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소식 계정으로 공식 인증을 받았지만, 최근에 올린 게시글을 제외하곤 전부 강세미의 소식이었고 팔로워 수도 꽤 많았다.그녀는 그 계정을 한참이나 빤히 보았다. 그리고 그 계정을 XR 엔터 홍보팀에 전송하며 홍보팀 담당자에게 말했다「사랑: 법무팀에 연락해서 이 계정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해주세요. 그리고 전에 보냈던 영상도 공개해주세요.」어차피 강세미의 팬들은 강세미가 절대 그런 짓을 하지 않을 거라고 믿지 않는가?단세혁의 상처가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그저 실수로 긁혔다고 강세미를 감싸주고 있었기에 그녀는 그들이 숭배하고 있
그 기세는 마치 강하랑과 단세혁을 한꺼번에 끌어내리겠다는 기세였다.마치 강세미만 망할 수 없다는 식이었다.강하랑은 간단하게 휙 훑어보곤 그 계정들을 캡처한 뒤 단유혁에게 전송했다.「사랑: 유혁 오빠, 이 계정들 좀 조사해 줘. 고마워!」단유혁은 ‘오케이'를 하는 이모티콘을 보냈다.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이미 다 했기에 나머지는 법무팀과 홍보팀에 맡기면 되는 일이었다.하지만 뭐가 어떻든 경찰 측에서 입장을 밝혔으니 강세미는 더는 연예계에 발을 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 아무리 연유성이 그녀를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고
‘왜, 왜 저 악마가 여기에 나타난 거야!'‘내 꼴을 구경하러 온 건가?'남자는 고개를 들어 그녀의 안색을 훑어보더니 음험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두렵나 봐? 두려워하지 마. 난 널 해치러 온 것이 아니라 도와주러 온 것이니까.”그는 걸음을 옮겼다. 바닥에 널브러진 물건들을 본 그는 파편들을 피해 그나마 깨끗한 소파에 털썩 앉았다.“가까이.”다리를 꼰 그는 짙어진 두 눈으로 강세미를 보았다.강세미는 그의 말에 반항할 수 없어 침을 꿀꺽 삼키곤 남자의 앞으로 다가갔다.그녀는 전처럼 남자의 다리 옆 바닥에 앉으며 몸을 기
한남정.강하랑은 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내장국밥을 또 한 그릇 내왔다. 그리고 느끼하지 않도록 담백한 채소볶음도 더했다. 고기와 채소가 적절한 배합을 이룬 것이 지난번 황급하게 차린 상보다는 훨씬 성의 있어 보였다.이덕환이 다시 방문한 걸 보면 분명히 강하랑의 솜씨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그는 정희월의 병을 안 봐주겠다는 말을 한 적 없었다. 단지 봐주겠다는 말도 안 해서 그렇지... 아무튼, 강하랑은 자신에게도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선생님, 어서 드셔보세요.”두 가지 요리는 이덕환의 앞에 놓였다.
“아니에요. 급한 일이 아니라 아는 사람이 오길 기다리면 돼요.”강하랑은 적당히 예의를 차리며 거절했다. 친하지도 않은 지승현의 차에 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지씨 가문의 상황은 아주 복잡하기로 유명했다. 지승우와 그다지 친한 축이 아닌 강하랑도 그가 가문과 사이가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있을 정도로 말이다. 이번에 귀국해서는 마음의 빚까지 생겼으니, 그는 지승현과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지승현은 강하랑과 생각이 다른 듯했다. 그는 강하랑이 거절한 다음에도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손목시계를 힐끗 보더니 덤덤하게 말했
강하랑은 머리를 끄덕이면서 설명을 보탰다.“제 상황은 인터넷에서 본 적 있으시죠? 저 이제 가족도 찾고, 이혼도 해서 집으로 돌아가려고요. 제 가족들은 한주시에 없어요. 그래서 이곳 일이 마무리되는 대로 떠날 생각이에요.”강하랑은 자신이 가는 곳까지 밝히지는 않았다. 그것까지 말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 데다가, 강씨 가문의 딸로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비록 지승현과는 그다지 연결고리가 깊지 않았지만 그래도 실패한 혼인과 과거의 지인들을 떠올리게 하는 데에는 충분했다. 그래서 강하랑은 피할
예전 일만 아니었어도 강하랑은 지승현과 친구로 지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이렇듯 스쳐 지나가기 마련이다.강하랑은 금방 한남정 안으로 들어온 진정훈에게 길을 안내하고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이틀 뒤 떠나기로 마음먹은 이상 박재인에게도 정식으로 알려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덕환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실패했다는 생각에 박재인에게 알릴 정신이 없었는데, 지승현과 얘기를 나누고 나니 이제는 실패에 맞설 용기가 생겼다. 그에게 VIP 카드를 주기로 한 약속도 지켜야 했고 말이다.강하랑은 속으로 이렇게
“그런 건 아니에요. 저는 이제 한주시에 볼 일도 없고, 부모님도 저를 많이 그리워해서 일찍 돌아가려고요.”강하랑은 진짜 아무렇지도 않은 듯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자 박재인은 이덕환이 그녀의 부탁을 단칼에 거절해 버린 줄 알고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네?! 이 자식이 신이 나서 배를 채울 때는 언제고 부탁 하나 안 들어준대요? 선배님, 여기서 딱 기다려요. 제가 가서 따지고 올게요!”“아니에요.”강하랑은 황급히 박재인을 말렸다. 그리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느릿느릿 설명을 보탰다.“선생님은 저를 거절하지 않으셨어요.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