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17화

임세희는 주변을 빙 둘러보았다. 고층 빌딩과 별장에서 이 더럽고 지저분한 판잣집에 오기까지 쭉 회상했다. 그리고 얻어낸 결론은 바로 다 윤혜인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때 강에 빠져서 죽어버렸으면 참으로 좋았을 것을, 살아서 돌아와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

임세희는 윤혜인을 뼈저리게 증오했다.

그 빌어먹을 윤혜인이 꼭 대가를 치러야만 속이 시원할 것 같았다.

...

KB 클럽.

웨이터가 문을 닫고 나가자 곽경천의 시선은 맞은편에 앉은 이준혁에게로 향했다. 이준혁은 늘 그랬듯 외모가 준수했다.

“이 대표님 아프다더니 이렇게 나와도 되는 거예요? 혜인이는 그것도 모르고 바보처럼 집에서 전복죽 끓이고 있던데. 아주 내 동생을 꽉 잡고 놓아주지를 않네요.”

곽경천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그 말에 마음이 따듯해진 이준혁은 표정이 살아났다.

준수한 얼굴에 약간의 미소가 번졌다. 곽경천은 그 미소가 유난히 눈에 거슬려 코웃음 쳤다.

“사람 마음 가지고 노는 건 정말 타고났네요.”

이준혁은 아직 완전히 나은 게 아니었기에 어딘가 병약해 보였다. 그는 올라간 입꼬리를 다시 내리며 진지하게 말했다.

“형님, 오해에요. 저는 절대 혜인이 가지고 논 적 없어요.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곽경천은 갑자기 날아든 형님이라는 호칭에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

정말 파렴치하기 짝이 없는 남자라고 생각했다.

전에 윤혜인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해 아직 책임을 따져 묻지도 못했는데 감히 형님이라고 부르고 있으니 말이다.

곽경천이 표정과 말투가 싸늘해졌다.

“형님이라고 부르지 마요. 명을 재촉하는 걸로 들리니까.”

까만 보석 같은 이준혁의 눈동자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인내심 있게 곽경천의 비아냥을 받아줬다. 자세를 낮추는 표현이기도 했다.

하지만 곽경천은 아랑곳하지 않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 마음 빨리 접는 게 좋을 거예요. 내가 살아있는 한 내 동생은 절대 건드리지 못하게 할 테니까요.”

곽경천은 자리에서 일어나 바지를 툭툭 털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내 뜻은 잘 전달된 것 같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