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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화

“그만!”

윤혜인이 얼굴을 붉히며 그의 말을 단칼에 잘랐다.

“다른 할 말은 없어요?”

“음, 그냥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남자의 목소리는 너무 낮아 귓가에 대고 중얼거리는 것만 같았다.

윤혜인은 문득 잔잔한 마음의 호수가 마치 작은 돌멩이를 던져 넣은 것처럼 마음 깊은 곳에서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기분이 들었다...

“정말 심심한가 봐요.”

그들은 헤어진 지 이제 2시간도 안 됐다.

그런데 마치 바다 건너편에서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굴고 있으니...

남자는 대답하지 않고 그녀를 조용히 불렀다.

“혜인아...”

평범했던 세 글자가 그의 혀끝을 스쳐지나니 유난히 아름답게 들렸다.

윤혜인의 아리따운 작은 얼굴이 저도 모르게 또 붉게 물들었다.

“우리 오늘 1일이야.”

윤혜인은 이제 얼굴이 쫙 빨갛게 달아오를 뿐만 아니라 몸까지 뜨거워졌다.

“누가 당신과 연애한대요?”

“내가.”

윤혜인은 순간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발을 동동 굴렀다.

“당신한테는 정말 도리가 통하지 않는군요.”

“도리를 따지면 어떻게 우리 여보를 집에 데려오겠어.”

“누가 당신이랑 집에 간대요?”

“나랑 말고 누구랑 가?”

순간 남자의 목소리가 위협적으로 으르렁거렸다.

그러나 윤혜인은 전혀 겁내지 않고 덩달아 맞받아쳤다.

“그건 신경 쓰지 마시죠.”

“우리 뽀뽀도 하고 만지기도 했는데 인제 와서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뭐가 말도 안 돼. 나를 만지고 나한테 뽀뽀를 했으면 네가 책임을 져야지.”

남자의 목소리는 한없이 진지했다.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군요.”

윤혜인은 어이가 없었다.

뽀뽀와 만지는 것 중에 언제 그녀가 주동적으로 한 것이 있는가?

“됐어요. 할 일 없으면 이만 끊을게요.”

윤혜인은 창가로 걸어가서 손으로 자신의 얼굴에 부채질하며 애써 열기를 식혔다.

“잠옷이 참 예쁘네요.”

그때, 이준혁이 불쑥 말했다.

“예?”

“달빛이랑 잘 어울려요.”

이준혁이 계속하여 말을 이었다.

서둘러 창밖을 내다보니 별장 울타리 밖에는 뜻밖에도 검정색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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