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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5화 증오와 미련

“도련님, 여기 십만 개가 넘는 전선이 있거든요. 하나하나 잘라보려고 하는데...”

“왜 그래요?”

“십만 분 일의 확률로 하나만 잘못 자르면 나 여사님께서 전기충격을 받게 될 겁니다.”

설우현은 분노로 가슴이 떨렸다. 배후에서 이 모든 것을 설계한 사람은 정말 치밀했다. 배선을 자르는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유일한 방법은 지하실의 구조를 연구하는 것뿐이다. 깊은숨을 들이켠 설우현은 너무 화가 나 목이 타들어 가는 것처럼 아팠다.

“사람 더 보낼 테니 한시라도 빨리 해결할 방법을 찾아봐요.”

“네, 알겠습니다.”

한편, 작업팀의 말대로 감시카메라 뒤에서 누군가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레드와인 한 잔이 들려 있었고, 앞에는 근사한 스테이크가 놓여 있었다. 그는 흥미롭게 그들을 지켜보며 스테이크를 썰고 있었다.

매번 식사할 때마다 그는 모니터실로 와서 나하늘의 얼굴만 보면 음식을 몇 입 더 먹을 수 있었다. 그의 눈에는 증오와 미련 그리고 흐뭇함으로 가득했다. 외부인이 여기 있었다면 분명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영상에서 나하늘은 늘 침대에 조용히 앉아 있었고 그녀를 돕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그녀를 건드릴 엄두도 못 냈다.

여석진은 제일 처음 그녀를 길들일 때가 떠올랐다. 매일 냄새나는 남자 다섯 명을 지하실로 보내 그녀를 찾게 했다.

나하늘이 몸부림치고 화를 내며 발가벗겨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여석진은 그녀에게 경고했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닿으면 정말 이 남자들이 돌아가며 그녀를 겁탈하게 할 거라고.

나하늘은 그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한 정신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렇게 망가트리길 3개월 지속하고서야 그녀는 사람의 손길을 두려워했다. 실험이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 그는 그 남자들 대신 들어가 그녀를 겁탈했다.

여석진에게 있어 나하늘은 자신이 키우는 애완동물, 자신이 길들인 애완동물, 자신의 입맛대로 변할 수 있는 애완동물이었다. 지하실에 감금까지 한 그가 어떻게 아무짓도 안 했을까.

그의 강박은 나하늘을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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