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 테이블에 있던 사람은 당연히 연바다의 눈길을 놓치지 않았다.4년 전처럼 어떤 상황이든 단이혁은 여전히 그의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 보았다.4년 전, 단이혁과 단유혁은 연바다와 만난 적이 있었다. 더군다나 지금 단씨 가문에선 서해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고, 심지어 연씨 가문의 도움을 받고 있으니 두려울 것이 뭐가 있겠는가?유독 큰 변수는 아마 강하랑일 것이다.비록 4년 전에도 단씨 가문 사람들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연유성은 기억하고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전부 잊었다.게다가 그녀의 가까이 있는 사람은 양의
하지만 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맞은 편에 앉은 남자가 부정적인 말을 꺼냈다.“돌아갈 거야.”단호하게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선 다소 위엄이 느껴졌다.그의 말을 들은 강하랑의 얼굴엔 감출 수 없는 실망이 가득했고 저도 모르게 입맛이 사라졌다.“핸슨, 너무한 거 아니냐?”앨런은 파란 눈동자를 굴려 연바다를 보면서 결국 참지 못하고 말했다.“하랑이는 이제 겨우 귀국했어. 지난번에 본인 작품 행사간 것도 네가 다시 잡아 왔잖아. 지금은 네 눈앞에 있고, 같이 놀아주지도 못할망정 집으로 바로 가겠다고?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연바
“고마워, 앨런. 너도 얼른 먹어.”새우 소금구이를 앨런은 잘 썰어서 강하랑 접시에 담아주었다. 그러자 강하랑은 그를 향해 미소를 지으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고 이내 느긋하게 음미하며 먹기 시작했다.비록 기분은 별로였지만 음식을 안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전부터 이런 때에 그녀와 앨런은 음식을 두고 티격태격했었다. 앨런은 비록 나이가 어린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처럼 노는 것을 좋아했고 트집을 잡아 말다툼하는 것을 재미로 여겼다.그러나 지금은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평소처럼 티격태격하고 싶은 것도 참고 있는 그였다
‘역시 여기 사는 부자들도 재밌는 사람인 것 같아.'특히 그녀가 사람을 착각하고 다가간 남자는 첫인상으로 느꼈을 때 성질이 고약하고 흉악한 어느 기업 사장님 같았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고 보니... 아주 우아하고 부드러운 사람이었다.거기다 방금 받은 두 장의 귀여운 이모티콘으로 강하랑은 남자의 반전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이런 귀여운 이모티콘을 보낸 사람이 어린 학생이 아니라, 정장을 입은 아저씨라는 것을 누가 예상하겠는가?강하랑은 멀어져 가는 그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그들의 형체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그녀는 시선을
분위기는 다시 한번 얼어붙었다.직원은 계속 포장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랐다.비록 파란 머리가 무슨 의미로 한 말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그들이 싸우고 있음을 감지했다.다행히 강하랑은 파란 머리의 말에 바로 욱해서 달려드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강하랑은 여전히 미소를 유지하며 직원에게 말했다.“계속 포장해주세요.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직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짓고는 계속 포장을 이어갔다.강하랑은 고개를 돌려 화를 내는 앨런을 보았다.그리곤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외국어로 앨런에게 말했다.“난 너한테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대로 강하랑이 들고 있던 포장백을 들었다.“내가 들게.”강하랑은 원래 버릴 거냐고 묻고 싶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녀가 정말로 이 말을 꺼낸다면 정말로 쪼잔한 사람이 될 것 같았다.그래서 쿨하게 포장백을 연바다에게 건넸다.그러면서 웃었다.“그럼 부탁해.”연바다는 고개를 떨구고 자신을 향해 빙그레 웃는 강하랑을 보았다. 분노로 쿵쾅대고 있던 심장이 그녀의 해맑은 웃음을 보자마자 평온해졌다.그가 걱정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어차피 강하랑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고 심지어 연유성이 누군지도 모
강하랑은 옷을 고르다가 멈칫하게 되었다. 연바다가 이런 질문을 그녀에게 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이해가 안 가는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난 다 좋아. 둘 중에서... 내가 하나라도 골라야 하는 거야?”연바다는 고개를 떨구곤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하이에나와 같은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그리고 이때, 옛 거리의 끝에서 찬란한 빛이 번쩍이더니 공중에 알록달록한 불꽃이 활짝 피었다.그 찬란하고 아름다운 빛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마치 인간의 머릿속에 한 줄기의 아름다운 빛을 새기곤 후다닥 도망치며 흙이 되어 먼지로 사라지는 것 같
아마도 강하랑이 너무 오랫동안 서 있었던 탓인지 할아버지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할아버지, 여기 조금 더 서 있다가 갈게요. 너무 오래 걸어서 다리가 좀 아프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 장사에 방해 안 되게 조금만 더 쉬다가 갈 거예요.”강하랑은 그런 할아버지의 시선에 멋쩍음을 느꼈고 연바다가 음료수를 사러 간 동안 부드러운 목소리로 할아버지에게 설명했다.그러자 할아버지는 웃음을 지었다.“허허허, 난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아가씨가 먼저 찔려서 말하는군.”강하랑은 할아버지의 말에 살짝 당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