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06화

“잘 자.”

이준혁은 그녀의 살짝 떨리는 속눈썹을 보며 눈에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그가 내뿜는 따뜻한 목소리에 윤혜인의 가슴이 간질거렸다.

“네.”

그녀는 눈을 감고 대답했다.

이준혁은 그녀의 사랑스러운 얼굴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그녀는 정말로 피곤했는지 금방 잠들었다.

침실 안은 따뜻한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서호 별장 밖에는 한층 더 서늘하고 무서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멀리서 검은색 고급 승용차가 보였고 창문은 반쯤 내려가 있었다.

차 안에서는 한 남자가 반쪽짜리 백색 가면을 쓰고 있었는데 왼손에는 순수한 검정색 가죽 장갑을 낀 채 낯선 기기를 들고 이준혁의 침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기기는 얇은 커튼을 통과하여 안의 사람들의 행동을 볼 수 있었다.

방 안에서 두 사람이 같은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본 후, 남자는 가죽 장갑을 천천히 내렸다.

곧이어.

쨍그랑!

남자가 손으로 창문을 부숴버린 것이었다. 가죽 장갑에는 유리 조각이 박혔고 운전자는 놀라서 외쳤다.

“도련님!”

남자는 얇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장갑을 벗어 던졌다.

손에는 피가 흥건했다.

창백하고도 차가운 피부에는 이미 여러 개의 흉터가 교차해 있어 매우 무서웠다.

하지만 그는 상처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새로운 장갑을 끼었다.

운전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남자의 얇은 입술이 움직였다.

“가자.”

차가 출발했다.

남자는 2층 침실의 창문을 바라보며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술을 움직이며 소리 없이 말했다.

“모두 내 것이야.”

...

따뜻한 침실 안에서 이준혁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속으로 고통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그를 너무 믿고 있었다.

이것이 행복인지 불행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는 천천히 몸을 숙여 그녀의 이마에 부드러운 입맞춤을 했다.

윤혜인은 단잠에 빠져있었고 그 부드러운 몸은 마치 독약처럼 중독성이 있었다.

그는 더 많은 것을 원했다.

하지만 이준혁은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며 그녀의 신뢰를 깨지 않기로 다짐했다.

이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5년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