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727화

Author: 이한나
그녀의 마음은 그렇게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가슴이 아픈 것은 참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준혁은 그저 싱긋 웃어 보였다.

“그래. 데려다줄게.”

윤혜인은 이 정도 거리는 몇 걸음만 걸으면 도착하는데 뭐하러 데려다주냐고 말하고 싶었다.

게다가 그의 몸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이주혁은 어느덧 이미 차에서 내려 그녀의 차 문을 열어주었고 윤혜인은 차에서 내려 눈을 들자 곽경천이 팔짱을 끼고 문기둥에 기대어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윤혜인은 순간 갑자기 안색이 돌변하며 고개를 숙였다.

“됐어요. 빨리 다시 차에 타세요. 저희 오빠가 저기 있어요.”

그러더니 남자를 그냥 차에 밀어 넣고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도망가버렸다.

이준혁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이 얼마나 꼴불견인가.

윤혜인이 혼자 급히 달려오는 것을 보고 나서야 얼음장처럼 싸늘하던 곽경천의 안색도 조금 누그러졌다.

윤혜인은 가슴을 가리고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오빠, 아직 안 갔어?”

곽경천은 대답 대신 손을 들어 손목시계를 보았다.

“8시 59분, 합격.”

“...”

결국, 그녀를 잡기 위해서였나...

그렇게 마음이 놓이지 않는데 왜 그 남자의 요구를 들어주는 거지?

“오빠, 이준혁이 오빠한테 뭐라고 한 거야?”

그러자 곽경천은 눈을 흐리며 대충 둘러댔다.

“그건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니까 들어가라.”

“...”

왜 그녀가 상관할 일이 아니란 말이지?

설마 윤혜인은 그들의 대화 중 일부가 아닌가?

윤혜인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안 알려주면 나 그 사람이랑 연애할 거야.”

“이미 사귀고 있는 거 아니었어?”

그때, 뒤에서 매력적인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혜인은 곽경천이 한 말인 줄 알고 반박하려다가 문득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고개를 돌리자 뜻밖에도 이준혁이 바로 뒤에 서 있었다.

그 순간, 예쁜 얼굴이 또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윤혜인은 이를 꽉 악물고 말을 마친 뒤 재빨리 집안으로 몸을 숨겼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728화

    “확인하라고 했습니다.”“그래요. 전 보름간 출장을 다녀올 겁니다.”곽경천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네, 알겠습니다.”두 남자의 주고받는 눈빛의 뜻은 모두 알고 있다. 이것은 일종의 부탁이다.이준혁이 떠나려 하자 곽경천이 갑자기 그를 불러세웠다. “그 임씨가 L국 체인 여관의 그 임씨 집입니까?”“네, 형님, 아십니까?”“좀 알아요, 아버지가 임씨 집안의 시동생과 잘 알고 있거든요. 전에 임씨가 당신에게 은혜를 베풀었다고 했는데 혹시 그게 무슨 은혜인지 물어봐도 될까요?”이준혁의 눈매가 순간 매섭게 번쩍이더니 그는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그는 임세희가 그를 구한 날이 바로 그녀의 생일이라는 것을 떠올렸다.그때 임세희 가족은 L국에서 임세희에게 생일파티를 열어주었는데 그날, 그는 별장 창고에서 아버지의 불륜을 목격했다. 피부색이 다른 두 알몸이 서로 뒤엉켜 있는 모습을 보자니 메스꺼움이 극에 달했다.나중에 그는 넋을 잃고 빙하로 떨어졌는데 임세희가 얼음 아래에서 그의 위치를 찾아 망치로 구멍을 뚫고 필사적으로 그를 구해낸 것이다.이준혁은 아직도 계속 그의 귓가에서 그를 응원하며 포기하지 말라고 하던, 내 손을 잡으라던 그녀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기억났다.그때의 임세희는 정말 순진하고 착하며 귀여웠었다.하여 이준혁도 언젠가 임세희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그는 그녀에게 수없이 많은 기회를 주고 그녀가 다시 바른길로 가길 바랐지만 임세희는 사람을 해치고 결국 자기 자신마저 해치고 말았다.곽경천은 이준혁의 생각에 잠긴 기색을 바라보며 말하기를 꺼리는 줄 알고 눈빛이 다시 싸늘하게 식어갔다.“이준혁 대표님, 말하기 어렵다면 괜찮아요. 날이 늦었으니 돌아가세요.”“불편하지 않습니다.”이준혁은 금세 정신을 차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아주 어렸을 때, 얼음이 깨져 실수로 물속에 빠진 날 임세희가 저를 구해줬습니다.”“얼음물?”곽경천이 눈살을 찌푸리며 다시 물었다.“모스 공작 장원의 그 얼음 호수 말입니까?”뜻밖의 상황에 이준혁의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729화

    “그만!”윤혜인이 얼굴을 붉히며 그의 말을 단칼에 잘랐다.“다른 할 말은 없어요?”“음, 그냥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남자의 목소리는 너무 낮아 귓가에 대고 중얼거리는 것만 같았다.윤혜인은 문득 잔잔한 마음의 호수가 마치 작은 돌멩이를 던져 넣은 것처럼 마음 깊은 곳에서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기분이 들었다...“정말 심심한가 봐요.”그들은 헤어진 지 이제 2시간도 안 됐다.그런데 마치 바다 건너편에서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굴고 있으니...남자는 대답하지 않고 그녀를 조용히 불렀다.“혜인아...”평범했던 세 글자가 그의 혀끝을 스쳐지나니 유난히 아름답게 들렸다.윤혜인의 아리따운 작은 얼굴이 저도 모르게 또 붉게 물들었다.“우리 오늘 1일이야.”윤혜인은 이제 얼굴이 쫙 빨갛게 달아오를 뿐만 아니라 몸까지 뜨거워졌다.“누가 당신과 연애한대요?”“내가.”윤혜인은 순간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발을 동동 굴렀다.“당신한테는 정말 도리가 통하지 않는군요.”“도리를 따지면 어떻게 우리 여보를 집에 데려오겠어.”“누가 당신이랑 집에 간대요?”“나랑 말고 누구랑 가?”순간 남자의 목소리가 위협적으로 으르렁거렸다.그러나 윤혜인은 전혀 겁내지 않고 덩달아 맞받아쳤다.“그건 신경 쓰지 마시죠.”“우리 뽀뽀도 하고 만지기도 했는데 인제 와서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뭐가 말도 안 돼. 나를 만지고 나한테 뽀뽀를 했으면 네가 책임을 져야지.”남자의 목소리는 한없이 진지했다.“정말 뻔뻔하기 그지없군요.”윤혜인은 어이가 없었다.뽀뽀와 만지는 것 중에 언제 그녀가 주동적으로 한 것이 있는가?“됐어요. 할 일 없으면 이만 끊을게요.”윤혜인은 창가로 걸어가서 손으로 자신의 얼굴에 부채질하며 애써 열기를 식혔다.“잠옷이 참 예쁘네요.”그때, 이준혁이 불쑥 말했다.“예?”“달빛이랑 잘 어울려요.”이준혁이 계속하여 말을 이었다.서둘러 창밖을 내다보니 별장 울타리 밖에는 뜻밖에도 검정색 고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730화

    연중축제까지 2시간밖에 남지 않았다.윤혜인은 무대 뒤에서 무대에 오르는 모든 연예인을 위해 진지하고 세심한 검사를 진행했다.그 과정은 한 치의 착오도 없도록 철저하게 해야 한다.북성의 연중축제는 매년 온라인으로 생중계되는 큰 축제이다.본격적인 방송이 시작되고 연예인들이 각종 화려한 전통 드레스를 입은 무대에 등장하자 실시간 댓글 창은 온통 빨간 느낌표로 도배가 되었다..“!!!!!”“내가 국어만 잘했어도 느낌표만 줄줄이 치지는 않았을 텐데.”“오 마이 갓, 역시 우리 한국 문화가 최고야. 한복은 킹정이지.”“어머나, 전통문화로 드레스를 만들어 전시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 게다가 전통의상이 이렇게도 고급지고 아름답다니.”“와, 북성 이번 연중축제 레벨이 떡상했는데.”“인정. 이번 북성 축제는 레전드임.”댓글 창은 한결같이 개량된 전통의상에 대한 경탄과 호평으로 가득 찼다.이것은 모두가 예상치 못한 일이다.이는 한국의 전통 스타일이 더욱 넓은 세상으로 뻗어 나간다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평화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뜨거운 애국심을 가지도록 하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국가적인 특색이 연예인을 통해 전해지는 것을 보고 그 자부심이 그들을 뜨겁게 달궜다.윤혜인은 인터넷 방송 시청률이 치솟는 것을 보고 눈시울을 붉혔고 그녀의 속마음은 더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오랫동안 묵묵히 노력한 것이 결국 헛되지 않았다는 것이다.엄마, 봤어요?엄마가 원하던 것이 이루어졌어요. 많은 사람들이 주류문화에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은 전통 의류를 홍보하고 싶어 해요...엄청 기쁘죠...성대한 축제가 예상 밖의 성공을 거두었고 인터넷 생방송 시청률도 전무후무하게 높았으며 게다가 각종 전통패션과 달밤 스튜디오도 거의 단숨에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윤혜인은 북성의 무대 뒤에서 거의 하루 동안 머물렀다.중간에 너무 바빠서 밥 먹을 시간도 없었고 쇼가 끝났는데도 프로그램은 계속된다.하지만 그 뒤로는 윤혜인의 역할은 거의 끝났다고 봐도 되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731화

    “네가 저 여자들을 모른다며? 그럼 저 여자들한테 얘기해도 소귀에 경 읽기야. 굳이 말싸움할 필요는 없어.”윤혜인은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성공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거야.”지금까지는 예상외로 반응이 좋았지만 물론 칭찬과 동시에 부정적인 말들도 받아들여야 했다.그렇다고 해서 반응을 하나하나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초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원하는 작품을 디자인할 수 없게 된다.그녀는 도지훈이 아직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재촉했다.“빨리 앉아. 다 먹고 우린 또 현장에 가 봐야 해.”도지훈은 전에 곽경천을 따라 일을 하며 아주 영리한 방법으로 일을 처리했지만 급한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지금은 곽경천에게서 물든 이상한 분위기가 어느 정도 빠져나가서 아주 순종적으로 앉아 식사했다.두 사람이 밥을 먹고 있는데도 주변의 험담은 계속됐고 그 수위가 점점 선을 넘고 있었다.도지훈은 그 말들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누나는 저런 말을 듣고 화도 안 나요?”윤혜인은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말했다.“상관없어. 어차피 듣지 않으면 화도 안 나.”그녀는 소문을 신경 쓰지 않았고 오직 자신의 실력과 자신감에 기댔다.그녀는 다 먹은 도시락을 정리하며 도지훈에게 말했다.“넌 천천히 먹고 와. 나 먼저 갈게.”윤혜인은 옆 테이블을 지나갈 때 허리를 곧게 펴고 당당하게 걸어갔다.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방금까지 자기들끼리 수군거렸던 가십의 주인공이 옆에 앉아 있을 줄은 몰랐다.그들은 모두 민망함에 얼굴이 뜨거워졌다.윤혜인이 정말 백에 기댔다면 왜 전용 대기실도 없이 이곳에 왔을까?뒷담화를 하던 몇몇 사람 중 한 사람이 여전히 경멸적인 태도로 말했다.“쳇. 뭘 아닌 척이야? 깨끗한 척하고 싶겠지. 일부러 우리 대표님과 아무런 사이도 아닌 것처럼 하는 거예요.”이 말이 끝나자마자 맞은편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대표님 안녕하세요.”성준은 깔끔한 브랙 슈트를 입고 있었다. 그가 웃지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732화

    그리고 그녀는 주위를 살피더니 아무도 안 보는 틈에 재빨리 안으로 들어갔다.이곳은 공용 탈의실이었다.안에는 8개의 독립된 탈의실이 있었고 방의 문은 항상 열려 있었다. 스스로 잠글 수 있는 문은 독립된 탈의실의 문뿐이었다.게다가 지금 탈의실 안에서 옷을 갈아입는 사람은 오직 윤혜인뿐이었다.조용한 가운데 딸칵하는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누구세요?”윤혜인은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놀라며 물었다.“허허허.”그러자 등을 굽히고 있던 아주머니가 갑자기 소름 끼치는 웃음을 터트리더니 몸을 똑바로 세웠다.아주머니는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사나운 얼굴을 드러냈다.오랫동안 실종되었던 임세희였다.“윤혜인 씨 내가 누군지 맞춰봐요.”임세희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하면서 광기 어린 눈을 번쩍였다.“내가 누군지 맞춰보라고.”임세희는 손에 날카로운 칼을 쥐고서는 노랫소리를 흥얼거리며 탈의실 안으로 걸어들어왔다.탈의실 안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윤혜인은 밖에 이상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임세희는 첫 번째 탈의실의 문을 열었지만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임세희는 곧바로 두 번째 문을 열었지만 여전히 텅 비어 있었다.세 번 연속 아무도 없자 임세희는 인내심을 잃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외쳤다.“이 나쁜 년아. 나와.”윤혜인이 반응이 없자 임세희는 또 조심스러운 말투로 바뀌었다.“나와. 순순히 나오면 내가 적게 찌를 게. 알겠지?”임세희는 소리를 지르다가 웃더니 또 속삭였다.그 목소리를 들으니 완전히 미친 것이 확실했다.“지금 온몸에 힘이 없고 움직이지 못하겠지? 킥킥. 내가 방금 너한테 쏟은 커피에 환각제를 탔어. 냄새만 맡아도 온몸에 힘이 빠질 거야. 누군가 와서 널 구해줄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마. 아무도 널 구하러 오지 않을 거니까.”임세희는 단호하게 말했다.방금 들어왔을 때 임세희는 탈의실 문밖에 사용 금지 팻말을 놓고 들어왔다.그러니 아무도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날카로운 칼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733화

    “기억났어?”임세희는 미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비웃음을 날렸다.“너도 이제 이 세상에 그 노인네와 아이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지.”임세희는 문을 쾅하고 세게 두드렸고 그 소리가 정말 무서웠다.“그 사람들 모두 너 때문에 죽은 거야. 만약 네가 순순히 이준혁하고 이혼했다면 그 사람들이 왜 죽었겠어?”탈의실 안에서 멘탈이 무너진 윤혜인의 고통스러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정말 네가 그런 거야?”임세희는 문을 부수던 행동을 멈추고 괴이한 표정을 지었다.‘아 그래 이렇게 아름다운 울음소리는 감상해야지.’윤혜인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울부짖으며 말했다.“넌 정말 독한 년이야. 내 할머니를 죽이고 내 아이까지 죽이다니.”임세희는 하하 큰 소리를 내며 웃었다.“정말 듣기 좋아. 너 정말 잘 운다. 더 크게 울어 봐. 이게 네가 이번 생에 마지막으로 눈물을 흘리는 걸 테니까.”윤혜인은 갑자기 울음을 멈추고 떨리는 목소리를 최선을 다해 진정시키며 말했다.“난 울지 않을 거야. 네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야.”아름다운 울음소리가 갑자기 멈추자 임세희의 표정은 다시 잔인하게 변하더니 광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울어. 울라고.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울란 말이야.”윤혜인은 단호하게 말했다.“꿈 깨.”임세희는 머리를 긁적이더니 머리카락 한 줌을 움켜잡고 머리가 뽑힐 정도로 쥐어뜯었다.그녀는 미친 듯이 웃으며 말했다.“네 할머니가 어떻게 죽었는지 잊었어? 너도 알지? 그 병원 내 삼촌이 하는 병원인 거. 그때 네 할머니 검사 보고서에는 아주 건강하다고 나왔어. 앞으로 10년 8년을 더 살아도 문제없다고 했었지. 근데 내가 송소미 그 멍청한 계집애를 시켜서 병원에 가서 너한테 구정물을 뿌리라고 했어. 원래는 네 할머니를 열받게 만들어서 쓰러지게 한 다음에 죽이려고 했는데 네 할머니가 어찌나 착하신지 그 자리에서 죽은 거야. 내가 손을 쓰기도 전에. 하하하.”“이 미친년아.”윤혜인은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그녀는 슬픔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734화

    “그 사람들은 내가 준 돈가방을 들고 해외로 도피하려고 했지. 근데 그 사람들이 타고 가던 밴의 브레이크를 내가 좀 손 봐줬거든. 그랬더니 그 사람들은.”임세희는 손을 들어 목을 긋는 동작을 했다.“전부 죽었어.”임세희는 으스스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오늘 너도 저승으로 보내줄게. 네가 가면 그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겠다. 너희들은 모두 멍청한 것들이니까 내 손에 죽을 수밖에 없어. 아무도 날 이길 수 없다고.”그렇게 말한 뒤 탈의실 문밖에서 갑자기 임세희가 떠나가는 발소리가 들렸다.몇 초가 지난 뒤 쾅 하는 큰 소리와 함께 탈의실의 문이 부서졌다.임세희는 탈의실 안에 긴 머리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여자를 발견하더니 사악한 눈으로 칼을 들어 안으로 들어가 무자비하게 찔렀다.한번 두번 세 번 셀 수 없이 찔러댔고 칼끝에는 임세희의 짙은 질투가 담겨 있었다.‘네가 뭔데? 네가 뭔데 이준혁의 사랑을 차지해?’임세희는 중얼거렸다.“죽어. 넌 죽어야 해. 죽어야 할 사람은 너라고.”양을 가늠할 수도 없는 피가 임세희 얼굴과 몸 곳곳에 튀었고 그녀의 시야가 흐릿해졌다.눈앞에는 피가 흥건했다.‘다 죽어. 다 죽으라고. 내 앞길을 막는 멍청한 것들은 다 죽여버릴 거야.’임세희의 뇌에서는 도파민이 계속해서 상승했고 강렬한 쾌감이 몰려와 그녀는 손을 멈출 수 없었다.무작위로 100번 가까이 칼로 찌르더니 임세희는 탈진해서 바닥에 주저앉았다.칼도 함께 바닥에 떨어졌다.임세희의 몸은 많이 약했지만 오기 전에 의문의 남자가 남긴 약을 주사로 맞았더니 그녀를 극도로 강하게 만들어줬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심했다.약효가 사라진 뒤 그녀는 죽어가는 늙은 개처럼 몸의 장기가 전부 생명을 잃고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하지만 그녀는 이런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죽더라도 임세희는 이번 생에 가장 죽이고 싶었던 윤혜인을 죽이겠다고 다짐했다.임세희는 피로 얼룩져 겨우 사람 형체로 보이는 윤혜인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로 웃었다.웃으니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735화

    세상의 아름다움을 체험하기도 전에 이 악랄한 여자의 계략에 의해 죽고 말았다.이준혁은 눈이 먼 자신이 미웠고 보답을 위해 그녀에게 친절을 베풀었던 자신이 정말 원망스러웠다.그는 단 한 번도 이렇게까지 사람을 미워한 적이 없었다.하하하 임서희는 미친 것처럼 웃었고 동시에 입에서는 계속 피가 뿜어져 나왔다.그녀의 몸은 진흙 같았고 이상한 자세로 꾸물거리며 벽에 기대 일어났다.입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준혁 오빠 화 났어? 내가 오빠가 사랑하는 여자를 죽여서 그렇게 화가 난 거지?”임세희는 옆에 피가 묻은 윤혜인을 붙잡고 머리를 잡아당겨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을 이준혁에게 보여주며 차갑게 웃었다.“봐봐. 오빠가 좋아하는 여자가 얼마나 처참한지. 내가 100번은 넘게 칼로 찔렀어. 창자가 다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니까. 얼마나 아팠겠어.”이준혁은 그 자리에 서서 여전히 차가운 눈으로 임세희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임세희의 얼굴은 이미 광기로 가득 차 있었고 미친 듯이 잔인한 말들을 쏟아냈다.“이 나쁜 년은 마땅히 죽어야 해. 나 임세희가 갖지 못하는 남자는 그 누구도 가질 수 없어.”눈앞에 남자는 차갑고 창백하지만 잘생긴 얼굴로 서 있었고 아무런 감정도 없는 것 같았다.이렇게 끔찍한 시체를 보고 그는 왜 아무런 반응도 없는 것일까?임세희는 믿을 수 없었다.‘분명 이준혁이 아닌 척하는 거야.’그녀는 갑자기 불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준혁. 네가 사랑하는 여자 장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봐.”그녀는 손으로 머리카락을 헤집더니 시체에서 배를 잡아당겨 안에서 내장을 끄집어내 보여주었다.그녀는 이준혁이 분명 고통스러워할 것이라고 장담했다.하지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시체의 머리가 갑자기 떨어졌다.머리는 여러 번 굴러 이준혁의 발밑으로 굴러갔다.“하하하 윤혜인의 머리가.”임세희는 또 미친 것처럼 끊임없이 웃기 시작했다.사랑하는 사람의 머리가 발밑에 떨어지는 것보다 더 가슴 아픈 일은 없었다.아무리 노력해도 지울 수 없는 고통을 이준혁도

Latest chapter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64화

    소종은 육경한이 아이들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교도소 안에 있을 때 육경한은 모든 사람들의 면회를 거절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늘 두 아이를 그리워했다.그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았다.“타세요, 대표님.”소종이 침묵을 깨며 한마디 했다.육경한이 차에 타자 소종은 그동안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이 대표님 가족이 소 대표님을 잘 돌봐주셨어요. 아이들끼리도 친하게 지내고... 그리고 김 대표님도 하정이와 유진이를 돌봐주셨어요... 그리고 윤혜인 사모님의 오빠가 8년 전에 결혼했어요. 집 가정부의 딸 구지윤 씨와 결혼했어요. 처음에 할아버지가 많이 반대했지만 지금은 행복하게 잘살고 있어요. 딸을 낳으면서 할아버지도 받아들이셨고요... 아, 참. 예전에 소 대표님과 친하게 지냈던 여경 강민혜 씨, 기억하시죠? 소 대표님의 친동생이었더라고요. 당시 소 대표님의 어머니가 과다 출혈로 위독하셨을 때 그 여경이 수혈해 줬거든요. 소 대표님이 두 사람의 혈액형이 같은 것을 알고 친자 확인을 했더니 강민혜 씨가 정말 친동생이었어요. 예전에 도둑맞아 죽었다고 알려졌던 아이가 사실은 살아 있었던 거죠...”소종이 이야기를 하는 사이 차는 어느새 호화로운 호텔 앞에 도착했다.그들이 육경한을 위해 환영회를 준비한 듯했다.육경한이 말했다.“이런 거 필요 없어. 어떤 모임에도 참석하고 싶지 않아. 그냥 쉬고 싶어.”그러자 소종이 바로 말했다.“안 돼요. 오늘 식사 자리에는 꼭 가야 해요.”황진수도 말했다.“맞아요, 육경한 씨. 소소하게 준비한 것이니 우리 마음을 봐서라도 꼭 참석해 주세요.”마지못해 차에서 내린 육경한은 호텔 룸에 들어간 순간 방 안에 익숙한 얼굴들이 가득한 것을 보았다.예쁜 소녀가 육경한에게 다가오더니 큰 눈을 깜빡이며 그를 보고 말했다.“그쪽이 우리 아빠예요?”자신과 닮은 소녀의 눈매에 육경한은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육하정이 계속 말했다.“엄마가 말했어요. 아빠가 잘못을 저질러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63화

    법정 안, 판사가 선고했다.“피고인 육경한, 살인죄로... 그러나 피해자와의 갈등 관계를 고려하고 증인의 증언을 종합하여 본 법정은 다음과 같이 판결합니다. 육경한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합니다...”“대표님...”방금 깨어나서 법정에 나와 주석훈의 살인을 증언한 소종은 울며 육경한을 불렀다.뒤에 서서 두 달 된 아기를 안고 있는 소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시울은 이미 붉어져 있었다.아기의 얼굴과 핑크색 이불을 본 육경한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는 더 이상 소원에게 할 말이 없었다. 대신 소종을 보며 한마디 했다.“잘 돌봐줘.”육경한이 누구를 말하는지 바로 캐치한 소종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게요.”...15년 후, 구치소 대문 앞.15년 전 입소할 때 입었던 옷을 입고 나온 육경한은 여전히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걸었다.교도소에 있는 동안 좋은 표현 덕분에 감형을 받아 조기 출소했다.1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육경한의 얼굴에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더 깊고 온화한 매력을 내뿜었다.구치소 밖에서는 황진수와 소종이 육경한을 기다리고 있었다. 소종이 가장 먼저 달려와 그를 붙잡고 울었다.“대표님, 고생 많으셨어요!”키가 185cm나 되는 팔이 하나뿐인 남자가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고 있었다.“대표님...”옆에 있던 황진수가 육경한에게 담배를 건네자 담배를 받은 육경한은 깊게 빨아들인 뒤 말했다.“내 재봉 솜씨가 얼마나 좋은지 알아? 나중에 너희들에게 옷 한 벌 만들어 줄게.”소종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슬픈 분위기가 육경한의 한 마디에 완전히 뒤바뀌었다.소종이 울다가 웃으며 말했다.“대표님, 기대하고 있을게요.”육경한이 코웃음을 쳤다.“꺼져.”먼 곳을 바라본 육경한은 소종과 황진수 외에 그를 맞이하러 온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 왠지 실망감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감도 들었다.그녀가 오지 않아도... 괜찮았다.결코 좋은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62화

    “두 번째 것을 선택할게.”죽어도 소원을 구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온 육경한이었기에 고민할 필요 없이 바로 대답했다.“허허, 육 대표가 소원을 정말 많이 아끼나 봐.”주석훈이 비꼬는 듯한 말투로 한마디 했다.“그럼 시작하지. 육 대표, 6년 전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죽은 소녀의 이름이 뭔지 기억나?”자리에 얼어붙은 육경한은 주석훈이 혹시라도 소원을 해칠까 봐 바로 앞으로 두 걸음 걸었다. 덫이 ‘탁탁’ 소리를 내며 그의 두 다리를 집었고 이내 피가 철철 흘렀지만 육경한은 극심한 고통을 참으며 말했다.“몰라.”손에 칼을 움켜쥔 주석훈은 이를 갈며 말했다.“그 소녀의 이름은 수정이야. 육 대표처럼 모든 지원을 다 받아 치료받은 사람은 기억하지 못하겠지.”큰 고통 속에도 맑은 정신을 유지하고 있던 육경한이 입을 열었다.“그 교통사고에서 소녀가 죽은 것은 알고 있었어. 하지만 나는 우리 미우 그룹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어. 그 사람들이 나를 먼저 치료한 이유는 대동맥이 눌러져 위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그 소녀도 나와 똑같이 심각한 상태라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어. 그래서 그 후에 소녀의 가족에게 위로금도 보냈어.”육경한의 책임은 아니었지만 소녀가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나 그녀의 부모님이 통곡하는 모습을 본 육경한은 소종을 시켜 소녀의 가족에게 2억 원의 위로금을 전달했다.“내가 네 말을 믿을 것 같아?!”주석훈이 매서운 눈빛을 내뿜으며 큰소리로 외쳤다.“어쨌든 넌 살아남았고 나의 수정이는 떠났어. 아무도 우리 수정이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지!”주석훈은 더 이상 게임 따위 생각하지 않은 채 미친듯이 울부짖었다.“너희들은 모두 냉혈 인간들이야. 너희들은 죽어도 싸!”말을 마친 주석훈이 칼을 휘둘러 소원의 배를 찌르려 하자 육경한은 재빨리 몸을 날려 자신의 종아리로 칼을 막았다.소원을 밀어낸 육경한은 격렬한 고통을 참으며 주석훈과 맞붙었다.팔다리가 멀쩡한 주석훈은 이내 다리가 다친 육경한보다 우위를 점했다.도우려고 한 발 나선 소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61화

    이후 남자는 기분이 좋은 듯 소원의 입에 물린 천을 빼주며 말했다.“어떻게 여기에!”소원은 깜짝 놀랐다. 눈앞에 있는 사람은 바로 그녀를 계속 도와주던 주석훈이었다!자신에게 접근한 의도를 의심한 적은 있었지만 나중에 그의 여자친구가 병으로 사망했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과는 원한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이 모든 사건의 배후가 주석훈이라니...“소원, 많이 놀랐지?”가면을 벗어 던진 주석훈은 마치 조금 전까지 잔인했던 사람이 본인이 아닌 듯 아주 평온해 보였다.“왜... 이렇게까지?”소원은 처음에 이해할 수 없었지만 자연스럽게 왼손을 사용해 물건을 잡는 모습을 보고 바로 깨달았다.“너였어!”소원은 확신에 찬 얼굴로 말했다.“상철 삼촌과 진아연을 죽인 사람이 너! 맞지?!”주석훈은 부인하지 않았고 그의 표정 또한 모든 걸 말해주듯 가볍게 웃으며 한마디 했다.“소원, 그 사람들은 죽어도 싼 사람들이야. 그들이 죽었으니 네가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 사람들이 공모해서 네 아버지를 죽였잖아?”“아니야!”소원은 단호하게 부정했다.“그 사람들은 단순히 조종당한 희생양일 뿐이야. 내 아버지를 죽인 진짜 범인이 너였어?! 넌 그냥 증거 인멸을 한 거야!”“소원, 정말 똑똑하네?!”칭찬하듯 한마디 한 주석훈의 말에 소원은 분노로 가득 차올라 외쳤다.“왜! 아빠가 뭘 잘못했다고 죽인 건데?!”주석훈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소원, 네가 모를 거라고 생각했어. 이유? 알고 싶어? 나와 육경한 사이에 깊은 원한이 있기 때문이야.”“그게 아빠와 무슨 상관인데!”소원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이렇게 간단한 이치를 모른다고?”주석훈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소진용이 죽어야만 너와 육경한의 갈등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으니까. 넌 내 손에 있는 최고의 무기야. 넌 육경한에게 끔찍한 고통을 안겨 줄 수 있는 존재지. 지난 5년 동안, 본인만의 원칙이 있는 사람이 그것을 깨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얼마나 즐거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60화

    소원이 두 손을 머리 위로 든 채 남자의 방향으로 걸어가자 남자는 다친 전미영을 바닥에 내던졌다.전미영은 이미 의식을 잃었기에 지금 상태가 어떤지 알 수 없었다.소원은 체념한 듯 보였지만 사실 남자에게 가까이 다가가면서 몰래 반지 속의 장치를 작동시켰다.이내 독이 묻은 바늘로 남자의 팔을 찌르자 팔이 곧바로 마비되기 시작한 남자는 저린 감각이 팔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망할 년! 감히 날 속여?”남자는 분노하며 소원을 발로 걷어찼다.배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돌린 소원은 엉덩이가 세게 걷어차인 바람에 비틀거리며 앞으로 두 걸음 나아갔다. 다행히 앞에 소파가 있었기에 소파를 붙잡고 간신히 몸의 균형을 잡은 뒤 있는 힘껏 소리쳤다.“살려 주세요! 도와주세요...!”그러나 남자가 바로 달려와 순식간에 손수건으로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최면제의 효과가 서서히 올라옴과 동시에 문을 걷어차는 소리와 몇 발의 총성이 희미하게 울리는 것이 들렸다.소원은 속으로 간절히 기도했다.‘제발 엄마를 구해 주세요...’그러고는 있는 힘을 다해 목걸이를 바닥으로 내던진 뒤 점점 의식을 잃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희미하게 정신을 차렸을 때는 운송 차 안인 듯한 밀폐된 공간에 갇혀 있었다.입안에는 천이 틀어막혀 있었고 팔도 밧줄에 단단히 묶여 있었다.순간 소원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결국 구출되지 못하고 가면을 쓴 남자에게 끌려온 것이다.주위에 전미영이 보이지 않자 소원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엄마가 같이 끌려오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엄마를 병원으로 옮겼을 거야. 그러면 희망이 있어.’하지만 엄마의 상태가 어떤지 알 수 없었기에 속으로 행운을 빌며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이 납치범에 대한 분노가 가슴 속 깊이 밀려왔다.‘이 사람은 대체 우리와 무슨 원한이 있길래 이런 짓을 하는 거지?’덜컹거리며 달리는 차 안에 있는 소원은 졸음이 밀려왔다.임신 후기라서 그런지 이런 상황에서도 극심한 피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59화

    육경한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바로 그 여경을 찾아서 같이 있도록 해. 이 사람이 아직도 쇼핑몰 안에 있을 가능성이 커. 나도 지금 돌아가는 중이야...”소원은 순간 숨을 죽인 채 눈도 깜빡이지 않고 앞을 응시했다.바로 앞에 하얀 여우 가면을 쓴 남자가 한 중년 여성을 붙잡고 있었다. 그 중년 여성이 바로 모두가 찾는 전미영이었다.육경한의 말대로 그녀의 엄마는 정말 여기에 있었다.육경한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계속 들렸지만 소원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전미영은 처음부터 끝까지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가면을 쓴 이 교활한 남자는 사람을 쇼핑몰 안에 붙잡아둔 채 밖으로 나가지 않았던 것이다.‘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었다.가짜 번호판 차량은 아마도 이 남자가 미리 파놓은 함정일 것이다.그녀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똑똑한 이 사람은 다른 사람의 심리를 읽을 줄 알았다.가면 쓴 남자는 손가락을 입에 대며 ‘쉿’ 하는 제스처를 취하더니 소원에게 말을 하지 말고 전화를 끊으라는 뜻을 내비쳤다.자기 엄마가 상대방의 손에 있기에 소원은 그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전화를 끊은 후 가면을 쓴 남자가 그녀에게 한마디 지시했다.“전화기를 꺼서 이쪽으로 던져.”소원은 남자의 말대로 순순히 전화기를 끄고 그의 앞에 던진 후 한마디 물었다.“누구세요? 지금 뭘 원하는 거예요? 제발 우리 엄마만 해치지 마세요!”간신히 마음을 진정시킨 소원은 남자를 향해 두 가지 질문을 던졌지만 그녀의 유일한 요구는 상대방이 엄마를 해치지 않는 것이었다.말을 하면서도 소원은 몰래 주변을 관찰했다. 가면 쓴 신비로운 남자는 정말 교묘한 장소를 선택했다.화장실은 휴게실 제일 안 쪽에 있었고 뒤쪽에 있는 창문과 거리가 가까웠다.남자는 전미영을 붙잡고 입구 쪽에서 소원과 정면으로 마주서 있었다. 이렇게 하면 좁은 포위망이 형성되어 소원을 한 구석에 가둘 수 있다.남자는 손에 흉기를 들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제작한 권총 비슷한 것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58화

    강민혜는 즉시 지시를 내려 이 수상한 차량을 중점적으로 조사하라고 했다. 육경한이 회사의 위기 대응팀과 협력해 조사하라고 지시하자 그들은 이내 차량의 이동 경로를 찾아냈다.육경한은 즉시 차량을 출동시켜 추적하도록 했지만 소원더러는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현재 상대방의 목표가 소원의 엄마가 아니라 임신 중인 소원일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게다가 차량 추격은 너무 자극적이어서 소원 같은 임산부에게 위험할 수 있었다.소원은 육경한이 그녀를 배려하기 위해 이렇게 하는 것임을 알았다. 이런 상황에서 소원이 차량 추격에 참여해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큰일이다. 어머니를 찾지 못하고 본인까지 안 좋은 상황이 되면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친 셈이 된다.육경한의 부탁에 소원은 그의 말에 따라 자리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육경한은 회사 경호원 한 팀을 불러 상대방의 차량을 추적하도록 했다.쇼핑몰에 남아 있는 경호원들은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소원을 경호했다. 소원의 걱정을 덜기 위해 육경한도 차량 추적에 나섰다.이렇게 되어 여러 대의 차량이 CCTV에 찍힌 그 검은 차를 추적하기 시작했다.소원은 쇼핑몰의 휴게실에서 초조하게 기다렸다. 불안감에 휩싸인 그녀는 심박 수가 빨라져 의사가 와서 경고하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그녀의 몸에도 해로울 뿐만 아니라 조산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소원이 걱정된 강민혜는 현장에 남아 그녀를 달랬고 소원이 화장실에 갈 때도 한 발짝도 떨어지지 않고 함께했다.소원은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화장실에 가서 찬물로 세수를 했고 강민혜도 옆에서 그녀를 위로했다.“소원 씨,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님은 분명 괜찮을 거예요. 그렇게 큰 고비도 넘겼는데 별일 없을 거예요. 게다가 경찰과 육 대표님이 모두 추적하고 있잖아요. 그러니 마음 놓으세요.”본인이 아무리 불안해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소원은 육경한이 좋은 소식을 전해주길 간절히 기다렸다. 하지만 불편한 몸 때문에 자꾸 구역질이 났다.이때 소원의 전화가 울렸다.육경한이었다.당황한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57화

    육경한이 성큼성큼 다가가 물었다.“왜 그래, 장모님은?”“엄마가 사라졌어...”소원이 흐느끼는 목소리로 말했다.방금 충돌이 일어났을 때만 해도 전미영은 그녀 곁에 서 있었다.어떻게 된 일일까... 눈 깜짝할 사이에 전미영이 사라졌다.전미영은 걸을 수는 있지만 말을 잘하지 못하고 지능도 두세 살 아이 수준인데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소원이 급히 찾으러 가려 하자 육경한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달랬다.“너무 급해 하지 마. 우선 CCTV를 보자. 경호원들에게 찾으라고 했어. 네가 걷는 것보다 경호원들이 움직이는 게 빨라.”소원도 육경한의 생각이 맞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최대한 침착한 마음가짐으로 엄마를 찾아야 했다. 절대 당황하면 안 되었다.두 사람이 CCTV 실로 향했을 때 안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전미영이 사라지는 영상을 찾아냈다.영상을 보니 전미영은 처음에는 경호원의 뒤, 소원 곁에 서 있었다.하지만 조금 전 말싸움이 일어나면서 그 남자가 경호원과 몸싸움을 하려 하자 경호원들은 소원이 다칠까 봐 소원과 육경한 주변으로 몰렸다.그러면서 전미영은 자연스럽게 뒤에 갔다. 원래대로라면 전미영도 별일 없어야 했지만 무슨 일인지 전미영이 갑자기 혼자 모퉁이 쪽으로 걸어갔다. 마치 그곳에 그녀를 끌어당기는 뭔가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그녀는 불과 7, 8걸음 되는 모퉁이까지 아주 빠른 속도로 걸어갔다. 한편 소원과 육경한에게 정신이 팔린 경호원들은 전미영을 발견하지 못했고 전미영이 뒤에서 사라질 때까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다음 모퉁이의 CCTV에는 소원이 비상구로 들어가는 것이 찍었다. 계단에 CCTV가 없었고 출구에 CCTV가 한 대 있었지만 전미영의 모습은 어디에도 찍히지 않았다. 즉 전미영이 출구로 나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했다.그렇다면 유일한 통로는 지하 주차장이었다. 하지만 지하 주차장 출구의 CCTV가 때마침 고장이 나 있어 전미영이 그 출구로 나갔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전미영이 실종된 지 불과 몇 분, 실종자를 한 시간 이내에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56화

    두 모자가 가식적으로 불쌍한 척하며 사람들의 동정을 구걸한 것을 안 사람들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 모자를 제일 먼저 도우려고 나섰던 남자는 고개를 숙이며 소원에게 사과했다.“죄송해요. 제가 눈이 어두웠네요. 이런 말썽꾸러기 아이는 정말 톡톡히 교육해야 해요. 얼마든지 책임을 물으세요.”주변 사람들도 같은 입장이었다.입장을 바꿔 생각해 봤을 때 본인이 이런 말썽꾸러기 아이를 만난다면 분명 화가 날 것이다.게다가 이 모자는 역할 분담이 명확했다. 아들은 말썽을 부리고 엄마는 말재주를 발휘해 변명했다. 누구나 이런 일이 생긴다면 진짜로 화가 날 것이다.구경꾼들이 흩어진 후 육경한은 두 모자의 앞으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더니 아이를 내려다보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누가 시킨 거야?”엄마가 아이를 뒤로 끌어당기며 말했다.“아무도 없어요! 아무도 없다고 했잖아요. 그냥 우리 애가 장난친 거예요.”여자는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다.“왜 이래요... 우리가 그냥... 사과할게요... 아이고, 내가 왜 이렇게 불행한지...”그들은 완전히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자신이 피해자인 척하고 있으니 말이다.하지만 그들의 눈빛은 이미 흔들리기 시작했고 주위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이상해 보였다.조금 지친 소원이 육경한의 손을 잡아당기며 말했다.“됐어, 이만 가자.”“1분만 기다려.”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육경한은 아이를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압박감이 넘치는 목소리로 물었다.“누가 너를 시켰는지 말해. 안 그러면 바로 고소할 테니까.”겁이 많은 아이는 바로 오줌을 지리더니 이내 ‘와’하고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아저씨가...”아이의 엄마는 아이의 입을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육경한이 아이의 엄마를 밀어내고 차가운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똑바로 말해!”“어떤 아저씨가... 아주머니와 부딪히면 엄마에게 100만 원을 준다고 했어요... 엄마가 그러면 게임기를 사주겠다고 했어요...”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