하늘 중 누가 더 비극적인지 판단할 수 없었고, 두 사람 중 누가 진짜 나하늘인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연구 기지에서의 인체 실험은 도덕과 인륜에 완전히 어긋나는 일이었다. 그녀처럼 강제로 실험에 참여하게 된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성혜인이 나하늘의 손을 잡고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사라는 그 눈물에 가슴이 찔리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그러나 사라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었고 자신의 정체를 밝힐 수도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조차도 지금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 채 방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혜인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천천히 지하실을 빠져나갔다. 밖의 하늘은 푸르렀다. 폭탄에 의해 성벽이 무너져 내린 이후, 여기 서서 멀리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볼 수 있었다.

뒤쪽에서는 작업팀이 이 장소를 영원히 땅속에 가라앉게 하려고 폭파 작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불길이 번지며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성혜인은 그 장면이 갑자기 틈으로 변하더니 곧 시야가 어둠에 휩싸였다. 그녀는 의식을 잃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설씨 가문 본가였다. 성혜인은 익숙한 천장을 바라보며 손을 움켜잡았고 여전히 통화 중이던 설우현의 소리가 들려왔다.

“모든 곳을 다 찾았다는데 어떻게 못 찾을 수가 있어요?”

“8.1급 대지진이란 건 나도 알고 있어요. 당신 말은 반승제가 땅의 균열에 휘말렸다는 거예요? 그래서 살았든 죽었든 시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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