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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8화 많이 도와줘

사라는 흩어진 머리카락을 천천히 정리하고 옆에 있던 휴지를 집어 들더니 입을 닦았다.

“반승제 씨, 밖에 얼마 있죠?”

반승제는 순간 그 지도가 그녀가 준 것임을 확신했다.

다만 그녀는 내부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원으로서 애초에 나갈 기회가 없었다.

“기지에는 20여 명이 있고 외부라면 박사님이 원하시는 만큼 얼마든지 있습니다.”

사라는 손을 들어 이마를 짚더니 걸음을 옮겨 밖으로 나갔다.

반승제는 그녀의 뒤를 따라 긴 복도를 지나갔다.

그녀는 두 손으로 차가운 실험대를 꽉 잡았다.

“얼마든지 있다고? 마음에 드는 답이네요.”

“그럼 박사님의 정체는요?”

사라는 눈앞의 약물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사람이 필요합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죠. 여기서 나갈 겁니다.”

그녀는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에 반승제를 찾게 되었다.

지도를 보낸 것도 이미 최선을 다한 것이었다. 아무리 연구 기지 내에서 충분한 신뢰를 얻었더라도 여전히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박사님은 지도를 어떻게 보냈죠?”

사라는 옆에 놓인 따뜻한 물 한 모금을 마셨다.

겨우 얼마 지났다고 그녀는 벌써 이마에 땀이 맺혔다.

“죽을 각오로 보냈죠. 비록 지도를 너무 명확하게 그리지 못했지만 당신이 알아봐서 다행입니다.”

반승제가 알아볼 수 있었던 이유도 우연히 구금성의 비밀 통로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통로의 위치를 통해 역추적한 것이다.

아마 일반 사람에게 그 지도를 준다면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다른 곳에 그려진 것이 연구 기지라고 추측했다.

마침 그는 연구 기지를 조사 중이었기 때문에 거의 찍다시피 맞췄다.

사라는 이마를 짚으며 정신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 보였다. 이마에는 계속해서 땀이 흐르고 있었다.

“박사님께서는 무슨 도움이 필요하신 거죠?”

“여석진을 죽여주세요.”

반승제는 여석진을 죽여야 하는 이유에 대해 묻지 않았지만 그녀의 어조에서 미움을 넘어 강한 혐오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요. 여석진을 죽이면 박사님께서 나갈 방법이 있으신가요?”

“아니요, 하지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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