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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확인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요. 전 보름간 출장을 다녀올 겁니다.”

곽경천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

“네, 알겠습니다.”

두 남자의 주고받는 눈빛의 뜻은 모두 알고 있다. 이것은 일종의 부탁이다.

이준혁이 떠나려 하자 곽경천이 갑자기 그를 불러세웠다.

“그 임씨가 L국 체인 여관의 그 임씨 집입니까?”

“네, 형님, 아십니까?”

“좀 알아요, 아버지가 임씨 집안의 시동생과 잘 알고 있거든요. 전에 임씨가 당신에게 은혜를 베풀었다고 했는데 혹시 그게 무슨 은혜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이준혁의 눈매가 순간 매섭게 번쩍이더니 그는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임세희가 그를 구한 날이 바로 그녀의 생일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그때 임세희 가족은 L국에서 임세희에게 생일파티를 열어주었는데 그날, 그는 별장 창고에서 아버지의 불륜을 목격했다. 피부색이 다른 두 알몸이 서로 뒤엉켜 있는 모습을 보자니 메스꺼움이 극에 달했다.

나중에 그는 넋을 잃고 빙하로 떨어졌는데 임세희가 얼음 아래에서 그의 위치를 찾아 망치로 구멍을 뚫고 필사적으로 그를 구해낸 것이다.

이준혁은 아직도 계속 그의 귓가에서 그를 응원하며 포기하지 말라고 하던, 내 손을 잡으라던 그녀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기억났다.

그때의 임세희는 정말 순진하고 착하며 귀여웠었다.

하여 이준혁도 언젠가 임세희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그는 그녀에게 수없이 많은 기회를 주고 그녀가 다시 바른길로 가길 바랐지만 임세희는 사람을 해치고 결국 자기 자신마저 해치고 말았다.

곽경천은 이준혁의 생각에 잠긴 기색을 바라보며 말하기를 꺼리는 줄 알고 눈빛이 다시 싸늘하게 식어갔다.

“이준혁 대표님, 말하기 어렵다면 괜찮아요. 날이 늦었으니 돌아가세요.”

“불편하지 않습니다.”

이준혁은 금세 정신을 차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아주 어렸을 때, 얼음이 깨져 실수로 물속에 빠진 날 임세희가 저를 구해줬습니다.”

“얼음물?”

곽경천이 눈살을 찌푸리며 다시 물었다.

“모스 공작 장원의 그 얼음 호수 말입니까?”

뜻밖의 상황에 이준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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