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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0화 성혜인이 심은 씨앗

플로리아에서.

국내에서 반승제의 세력이 제한됨으로 인해 그에게 소식이 닿는 속도 역시 느려졌다.

그는 여전히 서주혁의 죽음에 대해 어딘가 의심쩍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서주혁에게 감히 전화를 걸지 못했다.

백겸은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리고 만일 서주혁과 반승제의 결탁관계가 드러나면 반승제는 결코 법의 심판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머리는 해외에 머물러야 함을 알고 있었지만 마음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서주혁이 정말 목숨을 잃었다면 모두 자신이 넘긴 임무 때문일 텐데 어떻게 냉정할 수 있겠는가.

반승제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욕실로 들어가 세수했다. 욕실에서 나왔을 땐 장미 누나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배현우 쪽에서 하겠다네.”

배현우는 탄생하면서부터 본능적으로 반승우에 대한 거부감이 극에 달했다. 그러나 주변에서 반승우의 업적을 반복해서 상기시켰으니 아마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방에서 끌려 나오면서도 배현우는 분노 가득한 얼굴로 반승제를 노려보았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주먹을 휘두르고 싶었지만 두 손, 두 발에 모두 족쇄가 채워져 있었으므로 2미터 밖으로 갈 수 없었다.

그는 반승제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가볍게 웃었다.

“고작 연구기지에 관한 일 아닌가? 난 그쪽 기억은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하니 더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은데.”

“그럼 반승우 나오게 해. 형은 알고 있으니까.”

“나도 나오게 하고 싶거든? 걘 이미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는 바람에 이제 나올 힘도 없어. 성혜인이 있어야 반응이라도 있지.”

성혜인을 언급하자 반승제의 눈동자가 가늘게 떨렸다.

반승제가 동요하는 것을 눈치챈 배현우가 사악한 모습으로 고개를 들었다.

“네 형은 성혜인을 사랑해. 죽다가도 살아 돌아올 만큼. 연구기지에서 끝까지 실성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성혜인과의 약속을 잊지 않고 마음에 새겼기 때문이야. 넌 그저 운이 좋아서 네 형이 돌아오지 못할 동안 자리를 빼앗은 거야.”

“운도 실력이지.”

예전의 반승제였다면 형과 성혜인의 이야기를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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