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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그 사람들은 내가 준 돈가방을 들고 해외로 도피하려고 했지. 근데 그 사람들이 타고 가던 밴의 브레이크를 내가 좀 손 봐줬거든. 그랬더니 그 사람들은.”

임세희는 손을 들어 목을 긋는 동작을 했다.

“전부 죽었어.”

임세희는 으스스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오늘 너도 저승으로 보내줄게. 네가 가면 그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겠다. 너희들은 모두 멍청한 것들이니까 내 손에 죽을 수밖에 없어. 아무도 날 이길 수 없다고.”

그렇게 말한 뒤 탈의실 문밖에서 갑자기 임세희가 떠나가는 발소리가 들렸다.

몇 초가 지난 뒤 쾅 하는 큰 소리와 함께 탈의실의 문이 부서졌다.

임세희는 탈의실 안에 긴 머리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여자를 발견하더니 사악한 눈으로 칼을 들어 안으로 들어가 무자비하게 찔렀다.

한번 두번 세 번 셀 수 없이 찔러댔고 칼끝에는 임세희의 짙은 질투가 담겨 있었다.

‘네가 뭔데? 네가 뭔데 이준혁의 사랑을 차지해?’

임세희는 중얼거렸다.

“죽어. 넌 죽어야 해. 죽어야 할 사람은 너라고.”

양을 가늠할 수도 없는 피가 임세희 얼굴과 몸 곳곳에 튀었고 그녀의 시야가 흐릿해졌다.

눈앞에는 피가 흥건했다.

‘다 죽어. 다 죽으라고. 내 앞길을 막는 멍청한 것들은 다 죽여버릴 거야.’

임세희의 뇌에서는 도파민이 계속해서 상승했고 강렬한 쾌감이 몰려와 그녀는 손을 멈출 수 없었다.

무작위로 100번 가까이 칼로 찌르더니 임세희는 탈진해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칼도 함께 바닥에 떨어졌다.

임세희의 몸은 많이 약했지만 오기 전에 의문의 남자가 남긴 약을 주사로 맞았더니 그녀를 극도로 강하게 만들어줬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심했다.

약효가 사라진 뒤 그녀는 죽어가는 늙은 개처럼 몸의 장기가 전부 생명을 잃고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죽더라도 임세희는 이번 생에 가장 죽이고 싶었던 윤혜인을 죽이겠다고 다짐했다.

임세희는 피로 얼룩져 겨우 사람 형체로 보이는 윤혜인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로 웃었다.

웃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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